박동실제 심청가 중 소상팔경 연구 - 김소희, 한애순, 장월중선의 소리를 중심으로 -

Abstract

본 연구는 박동실의 제자인 김소희‧한애순‧장월중선이 부른 소상팔경 대목의 소리를 비교‧분석하여, 각각의 음악적 구성과 특징을 살펴보고, 세 명창이 부른 소리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여 박동실제 <심청가>의 음악적 특징과 전승 양상을 검토한 것이다. 박동실의 제자인 김소희, 한애순, 장월중선이 부른 소상팔경의 음악적 분석은 사설‧붙임새‧악조‧선율과 시김새로 네 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졌다.

사설을 살펴보면, 소상팔경은 세 창자의 사설 길이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 중에 김소희의 사설이 가장 길이가 짧았고, 장월중선의 사설이 가장 긴 것을 알 수 있었다. 세 창자의 사설 비교를 통해 김소희에 비해 한애순과 장월중선의 사설이 박동실제 <심청가>의 전승에 비교적 충실했으며, 이 중에서도 특히 장월중선의 사설에서 가장 구체적인 묘사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소상팔경에 나오는 붙임새를 세분화하여 분석해본 결과, 김소희는 7가지, 한애순은 6가지, 장월중선은 9가지로 나타난다. 김소희의 장단수가 짧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한애순에 비하여 김소희와 장월중선의 붙임새가 더 다양한 형태로 구사됨을 알 수 있다.

악조를 살펴보면, 김소희와 장월중선의 악조가 거의 동일하였다. 한애순과 김소희, 장월중선의 악조를 비교해 보면, 계면조는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으나, 우조는 김소희와 장월중선의 소리에서 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율과 시김새의 비교에서는 김소희 소상팔경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제 16장단까지만 세 창자의 선율 비교가 가능했다. 16장단까지 세 창자의 선율을 비교해 본 결과, 총 9장단에서 김소희와 장월중선의 선율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김소희와 한애순은 총 8장단에서 선율진행상 유사하게 나타났다. 한애순과 장월중선의 선율분석으로 이루어진 제 17-37장단까지는 두 창자의 소리가 50%의 비율로 유사하게 선율이 진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김새를 살펴보면 세 창자가 공통적으로 미는 목을 가장 많이 사용했는데, 꺾는 목의 경우는 한애순의 소리에서 많이 나타나며, 떠는 목은 장월중선의 소리에서 자주 나타난다.

김소희의 소상팔경의 음악적 특징을 살펴보면, 천구성이라는 소리목을 타고난 태생적 배경으로 맑은 소리를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계면의 기본 골격에 사설에 따라 우조를 사용하여 이면을 그린 특징을 보이며, 한애순, 장월중선에 비교하여 사설이 짧게 짜여 있다.

한애순의 소상팔경은 짙은 수리성음을 바탕으로 넓은 음역대를 구사하며, 서편제의 특징인 계면 가락을 위주로 표현하는데, 심청의 안타까운 심정을 깊은 비애미로 나타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장월중선의 소상팔경은 타고난 천구성음으로 작창과 작곡에 능하여 같은 계면 창법을 위주로 하면서도 우조를 적극 활용하여 아버지의 눈을 띄우기 위해 죽음의 길로 향하는 심청의 마음을 비장미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세 창자의 음악적 분석과 특징으로 박동실제 <심청가> 중 소상팔경을 살펴본 결과, 세 창자가 거의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전승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나, 창자의 성음이나 음악적 표현 기법과 해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박동실제 심청가의 원형을 알 수는 없으나, 그의 제자들인 김소희, 한애순, 장월중선의 음원을 토대로 다양한 형태의 박동실제 <심청가>가 전승 발전되기를 바란다. 이는 서편제 소리의 보존이라는 측면과 다양한 유파의 전승을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