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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ing Citizenship and Domesticity in Antebellum African American Novels : 미국 남북전쟁 이전의 흑인 소설들에 나타난 가정성과 시민권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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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서주희

Advisor
안지현
Major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Issue Date
2019-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2019. 2. 안지현.
Abstract
1850년대는 노예제로 인한 정치적 대립이 첨예해졌던 시기였을 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국가적 정체성이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로 구성되었던 시기였다. 특히, 1850년대에 제정되었던 도망노예법(Fugitive Slave Act)이나, 노예주에서 자유주로 이주한 흑인 노예 드레드 스콧(Dred Scott)에게 시민권을 허가하지 않은 1857년도의 판결 등은 미국의 시민권이 인종적 구분에 의해 규정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법적 사건들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노예 신분으로부터 해방되었거나 출생부터 노예 신분이 아닌 흑인들의 존재는 백인성을 전제로 한 국가적 정체성을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1850년대의 미국 시민권에 내재된 인종주의적 성격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게 된다. 이 논문은, 시민도 아니면서 노예도 아닌 흑인들이, 자신들의 모순적인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국가 안에서의 위치와 소속감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본 논문은 남북전쟁 이전, 1850년대에 출간된 미국 흑인 작가들에 의해 출간된 소설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법적인 시민권이 보장되지 않았던 시기에 작가들이 소설 쓰기가 갖는 의의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소설이라는 허구적인 공간이 작가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던 시민권을 상상할 수 있게 함으로써, 법적인 개념으로서의 시민권뿐만 아니라, 국가 안에서의 소속감을 모색할 수 있었음을 본고에서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논문에서는 소설 안에서 가정성을 재현하는 방식을 통해 작가들이 미국 백인중심주의적인 중산층 가정성을 어떻게 전유, 모방, 혹은 비판했는지 분석하고, 가정성의 재현 방식이 각 소설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시민, 시민권의 의미와 어떠한 연관을 맺고 있는지 분석한다.

1850년대에 출간된 네 작품들, 윌리엄 웰스 브라운(William Wells Brown)의 『클로텔, 대통령의 딸』(Clotel
or, the Presidents Daughter, 1853), 프랭크 웹(Frank J. Webb)의 『개리네와 그 친구들』(The Garies and Their Friends, 1857), 해리엇 윌슨(Harriet Wilson)의 『우리 검둥이, 혹은 한 자유 흑인의 삶에 대한 스케치』(Our Nig, or, Sketches from the Life of a Free Black, 1859), 마틴 딜레이니(Martin Delany)의 『블레이크, 혹은 미국의 오두막들』(Blake, or the Huts of America, 1859-62)은 공통적으로 가정성을 재현하고 있다. 미국 노예제의 역사 안에서 가정성은 백인들의 가부장적 질서 및 가계도의 특권화를 공고히 했을 뿐만 아니라, 흑인들의 인간됨을 지우고 인권을 박탈하는 기제로 사용되어 왔다. 즉, 가정성은 흑인들에게 투쟁을 통해 얻어내야 할 무엇임과 동시에 그들을 억압하는 기제이기도 하는, 양가적인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흑인들의 역사를 고려해볼 때, 흑인 작가들이 소설 안에서 백인 중심주의적인 가정적 질서를 비판하거나, 흑인들의 가족 혹은 가정적 공간을 상상하는 일은 시민권을 위한 정치적 투쟁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각 소설들이 가정성을 재현, 비판, 혹은 전유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이 논문은 가정성의 재현을 통해서 각 소설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시민권의 양상이 무엇인지, 그리고 각 소설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의의 혹은 한계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가정성의 재현을 통해 당대의 문학적 형식에 대해 흑인 작가들의 소설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담론적 차원에서 대응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백인중심적인 가정성 이데올로기가 흑인성이 지시하는 육체성—가령, 과도한 섹슈얼리티의 상징, 정통적 가계도를 형성하는 언어적 체계로부터 벗어난 육체성 등—을 구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흑인 작가들이 소설을 통해 가정성을 재현하는 양상들은 흑인성을 구성하는 담론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론 1장, 브라운의 작품 『클로텔』을 다루는 장에서는 브라운이 리디아 마리아 차일드(Lydia Maria Child)의 단편소설 「쿼드룬」(The Quadroons) 과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글들을 소설 속에 차용 및 병치를 함으로써 미국 독립의 이념들이 내재하는 인종주의적 속성을 폭로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브라운의 소설 쓰기 전략은, 브라운의 남성 주체가 글쓰기를 통해 시민 주체가 되는 과정과 소설 속 흑인 여성 인물들에게 부정되는 시민권이 대조되는 결과를 낳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본론 2장에서는 딜레이니의 『블레이크』가 흑인 노예들에게 거부되고 박탈되었던 가정적 질서를 소설이라는 허구적인 공간 안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되는지 살펴본다. 특히, 당대의 대표적인 반노예제 소설인 해리엇 비처 스토(Harriet Beecher Stowe)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Uncle Toms Cabin)과의 대조를 통해, 딜레이니가 가부장적 질서 안에서 구축되는 시민권의 이상적인 양태로 도덕적인 흑인 남성성을 소설 안에서 구현하고 있음을 2장에서 읽어낸다. 흑인 가부장제의 구축은 노예제로 인해 생겨난 흑인 여성의 성적 착취에 맞서 흑인 여성들을 시민사회 안으로 포섭하고 보호하는 방식으로 소설에서 제시되지만, 딜레이니의 소설은 백인들의 폭력에 맞서 세워지는 흑인 가부장제가 내재적으로 갖고 있는 억압적 위계가 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미완된 형태로 남는 한계 또한 갖고 있다. 웹의 가정소설 『개리네와 그 친구들』을 다루는 3장에서는, 노예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었던 1, 2장의 소설들과는 달리, 자유주인 북부에서 노예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는 인종적 억압을 소설이 어떻게 재현되고, 이러한 인종적 억압에 맞서는 방식으로 소설이 인종적 정체성과 공동체의 형성이 흑인 가정의 존속과 생존을 통해 드러내고 있음을 주장한다. 웹의 소설은, 논문에서 다루는 소설들 중에서 가장 정형화된 가정소설의 형식을 갖고 있는데, 이는 가정이라는 틀을 흑인의 시민권 획득을 위해 전유하는 소설의 정치성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4장에서는 윌슨의 『우리 검둥이』를 다루는데, 앞선 남성 작가들의 작품들이 가정성을 구축하고 재현함으로써 시민권을 상상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윌슨의 작품은 가정성의 폭력성을 폭로하고 가정성을 거부하는 방식을 취한다. 가정성에 대한 윌슨의 태도는 소설이 보여 주는 형식적 실험을 통해 더욱 부각되는데, 가령 고정적이지 않은 시점의 활용을 통해 자서전적인 형식과 소설의 형식을 오감으로써, 소설 속 주인공인 프레이도(Frado)가 보여 주는 흑인 여성 주체의 주변성을 드러낸다. 특히, 흔히 여성 인물들이 소설 안에서 획득하는 전형적인 결말, 즉 결혼을 거부하고 노동하는 주체로서의 프레이도의 성장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소설은 가부장적 가정성을 전면적으로 거부한다.
Language
eng
URI
https://hdl.handle.net/10371/152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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