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상 '법의 지배'(Rule of law) 원리에 관한 연구

Abstract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이후 민주주의에서 법의 지배로 화두가 넘어간 사실을 여러 국면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와 정치적 체제가 상이한 중국이나 이란 등 여러 국가에서도 법의 지배를 최우선의 원칙으로 꼽고 있다.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법의 지배의 관념과 실체를 어떻게 파악해야 할 것이며, 현대의 법의 지배가 행정법적으로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고찰해 보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우선 법의 지배의 개념을 파악하기 위해 역사적 고찰을 한다. 법의 지배의 기원은 유럽이기 때문에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그리고 전통적 관념의 법의 지배의 한계를 논한 이후, 현대적 의미의 법의 지배로 넘어간다. 전통적 의미의 법의 지배의 한계는 행정국가의 등장으로 인한 행정부의 권한 강화,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한 실체적 정의 파악의 어려움, 법현실주의 학파에서 비판하는 실체가 결여된 법 등으로 나뉘어 설명할 수 있다. 현대적 의미의 법의 지배는 타마나하(Brian Z. Tamanaha)의 법의 지배와 로플린(Martin Loughlin)의 법의 지배를 기본으로 하여 연구자가 생각하는 현대적 의미의 법의 지배의 관념을 제시한다. 현대적 의미의 법의 지배 개념의 중심에는 행정부의 자기제한(self-restraint)을 통한 법치의 확립이 있으며 오늘날 삼권 분립체제에서 법의 지배의 중심에는 행정부가 있음을 강조한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핵심인 법의 지배의 원리에 의한 현대 행정법의 구축에 대하여 논한다. 먼저 사법부에 의한 행정부 견제를 논하고, 입법부에 의한 사전적사후적 행정부 견제를 다룬 다음, 마지막으로 행정부의 자기 제한(self-restraint)에 의한 법의 지배를 말한다. 사법부에 의한 법의 지배를 먼저 논하는 이유는 근대 법의 지배의 기원인 다이시(A.V. Dicey)의 법의 지배의 중심에 사법부가 있기 때문이다. 사법부에 의한 법의 지배의 내용은 행정소송의 객관소송화를 통한 행정의 적법성 통제를 중심으로 논한다. 입법부의 법의 지배는 입법을 통해 행정권한 행사의 근거와 지침을 제시하는 사전적 역할과 국정감조사 등을 통해 사후적으로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포함한다. 행정부의 자기 제한에 의한 법의 지배는 절차적 측면의 법의 지배와 실체적 측면에서의 법의 지배로 나뉜다. 절차적 측면의 법의 지배는 행정부에 의한 행정절차법의 실질적 적용의 문제를 주로 다룬다. 그리고 행정부에 의한 실질적 측면에서의 법의 지배는 행정 재량권의 적정한 행사와 관련된다. 오늘날 법의 지배의 핵심적 주체는 행정부이며 의회와 사법부의 견제가 양옆에서 행정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글은 행정부가 주인공인 법의 지배를 다루면서 실체적 정당성보다 먼저 행정절차의 준수의 필요성을 논하고, 행정절차는 행정의 공정성 및 신뢰성의 강화와 국민의 권리구제의 목적에 기여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행정과 사법이 법 적용의 측면에서 상대적 차이밖에 없다고 본다면, 비록 현대에 법의 지배의 중심축은 사법부에서 행정부로 이동하였지만, 전통적 법의 지배의 주된 원리는 여전히 주체를 달리한 채 그대로 살아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또한, 법의 지배의 역사적 고찰과 현대의 비교법적 논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대와 나라를 초월한 법의 지배는 생각하기 어려우므로 법의 지배의 구축에 대한 논의도 당연히 21세기 현재 우리나라의 법의 지배의 구축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바탕으로 발전하여야 할 것임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