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바흐의 칸타타에서 나타나는 패러디 기법 연구

Abstract

J.S. 바흐의 칸타타는 가사와 음악이 매우 긴밀하게 연관되면서 작곡가가 의도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이다. 하지만 이러한 칸타타의 가사와 음악의 긴밀한 연관성은 바흐가 칸타타의 상당 부분을 패러디라는 방법으로 작곡했다는 사실과 만났을 때 의문이 제기 될 수 밖에 없다. 이는 바흐의 패러디가 기존의 악곡에 단지 새로운 가사를 붙이는 방식으로 이해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러디 과정 속에서, 기존의 가사와 긴밀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악곡이 전혀 다른 새로운 가사를 만남에 따라 생기는 괴리는 바흐의 칸타타가 가지고 있는 기본 속성인 가사와 음악과의 긴밀성과 모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본 논문은 이렇게 바흐의 칸타타가 가지고 있는 가사와 음악과의 긴밀성과 패러디기법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살펴보고자 했다. 이를 밝히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원곡과 패러디 악곡을 비교 분석하였는데 분석의 범위는 바흐가 패러디 기법을 가장 왕성하게 사용한 라이프치히 첫 번째 싸이클을 비롯한 후기 칸타타를 대상으로 세속 칸타타가 종교 칸타타로 패러디 된 것 중 자기 차용 즉 자신의 작품을 차용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한정하였다. 이는 작곡가 자신이 원곡에 구축한 가사와 음악의 구조를 가장 이질적일 수 있는 새로운 가사에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작곡가의 패러디 작업을 좀 더 분명하게 살펴보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선정된 곡은 총 다섯 세트로 BWV 173a와 BWV 173, BWV 36a와 BWV36, BWV 205와 BWV171, BWV 173a와 BWV 175 그리고 BWV 208과 BWV 149이다. 분석을 통해, 본 논문은 패러디가 단순히 기존의 악곡에 새로운 가사를 덧붙이는 방식이 아닌 기존의 악곡을 재료 삼아 전혀 다른 악곡을 만드는 매우 창조적인 하나의 작곡 방식이라는 것을 밝혀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바흐는 새로운 가사를 위한 악곡을 구성 함에 있어 원곡의 가사에 의거한 새로운 가사를 구성하여 원곡과 새 가사가 가질 수 있는 괴리를 최소한으로 하거나 가사 배치를 통해 새로운 가사가 요구하는 강조점을 형성하기도 했다. 또는 원곡에는 없었던 여러 요소들을 첨가하는 작은 변화부터 곡의 구조를 바꾸거나 텍스쳐를 변경하는 과감한 변화까지 다양한 변화들은 동반하여 새로운 가사가 요구하는 의미와 구조를 창출하고자 했다. 이러한 음악 작업들은 대부분 매우 가사 중심적인 것으로 새로운 가사와 기존의 음악이 충돌하는 경우, 가사의 의미나 구조를 희생시키면서 음절 대 음절 방식으로 가사를 붙여나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음악을 적극적으로 변형하여 새로운 가사가 요구하는 음악을 창출하게 하는 과정이었다. 또한 바흐의 패러디는 최소한의 장치를 사용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구현하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가사를 위해 전체의 곡이 전부 수정되지 않아도 가사가 요구하는 구조와 표현을 충분히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이러한 특징들을 기반으로 보았을 때, 바흐의 패러디는 기존의 원곡을 수정하고 개작하는 가공(elaboration)적 과정이라기 보다는 원곡에 있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새로운 가사에 의거한 음악을 만드는 하나의 독립적인 작곡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견고한 패러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패러디 악곡들은 가사와 음악의 긴밀한 연관성을 가진 독립된 악곡임을 밝힐 수 있었다

The cantata of Johann Sebastian Bach delivers an intended message by the composer based on the close relationship between music and text. The association of the parody process invokes a question regarding the relation of the music to text, and establishes Bachs treatment of parody with the procedure of altering lyrical content while maintaining the musical form. Based on that definition of parody, the contradiction between the character of the genre of the cantata and the parody procedure is a result of the estrangement that occurs as the unacquainted text is applied to the music in the parody procedure. This thesis investigates the discrepancy between the closeness of text and music, which is a basic feature of the cantata, and the parody process that Bach frequently used to compose the cantata. A comparative analysis of model and parody work is used to analyze the subjects, limited to the cases in which the secular cantata was parodied to the sacred cantata and self-parody. Bachs own work is parodied to his other work during the latter period when the parody process is used more than any other time. This limitation highlights the parody procedure more clearly in cases in which the most contrasting text applied to the music in the structure was created, then re-created, by Bach. Within these limitations, five sets are chosen: BWV173a/BWV 173a, BWV 36a/BWV36, BWV 205/BWV171, BWV 173a/BWV 175 and BWV 208/ BWV 149. Through comparative analysis, it is revealed that Bachs use of parody is not just in applying new text to the music; rather, the parody process used was the very composition process employed to create music, using formal music as the material source. Bach treats the new text in consideration of the former text to use the closeness of that former text and music, so that the music with the new text would have the least estrangement. Emphasis of the new text required particular arrangement of specific words in the lyrics. Furthermore, the meaning and structure that the new text required could be augmented through features that were integrated in the music. The changes that were implemented vary greatly, but featured displacement of the entire structure and texture. The musical process in the parody procedure placed greater priority on the text. When the new text appeared to contradict with the former music, Bach chose to change the music in consideration of the new text rather than place the words syllabically to the formal music. This contributes to the structure that the new text requires, and delivers the intended message expressed through the new text. Another special attribute that Bachs parody features is efficiency or economy. He creates the best effect using the least features so his works of parody could have the structure and meaning that the new text requires although the music is not changed entirely. Based on these features, Bachs parody is not just the application of new text to music or the process of elaborating formal music. Parody is one of the ways to create new music in the composition process, and the works of parody are independent music pieces that establish a closer relationship between text and music as firm as any other pie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