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논술 교육 연구

Abstract

이 연구는 학습 상황에 바탕을 둔 논증적 글쓰기 교육에 주목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교육 내용과 방안을 탐구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서 본고는 교과 학습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논증적 글쓰기를 학습 논술로 개념화하고, 교육 현장에서 학습 논술 쓰기를 실행하여 학습자 논술문에 나타난 논증 양상과 문제점을 고찰하였다. 그리고 학습자 논술문에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학습자 간 상호작용에 기반한 협력 방법을 적용하고 그 효과를 분석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학습 논술 교육을 위한 교육 내용과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학습과 논증적 글쓰기는 탐구와 발견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학습과 관련된 논증적 글쓰기는 비형식적 논증을 기반으로 한 문제 해결 글쓰기와 과학적 논증을 기반으로 한 학술적 글쓰기의 두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습을 위한 논증적 글쓰기에 필요한 논증 능력은 크게 문제 상황과 관련된 논증 내용 생성 능력, 수용 가능성과 연관된 논증 타당화 능력, 쓰기 규범을 고려한 논증 소통 능력의 세 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즉 학습을 위한 논증적 글쓰기는 논제와 관련된 논증 내용을 생성하고, 이를 주장과 근거의 타당한 관계로 조직하며, 독자가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소통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학습 논술은 교과 학습과 연관된 문제를 논증 과정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글쓰기로 규정할 수 있다. 학습 논술은 수용 가능한 논리의 산출을 중심으로 하는 문제 해결 글쓰기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는데, 이와 관련해 그동안의 국어교육에서는 입시 논술이 주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입시 논술은 평가가 교육을 지배하는 전도된 현상을 초래하여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과 과정에 기반한 학습 논술 교육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학습 논술 교육은 쓰기를 통한 사고력 발달과 학습 능력 향상이라는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학습자의 수준에 맞게 설계되고 적극적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올바른 학습 논술 교육을 위해서는 먼저 학습자들의 논증적 글쓰기 능력을 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학습 논술과 관련된 논제로 영어공용화 논쟁과 작품 속 인물 평가를 제시하고 이들이 산출한 논술문을 분석하였다. 학습 논술의 분석은 논증 능력과 관련된 논증 내용 생성의 기제, 논증 타당화 방식의 유형, 논증 소통을 위한 전략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학습 논술에 나타난 논증 양상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학습자들의 논술문에 나타난 문제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학습자들은 논증 내용 생성의 측면에서 주어진 자료나 작품 내용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둘째, 학습자들은 논증 타당화 방식의 측면에서 논거 나열을 통한 정당화에 의존하는 반면에 주체적 관점에 기반해 논평을 부각하는 데에는 소극적인 경향을 나타내었다. 셋째, 학습자들은 논증 소통의 측면에서 반대 담론에 대해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학습자 논술문에 나타난 문제점들은 학습 논술 쓰기에 작용하는 인지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교수 학습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교수 학습 차원에서 학습자들의 논술 쓰기를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교수 학습 환경의 제공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학습자 스스로의 문제 해결, 쓰기 단계를 기반으로 한 도움 제공, 학습자 간 상호 작용의 촉진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논증 내용 생성 단계에서는 협의 토론을, 논증 텍스트 검토하기 단계에서는 동료 평가를 적용하여 학습자들이 학습 논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교육적 지원을 제공하고 그 효과를 분석하였다. 협의 토론은 영어공용화 논쟁과 관련된 논제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협의 토론을 적용한 학습자 논술문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글들이 토론 과정에서 오갔던 주장과 의견들을 내용 생성을 위한 원천 자료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논증 내용을 구조화 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또한 논증 소통의 측면에서는 반론에 대한 형식적 접근 태도를 지양하고 토론 과정에서 논의되었던 쟁점 양상을 중심으로 반론에 대해 깊이 있게 논박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협의 토론이 학습 논술 쓰기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통계적 검증을 통해서도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특히 논거의 타당성이나 적절성의 측면에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 평가는 작품 속 인물 평가와 관련된 논제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동료 평가에 대해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동료 학습자가 제기한 비판적 언급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이를 2차 논술문에 반영하려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학습자 논술문을 분석한 결과 동료 평가는 논증 소통의 측면에서 독자의 이해를 고려해 논증 내용을 구체화 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논증 타당화 방식의 측면에서는 학습 자료의 인용에 기반한 논거 나열형의 텍스트 비중을 낮추고 관점 확립을 통한 논평 강화형의 텍스트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동료 평가는 텍스트와 관련된 비판적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학습 논술 쓰기 개선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논술 교육은 학습된 지식의 심화된 이해와 쓰기를 통한 학습자의 사고력 발달을 목표로 한다. 학습자가 학습 논술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논증 텍스트의 양식적 특성과 타당한 추론을 위한 논증 방법, 논증적 글쓰기의 절차와 전략에 관한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 학습 논술 쓰기 교수 학습은 논제 구성 및 제시 단계, 논증 내용 생성하기 단계, 논증 내용 조직하기 단계, 논증 내용 표현하기 단계, 논증 텍스트 검토하기 단계의 다섯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논제 구성 및 제시 단계에서는 교과 내용에 바탕을 둔 적절한 논제를 구성하고 학습자들의 탐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학습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논증 내용 생성하기 단계에서는 학습자로 하여금 논제와 관련된 적절한 과제 표상을 하고, 배경지식의 활성화와 정보 수집을 통해 가능한 다양한 자료를 확보하고, 협의토론을 통해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확충하도록 해야 한다. 논증 조직하기 단계에서는 수집된 지식과 정보를 논증 방향에 따라 선별하고 이를 타당한 논증 내용으로 조직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해야 한다. 논증 표현하기 단계에서는 메시지의 효과적 전달을 위한 소통 전략을 탐색하고, 양식 규범에 따른 쓰기를 실행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논증 텍스트 검토하기 단계에서는 산출된 초고를 필자 스스로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동료 평가를 통해 텍스트의 문제점을 객관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습 논술 쓰기가 지닌 교육적 중요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학습자들이 우수한 논증 텍스트를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