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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계급의 형성과 변형 : 울산지역 대기업 노동자를 중심으로, 1987-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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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유형근
Advisor
송호근
Major
사회학과
Issue Date
2012-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Abstract
본 논문은 한국 노동계급의 연대가 약화된 이유와 그 과정을 노동계급 형성과 변형의 시각에서 규명하였다. 이를 위하여 한국의 최대 산업도시인 울산의 중공업부문 대기업, 특히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산업노동자 집단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계급이 객관적으로 주어진 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시공간의 맥락 속에서 계급을 구성하는 여러 층위들 간의 우발적인 상호작용의 결과로 형성되는 것이라는 이론적 관점을 취하였다. 이에 따라 1987년부터 2010년까지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계급상황, 집단 정체성, 집합행동의 세 가지 층위들 각각의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한편, 그 층위들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에 주목하였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울산지역의 노동계급 형성은 1987년의 대규모 노동자 집합행동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매우 동질화된 계급상황을 배경으로 집합행동이 분출하면서 기존의 억압적 노사관계는 빠르게 무너졌다. 그러나 폭발적 동원이 나타난 ‘결정적 국면’에서 구조화된 조직적 유산들은 이후의 노동자 연대를 제약하였다. 1987년 직후 노동자들의 자생적인 지역 연대가 활성화되었지만 그것이 조직화되거나 제도화되지는 못하였고, 노동자 연대의 범위도 노동시장 분절구조를 뛰어넘지 못하였다. 이러한 제한적 연대의 전통으로 인하여 울산의 지역노동운동은 소수의 대기업 노조의 전략적 선택에 의존하였다. 이러한 조직적 유산 속에서 대기업 노조의 분파적 이익 추구 성향은 점점 커져갔고 지역의 다른 노동자들과의 이해 균열은 넓어졌다.

2) 1990년대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계급상황에서는 큰 변화가 나타났다. 그 변화는 ‘동질화에서 이질화로’ 요약되며, 그 효과는 ‘연대의 사회적 기반의 침식’이었다. 울산지역의 대기업 노조들은 단체교섭을 통한 임금인상 투쟁을 매개로 조합원의 전투적 동원 전략을 통해 계급형성을 이루어갔다. 전투적 동원의 핵심 기제는 임금극대화와 임금평준화 목표가 결합된 노조 임금정책과 이에 대한 조합원의 높은 호응성이었다. 그러나 대기업 노조의 ‘임금인상의 정치’는 전체 노동계급의 분절과 이질화 추세와 병행하는 것이었다. 대기업 노조운동의 성과는 노동자 연대의 강화로 연결되지 못하였고 오히려 연대의 사회적 기반이 허물어지는 역설적 결과가 초래되었다. 1990년대 동안 울산지역의 산업노동자들은 전반적인 계급상황에서 동질적 계급으로 보기 힘들어질 만큼 이질적인 존재가 되었다.

3) 대기업 산업노동자들의 생활세계 또한 1990년대를 거치며 크게 변형되었다. 임금소득의 상승, 가족임금의 성취, 소비구조의 고도화, 가정중심성에 기반한 가족생활 양식의 확산 등이 대기업 노동자의 생활세계 변형의 주요 내용이다. 1990년대의 이러한 삶의 변형은 1세대 산업노동자의 생애과정에서 뚜렷한 신분상승으로 경험되었고, 한국의 대기업 노동자 집단은 경제적 측면에서 ‘중산층화’ 되었다.
그러나 경제적 중산층화는 남성 노동자의 삶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부분적인 것이었다. 신분상승과 생활의 안락함이 장시간의 공장노동과 교환되었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 노고의 대가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게 남성 노동자들의 삶이었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사회적 정체성은 중산층화된 ‘생활세계’와 육체노동의 현실이 지배하는 ‘공장의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 간극 속에서 규정되었다. 한편으로, 이 문화적 간극 속에서 남성 노동자들은 경제적 생계부양자 역할을 중심으로 한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인정받고자 하는데, 임금인상 위주의 노조운동이 남성 노동자들의 이러한 정체성을 집단적 방식으로 확인하고 재생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 문화적 간극은 ‘도구적 집단주의’의 행위 성향이 확대·재생산되는 조건으로 작용하였다. 즉 노동자 특유의 집단주의가 계급적 연대보다는 노동자 개인의 지위 상승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행위 성향이 대기업 노동자들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결국 ‘도구적 집단주의’ 하에서 임금인상을 위한 전투적 노조운동은 이제 계급의 형성을 촉진하기보다는 오히려 계급의 해체적 변형에 기여하게 되는 기능 ‘전환’을 겪게 되었다.


4) 이상의 노동계급의 해체적 변형은 ‘산업의 시간’이 고도성장의 국면에서 외환위기를 계기로 불황과 구조조정의 국면으로 진입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외화되었다. 해체적 변형의 양태는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 대기업 노동자들의 집단 정체성은 배타적인 모습으로 변화하였는데, 그것은 대기업 노조의 활동에서 연대 전략보다는 사회적 폐쇄 전략이 전면에 나서도록 하였다. 이 변형 과정의 중심에는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조직적 배제가 자리하고 있다. 둘째,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노조의 임금정책에서도 일정한 변화가 나타났다. 2000년대에 노조의 임금극대화 목표는 변동성과급의 비중 확대를 통해 달성되었다. 이것은 대기업 노조운동이 계급내 연대보다는 기업 내에서의 계급간 동맹을 우선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기존 정규직 조합원들에게만 적용되던 노조의 임금평준화 정책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면서 정당성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셋째, 대기업 노동자의 집합행동 패턴에서는 저항 빈도의 전반적 감소, 저항 레퍼토리의 온건화, 연대적 집합행동의 쇠퇴, 파업행동의 의례화 현상이 관찰되었다. 최근 울산지역에서는 기존에 지역노동운동을 주도했던 대기업 노조의 집합행동은 쇠퇴하고 비정규직 등의 주변부 노동자들의 저항 활성화라는 새로운 양상이 출현하고 있다.

5) 종합적으로 보면, 울산지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의 수출부문 재벌 대기업의 노동자들은 같은 계급 위치를 공유하는 노동자들과의 연대보다는 그들만의 배타적 이해를 좇아가는 분파적 경향이 커져갔다. 집단 정체성 층위에서 ‘도구적 집단주의’의 행위 성향이 지배하고 있고, 계급상황과 조직의 층위에서는 ‘조직의 분산성’과 ‘계급상황의 이질성’의 결합이 낳는 악순환 속에 처해 있으며, 종합적으로는 계급의 해체적 변형을 겪고 있다. 향후 한국의 조직 노동이 계급 재형성과 계급 파편화의 경로 중 어떠한 길로 나아갈지는 현재의 해체적 변형 과정을 제어할 수 있는 ‘분절 속의 연대’를 이루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Working-Class Formation and Transformation in South Korea: Unionism and Life-Worlds of Industrial Workers in Ulsan, 1987-2010

Yoo, Hyung Geun
Department of Sociology
Graduate School
Seoul National University

From the perspective of class formation and its transformation, this study investigates why and how working-class solidarity in South Korea has been diminished. To do this, the study undertakes a case study of the unionism and life-worlds of industrial workers employed by large factories in the Hyundai automobile and ship-building industries in the city of Ulsan from 1987 to 2010. Contending that social classes are not determined by the objectively given structures of relations of production, it takes the theoretical standing that they are made, in particular time-spatial contexts, by the contingent interaction process among the levels or tiers that constitute them, such as the economic structure, class situation, collective identities and collective action. The findings can be summarized as follows:

1) The organized labor movement in the Ulsan region emerged after the Great Workers’ Struggle of 1987, and the process of working-class formation in the region, severely repressed by the authoritarian regime for a long time, has continued since then. Given the situation of a highly homogeneous class of tens of thousands of industrial workers in the region, especially those working for Hyundai and its subsidiaries, the labor offensive quickly broke down the authoritarian industrial relations and exploitive work rules. However, at the ‘critical juncture’ of great labor protests and the wave of unionization after 1987, unionists in Ulsan failed to set up regional class-wide organizations that could transcend the boundaries of enterprise unionism and foster workers’ solidarity beyond the limits of individual workplaces.
As a result of the organizational legacies bequeathed by the ‘critical juncture’ of the workers’ mobilization, regional labor movements in Ulsan hereafter tended to depend crucially upon enterprise unionism at one or two large-scale companies such as Hyundai Motor Company (HMC) and Hyundai Heavy Industries (HHI), which belonged to the largest leading conglomerate (chaebol) in South Korea. In addition, without an effective organizational means of constraining the sectionalism of the workers in large enterprises, the once relatively common interests of workers were split apart mainly according to segmented labor markets and the market status of each company.

2) After the ‘critical juncture’ of workers’ collective action, the class situation of industrial workers in Ulsan changed significantly during the 1990s. The overall changes can be summarized as spanning from homogeneity to heterogeneity, and undermining the social foundations of class solidarity.
Keeping pace with the gradual institutionalization of the collective bargaining system in the early 1990s, large-scale enterprise unions in Ulsan increasingly concentrated their resources on enterprise-level wage increase efforts by means of the militant mobilization of rank-and-file workers, which were the effective measures for ‘making a working class’ within the severe constraints imposed by the labor-exclusive political regime and oppressive labor laws. Therefore, the core mechanism of working-class formation was to strengthen the interaction in the workplace between the union wage policy, which mainly aimed at wage-share maximization and internal wage leveling, and the active participation of rank-and-file workers during the mobilization process. The militant mobilization strategy of enterprise unionism was so successful that wages increased dramatically, wage differentials among union members were considerably reduced, and company welfare programs were vastly expanded.
However, there was a dark side of the ‘politics of wage increase’ efforts by large-scale enterprise unions, specifically intensified market segmentation and heterogeneity in the class situation among the working-class in general, which gradually encroached on the social foundations of class-wide solidarity. After all, industrial workers in Ulsan were too heterogeneous to assume that they may belong to the same social ‘category’ in terms of the class situation.

3) A profound transformation of the life-worlds of industrial workers at large companies was brought about during the 1990s. As their family life-styles and consumption patterns reached the level of middle-class families, we can say that the embourgeoisement of the manual workers, which was well-known in Western Europe and the US during the 1950s-1960s, appeared in Korea. From the life-courses of the first generation of Korean industrial workers, who had long been regarded as occupying a low and unrespectable status, living a stable life with material affluence and financial security was considered as independent evidence of upwardly mobility of their social position.
However, the embourgeoisement of workers’ living standards could be maintained in exchange for their hard work in factories, where they had to work very long hours with day/night shiftwork at regular intervals. It was not his home or family but the factory around which the lives of male industrial workers mainly revolved. Therefore, social identities of industrial workers were constructed in the cultural gap between the ‘factory-worlds’ with painful manual labor and the ‘life-worlds’ with the living standards of middle-class families. As long as these the cultural gap widened, the ‘instrumental collectivism’ was likely to prevail over the ‘solidaristic collectivism’ in the industrial workers’ orientation towards collective action and labor unionism.

4) After the Asian financial crisis of 1997 and subsequent drastic restructurings, the process of class formation entered the stage of class transformation on the way to its dissolution. Three aspects of class transformation are as follows:
First, the collective identities of industrial workers in large companies were changed into rather exclusive identities, and large-scale enterprise unionism was inclined to choose the strategy of ‘social closure’ rather than of ‘class solidarity.’ At the core of the change, there was an organizational exclusion against thousands of in-house subcontracted workers, who has been discriminated against unfairly on the grounds of their employment status in spite of performing jobs that were identical or similar to those of regular workers.
Secondly, there were changes in wage policy of the large-scale labor unions during the 2000s. Unions’ quests for the wage-share maximization were pursued by means of industrial cooperation with management or via performance-based pay systems, which had been desperately opposed by the labor unionists themselves during the 1990s. In addition, as in-house subcontracted workers were organized independently and began to make legitimate claims for ‘equal pay for equal work,’ the existing wage-leveling policy of regular workers’ unions needed to be modified substantially in order to promote greater wage equity among the various types of workers in the same factory. However, it was just a partial and limited acceptance of the wage equity principle actually enacted by the regular workers’ union. As a result, unionism at large factories was faced with a serious crisis of legitimacy.
Finally, the patterns of the collective action of industrial workers at large companies were also transformed during the 2000s. Their characteristics can be summarized as follows: an overall decrease in the frequency of protests, moderation of the repertoire of protests, the decline of the solidary culture of protests and the routinization of strike activities. In contrast, there were sudden rises in the number of protests by workers who had scarcely raised their voices previously in the Ulsan region, such as workers in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non-regular workers and public sector employees. The overall changes in workers’ collective actions indicated a gradual shift in the agents of labor movements.

5) Ultimately, we conclude that working-class transformation was an effect of a heterogeneous class situation and a segmented labor market in the context of decentralized class organization, i.e., enterprise unionism. Under such a condition, industrial workers and their unions in large firms tended to defend their own exclusive interests rather than to promote solidarity with other workers and labor unions in different sectors, industries, and workplaces. At present, trapped in a vicious cycle at the intersection of heterogeneity and decentralization, the Korean working-class has undergone a gradual transformation towards class dissolution. In the long run, whether labor movements in Korea will be able to make a more solidaristic working class or the dissolved one depends upon their capacity and willingness to foster ‘solidarity within segmentation.’

Key Words: working-class, class formation, class transformation, Ulsan, unionism, solidarity, instrumental collectivism
Language
kor
URI
http://hdl.handle.net/10371/156375

http://dcollection.snu.ac.kr:80/jsp/common/DcLoOrgPer.jsp?sItemId=00000000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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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Social Sciences (사회과학대학)Dept. of Sociology (사회학과)Theses (Ph.D. / Sc.D._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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