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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독자의 대화로서 Vanity Fair : 19세기 소설 독서의 한 의미와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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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인규
Issue Date
1987
Publisher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Citation
영학논집 11(1987): 142-148
Keywords
19세기 소설; Thackeray
Abstract
현대소설에 비하여 19세기 소설을 읽는 즐거움의 하나는 우리가 일종의 ‘편안함’을 가지고 작품을 대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물론 이때 편안하다는 말은 다분히 유보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현대소설에 익숙한 독자는 대체로 길이가 걸고 구성이 느슨하며 틈나는 대로 작가의 목소리가 튀어나오는 19세기 소설을 읽을 때 오히려 부담스럽고 지리하며 부자유스럽게 느끼기가 쉽기 때문이다. 사실 Henry James 이후 전개된 현대소설론에 있어 작가의 개업을 가능한 한 억제하고 등장인물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보여주도록 하는 것이 소설미학상의 장점으로 역설되어온 바, 독자는 작가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강수성과 상상력에 의해 ‘자유로이’ 작품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독자의 이러한 ‘자유로움’의 권리획득이 반드시 소설읽기의 편안함을 가져온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자유로와진다는 것은 그것에 수반되는 의무의 요건을 갖추는 한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독자에게 자유로움을 허용하는 대신 작품뒤에 숨어들어가 한충 정교하고 섬세한 언어와 구성으로 복잡하고 세련된 삶의 모습을 짜놓고서, 독자에게 그것을 제대로 읽어내고 판단할 수 있는 감수성과 상상력의 날카로움과 긴장된 노력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이다. 결국 독자의 자유로움이란 소설읽기의 상당한 어려움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얻어낸 위안물에 다름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른바 ‘현대’의 독자가 19세기 소설을 대할 때 갖는 불편함은 기실 어려운 훈련과정과 자격요건을 거쳐 겨우 획득한 자유로움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낭패감에서 기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은 말하자자면 우리가 이와같이 이율배반적인 현대독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유보하는 순간 19세기 소설의 독서는 실로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때에 19세기 소설의 긴 분량과 느슨한 이야기 전개는 부담스러움과 답답함보다 느긋함과 여유가 되고 상존하는 작가의 목소리는 간섭자와 권위자의 것이 아니라 친밀한 동반자이자 자연스려운 대화자의 것이 되는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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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English Language and Literature (영어영문학과)영학논집(English Studies)영학논집(English Studies) No.11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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