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기 힘든 격정(thymos), 그러나 고귀한 격정 －『국가』에서 격정이 가지는 함축과 분화－

Abstract

이 글은 플라톤의 『국가』에서 제시된 격정(thymos) 내지 격정적인 부분(to thymoeides)을 심리학적 차원에서 해석해보려는 시도이다. 그 동안 서양에서는 플라톤의 영혼삼분설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시선을 던져왔다. 그러나 필자는 이 글을 통해 플라톤의 설명에 숨어 있는 틈을 메움으로써 플라톤의 설명방식에 설득력이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세부적으로 필자가 논증하려고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i) 레온티오스의 분노 이면에는 자존심이 놓여 있고, 이것이 부끄러움의 양상으로 동시에 발산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격정의 발현은 자기－연관적이며, 이러한 자기연관성은 자기보호의 원리 속에서 작동한다. (ii) 플라톤은 격정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잘못 양육된 격정과 옳게 양육된 격정. (iii) 나쁜 격정은 자기 분열의 심리적 상태를 보여주며, 이렇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격정적인 부분이 가진 자기－반사성의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민주정체적 인간과 참주정체적 인간에게서 그런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iv) 고귀한 격정의 사나움은 쾌락과 고통에 대한 통제(절제)와 인내(용기)로 승화되며, 이러한 승화는 부끄러움 내지 염치(aischynê 또는 aidôs)의 작용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런 부끄러움의 내면화는 특히 시가교육의 모방을 통한 습관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과정은 일종의 심리적 동화 과정이다. (v) 완벽한 덕의 실현은 덕을 구성하는 인지적 요소를 배제하고 실현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성적인 부분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격정적인 부분이 이성적인 부분의 우군(友軍)이 될 수 있는 것은, 욕망적인 부분과 달리 반성적인 자기－연관성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자기－연관성은 무엇이 아름답고 추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조화로운 혼을 주도하는 것은 이성적인 부분이다. This paper attempts to offer a psychological interpretation of the spirit(thymos) of the spirited part (to thymoeides) in the Republic. For a long time, Platos theory of the three-part soul has been considered negatively by western scholars. Here, my aim is to show how persuasive Platos psychological explanation is. My arguments are the following. (i) Leontius anger is based on his own self-respect. And this self-respect also emerges as a kind of shame. Therefore, Leontius spirit is self-related. (ii) Plato divides the spirit into two kinds: the right-trained spirit vs. the wrong-trained spirit. (iii) The wrong spirit shows the psychological state of the divided self. (iv) The decent spirit is sublimated through the operation of shame (aischynê or aidôs). This internalization is accomplished by the education of habituation through imitation. (v) However, the perfect virtues are not attained without cognitive elements. This being so, the function of the rational part (to logistikon) is very impor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