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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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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강성식
Issue Date
2012-03
Publisher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SNUILAS)
Citation
Translatin, Vol.19, pp. 49-53
Abstract
페루 인류학자 알레한드로 오르티스 레스카니에르(Alejandro Ortiz Rescaniere)가 돈 이시드로 와마니라는 노인에게 채집한 이야기이다. 알레한드로 오르티스 레스카니에르는 이 신화 속의 잉카를 문화영웅으로 규정한다. 말을 가르치고, 마마 파차와 함께 농경과 목축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반면 예수는 문화를 파괴하는 자로 규정한다. 각각 어둠과 야수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달과 퓨마의 도움을 받았으며, 문화영웅 잉카와 마마 파차를 축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예수에게 결정적인 힘이 된 문자는 반(反) 문화적 상징이 된다.

이는 정복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시각이다. 1532년 아타왈파를 생포하기 위한 기습작전이 시작되기 직전 사제 발베르데가 홀로 나서 아타왈파에게 성경(혹은

기도서)을 내밀며 가톨릭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사건이 문자를 정복의 도구내지 첨병으로 간주하는 원주민들의 인식을 낳은 것이다. 아타왈파가 성경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순간 기독교 모독죄로 몰려 생포, 처형되는 장면이 『비극 아타왈파의 최후』에도 있다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런 시각은 안데스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일반적인 것이다. 위의 텍스트에는 나오지 않지만 채집자는 냐우파 마추가 잉카와 파차 마마의 두 아들을 ‘학교’라는 산으로 유인한 이유가 이들을 잡아먹기 위해서였다고 돈 이시드로 와마니에게 들었다고 말한다. 이에 잉카의 두 아들은 도망쳤고, 그 때문에 원주민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일개 신화에 의거하여 학교라는 교육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대단히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잉카의 큰아들이 돌아오는 날 최후의 심판이 내려지리라고 말하면서, 원주민 아이들이 그를 찾아내 주기를 소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주민 아이들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학교 교육을 아직 별로 받지 않았기 때문에 원주민 정체성을 말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채집자의 분석이다. 학교 교육이 지배자들의 지배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된 안데스의 역사를 학교라고는 한 달 밖에 다니지 않은 촌로가 꿰뚫어보고 있었던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77326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Institute of Latin American Studies (라틴아메리카연구소)Webzine TransLatin (웹진 트랜스라틴)Webzine TransLatin (웹진 트랜스라틴) No.19 (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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