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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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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오석홍

Issue Date
2009
Publisher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협의회(Association of Emeritus Professors)
Citation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회보, Vol.5, pp. 82-86
Abstract
서울대학교에 행정대학원이 설립된 것은 내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1959년의 일이다. 나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이 창설될 때 학생으로 참여하여 제1회 졸업생이 되고, 모교의 교수가 되어 학자의 일생을 살았다. 내 학자생활의 둥지인 행정대학원이 2009년에 창설 50주년을 맞았다. 이쯤해서 학자생활 중 회포(懷抱)해 왔던 바의 일단을 적어 흔적을 남기려 한다. 나는 행정학자로 70평생을 살아왔다. 나는 오랜 세월을 변함없이 학자임을 자처하고 자부해 왔다. 훗날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의 심문을 받을 때에, 이승에서 무엇을 하다 온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학자였다고 답할 것이다. 내가 흔들림 없는 자세로 보람 있는 학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이 자주개척의 소치(所致)만은 아니었다. 행운도 있었다. 나는 운이 좋은 학자다. 여기서 운(運)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통제하지 않은 여건을 뜻한다. 서울대학교에서의 교수입문을 나는 흔히 무혈입성이라 표현해 왔다. 여건의 성숙과 선임자들의 배려로 아쉬운 웃음을 흘리는 일 없이 머리를 곧추 들고 부임하는 행운을 누렸다. 스스로 규정한 학자의 본무(本務)에서 벗어나는 일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질색이었으며 여건은 대체로 나의 그러한 태도를 용인했다. 학교의 원장이라든가 학회의 회장이라든가 하는 직책을 맡는 것은 학자들이 때때로 선호하고 학계에서도 이를 수용하는 관행 속에서 살았다. 나도 그런 직책들을 잠깐씩 맡은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이 되기 위해 획책하느라 시간을 따로 허비하지는 않았다. 더구나 유녕(諛佞)의 잔꾀를 부린 일은 결코 없다. 후세에 헛된 이름을 남기기 위해 염치를 잃고 무슨 짓이라도 하는 자들의 생애는 피폐와 공허로 귀결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ISSN
2005-0526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8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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