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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규범 정책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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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민현식

Issue Date
2003
Publisher
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소
Citation
국어교육연구, Vol.12, pp. 7-71
Abstract
우리 민족은 단일 언어를 쓰는 단일 민족 국가로 이런 경우는 세계에서 매우 희귀하다. 미국은 영어를 공용어(公用語)로 쓰지만 수십 여 민족이 살고 있고 소수 민족들은 아직도 각 가정에서 각 민족의 모국어를 쓰는 경향이 높다.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국어를 공용어로 쓰지만 각 지역의 민족마다 고유언어도 허용하고 있어 조선족 자치구에서는 우리말이 공용어로 쓰인다. 러시아 연방도 다양한 민족과 언어로 구성되어 있고 가까운 일본도 아이누족 등의 소수 민족이 살고 있어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다.

이들 수많은 나라들이 다중 언어 국가로서 다중 언어 문화로 인한 민족간의 언어나 종교의 갈등을 다양하게 겪고 있음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런 민족 내부의 언어나 종교 갈등이 없음을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다. 오히려 단일 언어 민족이기에 강력한 민족 통합력(民族統合力)을 가지고 발전해 올 수 있었는데 방심하여 외세에 침략과 식민 지배의 고통을 당하였음을 생각할 때 단일 언어 민족의 축복을 활용하지 못한 점을 반성할 일이다.

돌이켜보면 국어는 단일 언어의 축복을 받았지만 안정적으로 발전하여 오지는 못하였다. 오랫동안 한자를 이용한 차자법(借字法)에 의존하여 문자 생활을 하여 왔기에 언문 불일치의 불완전한 언어 생활을 하여 온 것이다. 그 후 한글이 창제되면서 언문 일치의 생활이 가능하여졌지만 한글을 천시하고 여전히 한문 문화만을 숭상하여 근대 시민국가로의 발전이 더디었고 국치(國恥)까지 당하였다.

이 때 비로소 언문 불일치한 생활이 근대화에 걸림돌이 됨을 알고 주시경(周時經) 선생은 국어 연구에 일생을 바쳤고 그 분의 나라사랑과 국어사랑의 정신을 본받은 조선어학회의 학자들이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어문 규범들을 완성하고 사전을 만들어 자주적 민족 문화 발전의 기초를 놓았다. 이분들의 헌신이 아니었더라면 우리는 해방 후에도 여전히 우리말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혼란을 거듭하였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말과 글이 언문일치(言文一致)의 생활을 하게 된 것은 개화기 이래 겨우 백여 년에 불과하며 일제의 국어 말살 정책으로 신음하다 겨우 살아난 해방 후부터로 본다면 불과 오십여 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상 남북 분단으로 한민족의 국어생활이 다시 이질화(異質化)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생각한다면 국어는 아직도 제 구실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남북한 국어의 하나 됨을 실현하고 나아가 국어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잘 살려 발전시키며,세계의 문자학자들이 칭찬하며 인류 지혜의 산물이라고 칭찬하는 한글의 우수성과 잘 조화시키고 활용하여 21세기 문화 경쟁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ISSN
1227-8823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87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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