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과 사회변동 -헌법해석 방법론에 대한 몇 가지 생각-

Abstract

본 강연에서 제기되는 질문은 사회변동이 헌법의 해석에 있어서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다. 이러한 질문 뒤에는 세 가지 유형의 문제가 놓여있다. 첫 번째의 문제는 법이론적이고 방법론적인 성격을 지닌다. 법체계는, 적어도 민주적 헌정국가에서는, 자율적인 체계이다. 이는 법체계가 자신의 고유한 논리를 따르며 다른 체계의 논리에 복속되어서는 아니 됨을 의미한다. 법체계 내에서의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인 관점만이 척도가 된다. 법의 해석과 적용에서 법 외적인 척도를 사용한다면 이는 체계정당성에 어긋나며, 이러한 행위는 정당하지 못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실정법의 이해가 어떻게 사회 변동에 좌우될 수 있는가? 두 번째의 문제는 방법론적이고 헌법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는 한편으로는 해석의 한계의 문제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법의 제정과 적용간의 기능분담, 헌법과 관련하여 보다 정확하게는 헌법개정 입법자와 헌법재판소간의 기능분담의 문제이다. 사회변동이 법에 영향을 주어 법을 변화된 상황에 조화시키는 것이 필요해진다고 생각한다고 하여 누가 이러한 반응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법적용자가 이러한 조화를 꾀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아니면 이러한 권한은 헌법입법자에게만 있는 것인가? 세 번째의 문제는 실무적인 성격을 지닌다. 법의 적용자, 즉 사법부가 헌법을 해석하여 변화된 상황에 적응시킬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는 입장에 설 때에, 사법부가 어떻게 사회변동과 그 변동이 법규범의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법을 실현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에 대해 신뢰할 만한 인식에 도달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는 규범적인 것이 아니라 경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법적인 수단으로는 대답할 수 없다. 법적용행위가 사회과학을 행할 권한이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노력보다 먼저 사회변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명하는 것이 합목적적이라고 보인다. 본 연구의 목적에 상응하는 사회변동이란 사고방식, 문화적 표준, 이념 등을 포함하는 사회적 현실의 변화 등 법의 외부에서만 일어나는 변화일 것이다. 사회변동을 포괄적으로 이해한다면 물론 법적인 변화도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사회변동에 대한 법적인 반응이 문제가 되므로 사회변동의 개념을 법질서의 밖에서이지만 법적으로 규율되는 대상의 영역 내에서 일어나는 변동과정이라고 미리 정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법적으로 규율되는 대상 밖에서 발생하는 사회변동은 여기서 논의되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므로 논외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