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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적도 내일의 적으로 생각하면 되고" : '일제 청산'과 김수영의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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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철

Issue Date
2014-02-15
Publisher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Citation
일본비평, Vol.10, pp. 254-269
Abstract
1966년에 시인 김수영은 다음과 같은 충격적인 글을 썼다. 우선 그 글의 한 대목을 보자.
내가 참말로 꾀하고 있는 것은 침묵이다. 이 침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좋다. 그대의 박해를 감수하는 것도 물론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대는 근시안이므로 나의 참뜻이 침묵임을 모른다. 그대는 기껏 내가 일본어로 쓰는 것을 비방할 것이다. 친일파라고, 저널리즘의 적이라고. 얼마 전에 小山いと子가 왔을 때도 한국의 잡지는 기피했다. 여당의 잡지는 야당과 학생데모의 기억이 두려워서, 야당은 야당의 대의명분을 지키기 위해서. (…) 이리하여 배일은 완벽이다. 군소리는 집어치우자. 내가 일본어를 쓰는 것은 그러한 교훈적 명분도 있기는 하다. 그대의 비방을 초래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때, 그대의 기선을 제하지 않았는가. 이제 그대는 일본어는 못 쓸 것이다. 내 다음에 사용하는 셈이 되니까. 그러나 그대에게 다소의 기
회를 남겨주기 위해 일부러 나는 서투른 일본어를 쓰는 정도로 그쳐두자. 하여튼 나는 해방 후 20년 만에 비로소 번역의 수고를 덜은 문장을 쓸 수 있었다. 독자여, 나의 휴식을 용서하라.
ISSN
2092-6863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9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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