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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 한국의 메시아니즘: 조선후기 진인출현설(眞人出現說)의 형태들과 그 공간적 전략 : Messianism in Pre-modern Korea: Forms of The Prophecy of Jinin's Appearance in the Late Joseon Korea and Its Spatial Strate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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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한승훈

Issue Date
2014
Publisher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Citation
종교와 문화, Vol.27, pp. 27-55
Keywords
한국종교메시아니즘인지적 지도정감록해도진인Korean religionmessianismcognitive mapJeonggamrokjinin of island
Abstract
진인출현설을 공간과 장소에 대한 일련의 전략들로 해석한 결과, 우리는 조선 후기의 종교적 세계관에서 그 동안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대립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조선후기 한반도라는 장에는 두 가지 인지적 지도(cognitive map)가 공존하고 있었다. 하나는 정파에 관계없이, 국왕과 대부분의 지배 엘리트들이 공유하고 있었던 지도이고, 다른 하나는 저항세력과 비밀결사조직에 의해 형성된 지도였다. 여기에서는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의 중심상징이론에 대한 조너선 스미스(Jonathan Z. Smith)의 비판적 검토의 틀을 빌려, 전자의 구심적-폐쇄적-위치지정적(centripetal-closed-locative) 세계관을 호국(護國) 지향의 지도, 후자의 원심적-개방적-유토피아적(centrifugal-open-utopian) 세계관을 혁세(革世) 지향의 지도라 부르겠다. 호국의 지도는 국토를 일원적인 중심지인 왕도 한양을 중심으로 이상적 문화가 뻗어나가는 동심원적 형태로 상상한다. 이런 세계관 속에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혼란과 무질서는 수선(首善)의 장소인 도성에서 뻗어나가는 왕의 교화가 아직 닿지 않은 까닭으로 이해된다. 최종성은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의 도성에 대한 종교적 인식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도성은 유교의 왕도정치가 실현되는 출발지로서 순수하고 성스러운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성스러운 공간이라고 해도 마치 소도(蘇塗)나 십승지(十勝地)와 같이 세속적인 법과 질서가 절연되거나 현실의 고통이 초극되는 피난처(asylum)의 의미는 아니다. 왕도는 종교적이면서도 세속적이기도 한(정확히 양자의 영역이 구분되지 않는) 유교의 문화적인 이상의 공간화된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혁세의 지도는 도성의 공간적 성스러움과 중심성을 부정한다. 그런 세계관은 한양을 중심으로 하는 질서 잡힌 세계에 대한 관념이 혼란에 가득 찬 현실의 삶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발생한다. 왕기의 쇠진과 함께 도성은 세계의 중심으로서의 힘을 상실한다. 기근과 전란, 전염병과 같은 혼란은 더 이상 세계가 이상적 질서에 의해 유지되고 있지 않다는 위기의식의 근거가 된다. 이제 중심은 고정적이지 않다, 이 지도는 한양을 대체할 신도(新都)들, 그 새로운 도읍을 차지할 메시아적 인물이 머물고 있는 해도(海島)들, 진인의 출연과 함께 도래할 변혁과 전란의 시기에 몸을 보전할 수 있는 피난처들인 궁궁(弓弓)과 십승지(十勝地) 등 다원적인 중심들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후기의 진인출현설이 그리는 혁세의 지도는 현존하는 정치적, 문화적 위기의 궁극적인 해결이 그 천명(天命)을 다한 현 왕조의 멸망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이 시기의 반란 집단들과 종교적 비밀결사들은 이미 그 힘을 다한 도성 한양에 공격적으로 진입하거나, 새로운 중심이 될 장소를 설립하거나, 임박한 종말로부터 도피할 장소로 이주하는 등, 공간적 전략에 입각한 일련의 의례적 실천들을 행하였다. 이와 같은 관점은 조선후기의 진인출현설에 대해 그 민중사상적 변혁성의 정도만을 측정하는 논의들에 비해 더욱 풍부한 인식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종교학적 논의에 있어서는 정치적, 종교적인 구원자인 메시아적 인물에 대한 대망과 공간 및 장소에 대한 문화적 상상력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사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The prophecy of jinin 眞人s appearance was a wide-spread myth in the late Joseon Korea. Jinin was a messianic figure who was appointed to fulfil a prophecy to collapse the Yi dynsaty in the nea future. The participants in rebellion against government and the members of popular religious movements had taken jinin as their symbolic leader. This paper discusses the meaning and character of the myth by focussing on its awareness of place and space. It was related to the political feng shui 風水 concept the energy of regal power(wang gi 王氣). The capital city was regarded as the place in where the energy was indwelling. The apocalyptic thought in premodern Korea asserted that the energy would be exhausted, and the founder of the new dynasty would take possession of the other place where had abundant energy. The books of prophecy(dochambigi 圖讖秘記) popularized the myth, and it formed a eschatological mentality after 17-18th centuries. The latter half of the paper analyses several types of cases of rebellions and religious movements which the prophecy was magnified. The paper concludes that there were two cognitive maps in the culture of late Joseon period. While the official mapping of the state sacralized the capital city and royal authority, the revolutionary mapping of the rebels denied the dominant topography and suggested various spatial strategies.
ISSN
1976-7900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95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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