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간호교육체계 분석 및 통일단계별 통합방안

Abstract

간호 인력은 안정적 의료체계 구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지금까지 통일에 대비하기 위하여 실시된 보건의료체계 및 의료 인력과 관련한 연구에서는 간호 인력을 비중 있게 다룬 연구가 거의 없었다. 또한 간호체계에 관한 연구에서도 간호사가 아닌 의료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간호체계 현황을 분석하여 현황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는 문헌조사와 함께 재북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여 북한의 간호교육체계를 중심으로 현황을 조사하여 간호교육체계 통합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통합이론 및 우리나라 대북통일정책의 기본방향을 분석하여 간호교육체계 통합의 기본방향을 도출하였다. 공개된 문헌자료 분석과 재북 간호사 및 남한의 간호교육을 경험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여 분석의 틀에 따라 북한의 간호교육제도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일단계별 간호교육체계 통합방안을 제시하였다. 문헌조사는 공개된 통계자료 및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북한의 간호교육체계 현황 및 통합사례를 분석하고 북한이탈주민 면담에 사용할 조사지를 구성하였다. 면담대상자는 하나원 등의 기관에 접촉하여 자격요건에 부합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8인을 선정하였다. 면담은 2∼3회 실시하였으며, 면담 내용은 녹취 후 필사하여 주요내용을 정리하였다. 3차면담에서 실시한 간호인력 직무조사는 면담을 병행하였으며 통계적 접근을 배제하고 남북한 간호행위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내용을 분석하였다. 북한 간호교육기관의 학제는 0.5∼2년으로 다양하며,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간호사를 공산주의적 혁명인재로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간호 관련 전공과목 보다 정치사상과목 편성에 큰 비중을 두며, 고려의학의 필수적 편성, 라틴어 기반의 용어 사용, 선택과목의 부재, 의학 분류체계에 기초한 교과목명, 강제노동력 동원기간 편성 등이 특징이다. 이론교육과 임상교육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는 남한과 유사하지만 학사일정이 매우 유동적이며, 간호학을 학문이라기보다는 직업교육의 한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한과 차이가 있다. 교과서 등 학습 자료가 획일적이며 교사(학교의 건물) 및 교육시설이 남한에 비하여 열악하였다. 간호학 전공자가 아닌 의료인이 간호학 전공과목의 교육을 담당한다. 또한 북한 간호교육행정체계는 노동당 중심의 중앙집권체제이며, 지방교육행정제도에서 일반 행정과 교육행정이 통합되어 있다. 북한의 학교풍토는 권위주의적인 교원과 교원 중심의 주입식 학습방법이 특징이다. 간호 관련 제도에서 북한의 간호사는 보건성으로부터 면허가 아닌 자격을 발급받는다. 직무에서는 간호과정(nursing process)과 같은 간호사의 독자적 사고체계 부재, 윤리적 인식 부족, 환자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것, 급성기 병원 간호사의 왕진업무 등이 남한과의 차이점이었으며, 남한의 간호사보다는 간호조무사의 업무와 일치하는 항목이 많았다. 본 연구를 통하여 상호이해와 지원, 교류와 협력을 간호교육 통합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선린관계 모델(Good-neighborly relations model)을 제시하였다. 이는 남한과 북한이 존경과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를 돕는 좋은이웃이 되어 통일을 넘어 지정한 통합으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간호교육체계의 통합은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하며, 북한의 이데올로기적 요소의 철저한 배제를 기본으로 하되 문화적 측면에서는 수용적일 필요가 있으며, 간호교육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남한의 주도적 역할 가운데 서로에 대한 상호 이해와 존중이 바탕 되어야 한다. 현 정부가 추구하는 3단계 통합방식에 따라 단계별 통합방안을 제시하였다. 화해와 협력단계에서 남북한 간호학계의 교류의 장 형성과 현황분석, 간호교육 인재양성, 예산 및 인프라 확보와 물질적 지원에 힘써야 한다. 동시에 간호교육 분야별 전문가 그룹을 형성하여 간호교육 제도, 프로그램과 교재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남북연합단계는 부분적 연합시기와 전면적 연합시기로 구분하여 점진적 통합을 추구한다. 이 시기에는 과도기적 간호교육 및 보건의료 행정기구를 설치하고 지속적인 제도의 수정보완을 통해 남한교육체제 적용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반발을 최소화해야 한다. 개발된 프로그램 및 제도는 시범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 및 보완하여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인적·물질적 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통일국가 완성단계에서는 통합된 간호교육 및 보건의료 행정기구를 설치하여 통합된 간호교육체계를 유지하며, 나아가 지속적인 남북한 협력을 통해 간호학의 학문적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남북한 간호교육체계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북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자료를 수집하는데 제약이 있으므로 격차의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 향후, 북한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북한의 간호교육제도에 대한 보다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통합방안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