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진화 논리에 관한 연구 : 생산자, 소비자의 루틴 간의 상호관계를 중심으로

Abstract

본 논문은 제품이 생산자, 소비자와 공진화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제품진화를 시뮬레이션 하는 행위자 기반 모형을 제안한다. 제시한 모형에서 행위자들은 생산자, 소비자이고, 제품은 생산자 루틴과 소비자루틴으로 상호작용으로 진화한다. 제품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있는 매개체로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상호작용의 메카니즘에서 조절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조절자의 역할을 할 때 제품진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고찰함으로써 기술혁신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먼저 일반론적인 접근에서 제품이 진화한다는 것을 제시하기 위해 보편적 다윈주의를 고찰하였다. 보편적 다윈주의에서는 변이, 선별, 복제라는 다윈적 원리가 적용 가능하면 진화라고 정의하고 있다. 제품은 생산자의 혁신으로 변이가 발생하고,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호도에 의해 선택이 이루어지고, 많이 팔린 제품은 우수한 제품특성을 보유한 상태로 다음 기에 재생산된다. 따라서 변이, 선별, 복제라는 다윈적 원리가 적용 가능하므로 제품은 진화한다. 그러나 제품 자체는 혼자서 진화할 수 없고, 인간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진화할 수 있다. 따라서 제품진화를 고찰하기 위해서는 생산자, 소비자와 제품이 상호작용하면서 공진화하는 형태를 살펴봐야 한다. 먼저 공진화하는 모형 수립에 앞서 생산자 루틴과 관련된 기존 연구를 살펴본다. 선행연구에서는 생산자가 혁신을 통해 제품을 발전시키고, 이에 따라 생산자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변하게 되는 것을 모형화하였다. 이런 모형으로 생산자의 루틴과 기술 변화에 따른 산업의 상호작용에 대해 주로 연구하였다. 다음으로 소비자 루틴과 관련된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소비자 루틴이 제품확산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형화를 하고 있다. 소비자의 이질성, 선호도 변화가 기술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다루었다. 이런 모형을 통해 수요가 파괴적 혁신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였고, 소비자의 루틴이 제품확산의 중요한 요인임을 보였다. 제품 진화와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면, 제품구성이 생산자가 제공하는 기술 특성(제품특성)과 소비자가 느끼는 서비스 특성(성능 특성)으로 나누어지면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NK모형이 도입되었고, 제품이 제품 특성이라는 유전자를 가지고, 성능 특성이라는 표현형으로 나타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제품진화모형을 구축하여 제품이 무작위로 제품특성 간의 K개의 관계를 가졌을 때 시장에서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제시하였다. 생산자루틴, 소비자루틴, 제품진화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생산자, 소비자, 제품이 공진화한다는 차원에서 모형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생산자루틴과 소비자루틴이 제품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모형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품진화 모형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구축하였다. 제품진화모형에서는 생산자가 항상 일정한 연구개발투자를 한다고 가정하고 생산자는 급진적 혁신, 점진적 혁신, 모방을 위한 루틴을 가지도록 하였다. 생산자가 혁신과 모방을 통해 개발한 제품은 N개의 제품특성을 가지고 있고, 각 제품특성은 K개의 연결을 통해 제품 성능이 나타나도록 설계하였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할 때, 각 제품특성에 대해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한 선호도를 가지고 판단하며, 최적의 효용을 주는 제품을 구매하도록 설계하였다. 판매량에 대한 정보와 가장 많이 팔린 제품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생산자는 생산량을 결정하고, 혁신을 하도록 설계하였다. 이 모형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서 Ma & Nakamori(2005)에서 제시한 2가지 결과를 만족시키는지를 형태 타당성으로 검토하였다. 1)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면 지배적인 생산자의 독점적인 시장지위가 약화된다. 2) 소비자가 다양해지면 지배적인 생산자의 독점적인 시장지위가 약해진다. 또한, 기존의의 6가지 정형화된 사실을 충족시키는지를 검토하여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1)급진적 혁신루틴을 가진 생산자의 비중이 높아질 때 신규 제품특성이 도입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2) 점진적 혁신루틴을 가진 생산자의 비중이 높아질 때, 기존 제품특성이 개선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3) 모방적 혁신루틴을 가진 생산자의 비중이 높아질 때, 제품진화속도는 변화하지 않는다. 4) 신규 제품특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 5) 소비자가 선택대안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 6) 신규 제품특성 도입이 쉬울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 모형의 타당성을 확인 후 생산자루틴, 소비자루틴, 제품 기술 측면에서 6가지 가설을 제시하였다. 1) 시장지배적인 사업자는 자신의 혁신루틴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2) 생산자 간 혁신루틴 차이가 커질수록(이질성이 높아질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 3) 소비자간 혁신에 대한 선호도 차이가 클수록(이질성이 높아질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 4) 소비자 간 혁신에 대한 선호도 차이가 클수록 생산자 루틴의 이질성도 커진다. 5)제품특성간 보완성이 높을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 6) 제품특성의 종류가 적을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 첫 번째 가설로 시장에서 지배적인 생산자는 생산자 루틴을 바꾸지 않으려는 진화적인 특징을 제품진화 모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지배적인 생산자의 루틴이 관성을 가진다는 것으로 진화론적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두 번째 가설은 변이를 통해 다양성이 발생할 때, 제품의 진화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정책적 관점에서 보면,, 산업에서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이질적인 생산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셋 번째 가설은 소비자의 이질성이 높을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수요 형태가 달라지는 소비자 이질성이 제품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것으로 기존 기술견인 모형의 한계를 제시하는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네 번째 가설은 소비자 이질성이 생산자 이질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자의 이질성이 생산자 이질성을 만들고 다시 제품진화속도를 빠르게 하는 공진화하는 메커니즘을 잘 보여준다. 다섯 번째 가설은 제품특성 간 보완성 때문에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제품특성 간의 상호관계에서 발생하는 요인이 소비자 루틴과 생산자 루틴에 영향을 주어 제품진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제품의 복잡성이 낮을수록 제품진화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제품의 구조적 특징인 복잡성이 제품진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제품특성이 생산자루틴, 소비자루틴과 공진화하면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6가지 가설을 통해 다음의 정책적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제품진화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질적인 생산자가 참여하는 정책 환경이 필요하며, 또한 이질적인 소비자들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조성의 필요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제품 측면에서는 제품특성 간 보완성이 높은 기술을 발굴하여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며, 생산자는 제품의 복잡성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주었다. 향후 제품진화 논리를 바탕으로 구성된 모형을 활용하여 제품, 생산자, 소비자의 공진화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