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발현 요인에 관한 미술교육자의 인식 연구

Abstract

영역 특수적 관점에서의 창의성 연구가 시작되면서 미술에서도 미술 영역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선행 연구들은 미술 영역이 지니는 특수성에 기반을 두고 이론적 고찰 수준에서 그 특성을 제안하거나 상관관계 및 인과관계 분석, 관찰, 인터뷰 등을 통한 사례 연구, 창의성에 대한 인식 조사 연구 등 다양한 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여 왔다. 연구 대상자의 측면에서 보면 학생 또는 이미 미술 영역에서 창의적인 성취를 이룬 작가 등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하여 왔다. 미술에서의 창의성에 대한 연구들은 영역 특수적 관점에서 창의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으나 창의성의 계발과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보였다. 창의성 연구에서 미술교육자들의 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지닌 인식이 현재 미술에서의 창의성 교육 실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한 나라 교육의 핵심을 담당하는 공교육기관 및 대학 교육기관의 미술교육자들이 인식하는 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 미술교육에서 현재 어떠한 기준으로 창의성이 평가되고 있으며 창의적 성취를 위하여 어떠한 요인이 주요하게 고려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초등, 중등 공교육기관 및 대학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미술교육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인식하는 미술에서의 창의성 평가 기준 및 발현 요인을 탐색하고, 요인 간의 영향 관계에 대한 인식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미술교육자들이 인식하는 창의성 발현을 위한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창의성 발현 요인들의 영향 관계에 대한 미술교육자들의 인식은 어떠한가? 라는 두 가지 연구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분석하였다.

- i - 첫 번째 연구 문제는 미술교육계 전문가 집단 15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인식하는 미술에서의 창의성 평가 기준 및 창의성 발현 요인을 델파이 조사 방법으로 탐색하였다. 3차에 걸친 조사 결과 미술교육자들은 창의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고의 독창성, 새로운 시각적 표현, 미술 지평의 확장을 제안하였다. 또한 미술에서의 창의성 발현 요인으로 창의적 환경(문화예술경험, 멘토, 개방적인 분위기), 창의적 사고력(미술적 상상력, 융합적 사고력), 창작에의 몰입(창작 동기, 주체성, 집중력), 시각적 문해력(시각적 표현력, 미적 감수성, 비평 능력)을 제안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미술에서의 창의성 발현 요인 구조를 제안하고 미술교육자들은 창의적 환경이 창의적 사고력, 창작에의 몰입, 시각적 문해력과 같은 개인 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며, 또한 개인 요인은 미술에서의 창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연구 가설로 설정하였다. 두 번째 연구 문제에서는 델파이 조사 결과 설정된 연구 모형과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초중, 중등 공교육기관 및 대학 교육기관에 해당되는 미술교육자 249명을 대상으로 중요도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응답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델파이 조사로 도출된 미술에서의 창의성 발현 요인 체계는 타당한 구조 적합도가 도출되었으며, 연구 가설 역시 유의미한 수준에서 수용되었다. 미술교육자들은 창의적 환경은 창의적 사고력에 .45, 창작에의 몰입에 .42, 시각적 문해력에 .30 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창의적 사고력, 창작에의 몰입, 시각적 문해력은 미술에서의 창의성에 각각 .47, .29, .32 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본 연구에서 창의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제시된 사고의 독창성, 새로운 시각적 표현, 미술 지평의 확장 은 기존의 작가나 미술 전공 학생 및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성 인식 조사 연구와 유사한 면을 보였다(Newton, & Donkin, 2011

Stricker, 2008). 특히 미술에서의 창의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요인으로 사고의 독창성 요인이 도출된 것은 미술교육자들이 창의성을 평가하는데 독창성 요인을 가장 주요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 ii - 창의성 발현 요인에 대한 미술교육자들의 인식에는 선행 연구와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하였다. 먼저 기존의 실험 연구들이 확산적 사고력, 문제 발견 능력 등을 강조한 것에 비하여 본 연구에서는 미술적 상상력과 융합적 사고력 이 인지 능력으로서 강조되었으며, 이는 창작에의 몰입, 시각적 문해력 보다 미술에서의 창의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또한 미술교육자들은 창작에의 몰입을 이끄는 주체성, 집중력과 같은 정의적 특성 및 창작 동기를 주요한 발현 요인으로 제안하였다. 미술에서의 창의성과 연계된 정의적 특성을 연구한 사례들이 긍정적인 성격 요인과 부정적인 성격 특성 등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데 비하여 미술교육자들이 인식하는 정의적 특성에는 부정적인 성격 특성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교육적 관점에서 본다면 창의성 발현을 위한 정의적 특성은 부정적인 요인보다는 긍정적인 요인에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창의성 발현을 위한 영역 관련 요인으로서는 시각적 표현력뿐만 아니라 미적 감수성, 비평 능력도 주요하게 인식되고 있었다. 이는 미술교육에서 창의성 계발을 위한 교육적 노력들이 창의성 중심 미술교육 이후 상당 부분 표현 활동에 치중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표현뿐만 아니라 미적 감수성, 비평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의 비중이 증가해야 함을 시사하였다. 본 연구 결과 제안된 환경 요인들은 성공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사례 연구 결과와 유사한 면을 보였으나, 창의적 환경이 창의적인 성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일부 실험 연구 결과와는 차이가 있었다(이병희, 2008

Chan & Zhao, 2010). 본 연구에서 미술교육자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 미술 창작 과정을 지원하는 멘토, 개인의 창의적 행위를 수용할 수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인식한 것은 이들이 지니고 있는 창의성 발현을 위한 암묵적인 믿음 에 해당된다. 그러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 변수와 창의성 발현과의 관계를 연구한 실험 연구에서 환경 요인이 미술 영역에서의 창의적인 행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함으로 도출된 사례가 있는 것은 교육자들이 창의적인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중요도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음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 iii - 본 연구에서는 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미술교육에의 시사점을 도출하여 제안하였다. 먼저 창의성 교육을 위하여 기존의 연구에서 제안되던 인지적 능력, 정의적 특성, 영역 관련 기술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술교육에서의 창의성 계발을 위한 보다 다양한 접근을 제안하였다. 이는 확산적 사고력이나 문제 발견 능력에 집중된 연구 경향에서 벗어나 미술적 상상력, 융합적 사고력 계발을 위한 교육적 접근의 필요성과 긍정적인 성격 요인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 방안 필요성의 제안을 말한다. 또한 시각적 표현능력 이외에도 미적 감수성, 비평 능력과 같은 요인들도 창의성 계발을 위한 요인으로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미술에서의 창의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통하여 타당한 평가 도구 및 기준의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였으며, 본 연구에서 교육자들이 주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환경 요인의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미술교육에의 시사점은 앞으로 미술교육에서의 창의성 연구에 경험적인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