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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에 따른 미술작품 가격 차이에 대한 실증연구 : An Empirical Study on Price Discrimination against works produced by Female Ar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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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주연화

Advisor
정형민; 김상훈
Major
미술대학 협동과정미술경영
Issue Date
2016-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미술시장미술품 가격여성 작가가격 영향요소가격 차이미술관전시크리스티아트프라이스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미술경영전공, 2016. 8. 김상훈.
Abstract
이 논문은 작가의 성별에 따른 미술 작품의 가격 차이를 주제로 동시대의 미술시장 내에 성별에 따른 작품 가격 차이가 있음을 증명하고 그 차이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에 목적을 둔다. 미술시장과 관련된 연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사료에 기반한 미술시장에 대한 시대적 고찰이 있다. 둘째, 미술품 가격의 수익률을 분석하고 작품의 투자적 가치를 연구하는 사례들이 있다. 셋째, 가격 영향요소의 분석에 기반하여 미술시장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연구는 모두 가격 데이터에 기반한 실증연구에 해당한다. 지난 40년간 미술품 가격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다양하게 시도되어 왔으나 놀랍게도 성별에 따른 미술품 가격차에 대한 실증 연구는 전무하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미술품 가격이란 것이 어느 정도는 전문가만이 판단할 수 있는 작품의 수준(quality)에 기반한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함정이 있는데, 미술품의 가격이 작품을 전문 거래하는 갤러리들에 의해 형성되기도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논하는 가격은 대부분이 경매 낙찰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는 경매를 통해 형성된 가격이 투명하고 공신력을 지닌다고 여겨질 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더 노출되기 때문에 미술품 시장뿐만 아니라 그 시장의 가격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이를 신뢰성 있는 자료로 인정하고 활용하는 데서 기인한다. 결국, 고객 선호도에 의해 결정된 가격이 전문가만이 판단할 수 있는 가격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함정 속에서 작가의 성별에 따른 가격 차이 또한 구매자의 선호도가 아니라 전문가가 판단한 작품 수준의 차이로 치환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 몇 년 사이 언론을 통해 조명된 바 있는 고가로 거래된 여성 작품들의 사례는 재능이 있다면 여성이라도 얼마든 작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증거로 작용하며 미술시장 전반에 팽배해 있는 성별에 따른 가격차를 개별 작가의 예술적 재능 차이로 치환해 버린다. 결과적으로, 미술시장에 대한 연구에서 성별에 따른 가격 차이는 작가 재능과 작품 수준의 차이로 여겨지며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본 연구는 특정 개별 작가의 작품이 어느 정도의 질적 가치가 있는가를 연구하지 않는다. 작품들의 실제 판매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술시장 내에 존재하는 성별에 따른 가격차를 수치적으로 증명하고, 그 가격차의 구조적 메커니즘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그동안 전혀 연구되지 않았던 미술시장 내 성별 가격차 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비판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비판적 접근은 기존의 미술시장 연구들이 지녔던 해석학적 접근과는 또한 큰 태도의 차이를 지닌다. 연구는 크게 두 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사료와 기존 연구에 기반하여 미술시장과 가격 메커니즘의 역사적 변천 및 현재를 살피고, 그 과정 속에서 여성작가 소외의 구조를 밝힌다. 둘째, 분석된 동시대 미술시장의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작가의 성별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2015년 크리스티(Christies) 경매 낙찰 결과 2,166건과 2006년~2015년 아트프라이스(artprice.com)에서 발표한 연간 총 판매가 500위 작가의 연간 매출 성과 3,333건을 표본으로 실증분석한다.
역사적으로 미술시장은 지속적으로 그 규모가 확대되어 왔는데 이는 자본주의의 성장 및 개인 부의 성장을 배경으로 한다. 시장이 확대되며 시장 메커니즘 또한 다층적으로 변해왔는데, 이 변화는 예술의 생산과 소비를 매개하는 제도적 장치들에 의해 주도되어왔다. 17세기~19세기에 걸쳐 등장한 살롱, 미술아카데미, 경매, 화랑, 미술관 등의 전문 미술 매개체는 교육, 판매, 전시를 중심으로 발전하며 시장 메커니즘에 변화를 미쳐 왔다. 시장이 확대되고 미술 전문 매개체들이 발달함에 따라 작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단순한 작품 자체의 특성으로부터 외부에서 부여된 혹은 전문 매개체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특성들로 확대되어왔다. 작품 수주(commission)에 기반하여 작품이 제작되던 시기 작품 가격은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작품의 사이즈, 재료 등에 따라 비용이 책정되었지만 공공 시장의 성장과 미술품 소비의 증대는 작품 다양성의 증대를 낳았고, 이는 장르에 따른 가격차 및 원본과 복제화의 구분 등을 낳았다. 교육과 전시의 전문 매개체가 등장하면서는 작가의 살롱 참여 여부, 아카데미 회원 가입 여부 등이 작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여성작가들은 이 미술시장 및 가격 메커니즘의 발달과 변화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구조적으로 소외되어왔다. 여성작가들은 미술 교육, 경제활동, 역사 기록 등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됨으로써 작품제작 및 시장활동에서 남성작가에 비하여 불리한 입장에 처해 왔다. 예를 들어 여성이 회화 장르 중 가장 상위 단계에 놓여 있던(19세기 중반까지) 역사화를 그리기 위한 누드 드로잉과 인체 해부학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20세기 초반이 되어서이다. 이전까지 여성작가들은 누드 드로잉 수업을 들을 수 없었기에 주로 정물화나 꽃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노력을 통해 역사화를 그리고 남성의 영역이라 알려진 조각 등의 분야에 도전하는 여성 작가들이 존재하기도 하고, 나름의 영역에서 유명세를 탄 작가들도 존재했지만 사후 그들은 대부분 잊혀졌다. 그 이유는 남성 미술사가들에 의해 기록된 미술사 저서에서 여성작가들은 대부분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제약은 미술시장에서 남녀 작품의 가격차를 낳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성별 가격차는 가격이 높은 재능 있는 남성작가, 가격이 낮은, 남성보다 재능이 부족한 여성작가라는 편견을 낳으며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선호도 및 가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왔다. 그리고 여성작가에 대한 이와 같은 편견은 오늘날까지도 남아 미술계 내 전시와 구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 위에서 형성된 동시대 미술 시장에서 가격은 생산자와 구매자, 그리고 전시와 판매의 매개자 간의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 동시대 미술시장에서 가격의 형성, 즉 작품이 지닌 금전적 가치의 형성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 지닌 질의 지표로 여겨지는 주요 미술관 전시 여부와 유통 가능한 충분한 수량의 작품이다. 하지만, 여성작가는 사회가 지닌 재능 있는 남성작가, 남성보다 재능이 없는 여성작가의 편견 속에서, 혹은 전시 가능한 작품 수량의 부족 속에서 남성작가보다 미술관 전시의 기회를 적게 가져 왔고 이는 다시 여성작가의 작품 가격이 남성작가의 작품 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낳는다. 작품 수량에 있어서도 여성작가들은 남성작가보다 적은 작품이 유통된다. 적정 수량의 작품은 특정 작가의 시장 형성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지만 여성 작가는 그 요소를 충족시키지 못함으로써 시장의 형성과 가격의 유지 및 상승에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분석이 정말 타당한지를 검토하기 위하여 작가의 성별이 판매가(sold price)와 연간 총 판매가에 미치는 직접 영향(direct effect), 그리고 작가의 성별이 미술관 전시와 판매 작품 수를 매개(mediation)로 판매가와 총 판매가에 미치는 간접 영향(indirect effect)을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중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 및 매개분석(mediation analysis)한 결과 첫째, 다른 변수(variable)들을 모두 통제한 상태에서 작품의 판매가 및 총 판매가는 작가의 성별로부터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작가의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판매가는 27% 낮아지며 총 판매가는 31.5% 낮아진다는 것이 수치적으로 분석되었다. 둘째, 작가의 성별이 판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술관 전시의 매개를 통해 추가적으로 발생함이 증명되었다. 미술관 전시가 가지는 매개 효과가 중요한 이유는 첫 번째 가설에서 분석된 작가의 성별에 따른 가격차 27%보다 현실에서 가격차가 더 큰 이유를 이 미술관 매개효과에 의한 성별의 간접 영향이 설명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작가의 성별은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미술관 전시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추가적으로 성별 가격차를 키운다. 셋째, 작가의 성별이 여성인 경우 총 판매가는 남성보다 31.5% 낮음이 수치적으로 확인되었다. 넷째, 성별은 판매 작품 수의 매개를 통하여 여성작가의 총 판매가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판매 작품 수는 작가의 성별과 총 판매가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하며 여성작가와 남성작가의 총 판매가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높은 총 판매가는 해당 작가의 방대한 시장 규모를 상징하기에 고객의 작가 선호도에 영향을 미쳐 추가적인 가격 상승 및 최고 낙찰가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 결국 총 판매가가 높을수록 최고 낙찰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여성작가들은 남성작가에 비하여 판매작품 수가 적기에 추가적인 가격 상승 및 시장 확장에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판매 작품 수는 미술관 전시와 함께 여성작가와 남성작가 사이의 작품 가격 차이를 키우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실증 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론은 수백 년 동안 지속되어 온 미술계 내 여성작가의 소외가 동시대 미술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해준다. 여성작가들은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되고, 사회 활동에서 제약을 받으며, 기록에서 제외됨으로써 주류 미술사의 논의에서 제외되어 왔다. 이는 결과적으로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소장되고, 전시되고, 연구되며, 거래되는 주요 작품 군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다시 미술계 및 미술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지고, 연구되고, 거래될 수 있는 작품의 부재로 미술관 전시 가능성과 판매 가능 작품 수량에 영향을 미치며 여성작가의 가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미술시장의 역사적 변천, 동시대 미술시장의 메커니즘과 가격 형성 구조, 그리고 이 구조 속에서 여성작가 작품의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는 현상에 대한 실증 연구를 통합하면 미술품 가격에 대한 다음과 같은 2가지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미술 작품의 가격은 시간과 반복의 축 위에서 형성된다([그림 17], p. 130 참고). 미술 작품의 가격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보여지고, 판매되면서 형성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작가들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블루칩 작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복적 노출이 되지 못할 때 잊혀진 작가가 될 수밖에 없다. 시간의 축적이 없더라도 반복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면 가격은 또한 올라갈 수 있는데 당대에 고가에 거래되는 작가들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둘째, 반복은 전시와 판매의 축 위에서 형성된다 ([그림 18], p. 131 참고). 비상업적 미술계에서 이루어지는 미술관 전시와 상업적 미술시장에서 이루어지는 판매의 두 가지 행위가 상호 작동할 때만이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반복적 판매만 이루어질 때 고평가된(over-priced) 작가로 가격 하락 위험이 높을 수 있고, 미술관 전시만 이루어지고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을 때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 저평가된(under-priced) 작가로 남겨질 수 있다.
활발히 작업을 하더라도 미술관 전시와 시장 활동에서 남성작가에 비하여 불리한 입장해 처해왔고, 또한 현재도 처해있는 여성작가들은 앞으로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지 못하며 잊혀진 작가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구매자의 관심이 투자적 목적이 커질수록 성별에 따른 가격 차이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성별에 따른 가격 차이의 실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지양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시장의 의식 있는 행위자, 즉 투자가치만을 고려치 않고 작품의 실재 가치와 의미를 고민하는 의식 있는 생산자, 구매자, 매개자들이 많아질수록 미술시장 내 성별 가격차는 줄어들 것이며 미술시장은 작품의 실재 가치에 기반한 건강한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술시장이 건강할 수 있을 때 미술품은 비단 경제적 가치를 지닌 투자상품만이 아닌 인류 정신의 산물로서 그것이 지닌 숭고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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