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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의 자아 추구 양상과 문학적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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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임도현

Advisor
이영주
Major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Issue Date
2012-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이백이태백자아추구자기중심적 가치관비애고독외로움탈주경계강렬함다원성전이성양방향성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중어중문학과, 2012. 8. 이영주.
Abstract
본 논문은 이백의 시문을 중심으로 그의 자아 추구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비애와 고독이 형성된 이유에 관해 고찰한 것이다. 이백의 시문은 호방표일하고 낭만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비애와 고독이 있다. 이는 그가 추구하고자 한 이상이 좌절된 것에 기인한다. 그는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을 가지고서 남다른 존재로서의 자아를 이루고자 하였지만 이에 실패하였기 때문에 홀로 슬퍼하였다.
이백은 성당의 다양한 사상과 지역문화를 접하면서 한 사상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체계를 형성하였으며, 이로 인해 자기 개성의 발현을 중시하는 자기중심적 가치관을 형성하였다. 그가 몸담았던 성당사회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운동성을 담보하였지만 그가 진입하고자 했던 국가 체제는 봉건적 질서에 의한 수직적 체계를 확고하게 형성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개인 자아의 발현을 중시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내부로 편입하려는 개인에 대해서는 개성의 발현을 억제시켰다. 따라서 동심원적 구심력을 중시하는 국가 체제에서 자기 개성을 중시하는 가치관은 탈주적인 성격을 띠게 되며, 양자 간에는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이백 자아 추구의 궁극적 목적은 자기중심적 자아의 실현, 즉 남다른 존재로서의 자아를 영원히 남기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네 가지 영역에서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였다. 첫째, 역사적 영웅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남기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체제로 편입하여 공적을 세우는 것이 필요했다. 그는 관직에 오르기 위해 과거 응시나 幕府從軍과 같은 방법을 채택한 당시 대다수의 문인들과는 달리, 자신의 재능을 직접 권력자에게 알려주어 인정받고자 하여 주로 도사의 명망을 추구한 終南捷徑, 천자에게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는 獻賦, 다양한 계층에 대한 干謁 등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는 은자의 명망과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아 한림공봉에 일 년 남짓 재직하였지만 국가체제와 갈등을 일으키면서 결국 궁궐을 떠났다. 한림공봉 시기를 제외한 평생을 그는 관직 진출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하였으며, 인생의 대부분을 정치적 공명을 이루지 못한 비애 속에서 보내야했다.
둘째, 신선술과 연단술을 추구하여 영원한 생명을 획득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시공간적으로 영원히 확장시키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여러 도사들을 찾아다니며 연단술을 익히고 심지어 도록을 전수받기도 하였다. 당시 장생불사의 추구는 현실성과 실재성을 담보하는 것이어서 이러한 시도는 진지한 것이었다. 그래서 신선은 지금-여기 있는 존재로서, 이백의 시문에 너무나 현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보면 이는 전혀 합리성이 없는 것이어서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셋째, 자연 속에 은일하면서 유유자적하는 생활을 통해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하였다. 즉 인간 생명의 유한함과 부귀공명의 덧없음을 깨우친 뒤 자연이나 우주와 동일한 지위에 선 존재가 되고자 하였다. 그래서 그는 자연 속에 은일하며 많은 은자와 교유하였지만 이러한 노력은 세속에서 정치적 공명을 실현하겠다는 또 다른 욕망으로 인해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였다.
넷째, 이상 세 가지 영역에서의 자아실현이 혼자만의 고립적인 활동이어서는 남다른 존재로서의 자신을 알릴 수 없었다. 따라서 그에게는 항상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 필요했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교유는 그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 교유 방식은 봉건적 신분 체제를 뛰어넘는 수평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다. 천자를 비롯한 중앙 권력자들과도 허심탄회한 교유를 유지하고자 하였지만, 결국 그들의 嫉視와 讒言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랜 기간의 유랑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교유도 지속성과 진실함을 유지하지 못한 채 항상 고독 속에서 지내야 했다.
네 가지 영역에서의 자아 추구 양상은 양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백이 가진 자기중심적 가치관의 탈주적 성격과 그가 몸담고 있었던 봉건적 국가체제의 구심적 성격이 서로 대립하였으며, 그의 자아 추구 양상은 이 두 가지의 방향성을 다 가지고 있었다. 즉 정치적 공명의 실현은 체제 내부를 지향하지만, 그 추구 양상은 탈주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또 장생불사의 추구는 기본적으로는 체제 외부를 지향하는 것이지만, 당시 도교의 국가적 부흥, 終南捷徑을 통한 관직 진출, 도록의 수여 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체제 내부를 지향하는 성격이 있었다. 자연과의 합일을 통한 인간 한계의 극복은 은일을 통한 체제 외부를 지향하는 것이었지만, 공명 실현이라는 체제 내부를 향한 이상 추구로 인해 지속성을 띠지 못하였다. 교유관계라는 것은 애초에 사회관계 내부의 것이지만, 그는 체제의 틀을 뛰어넘는 교유관계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양방향성으로 인해 그의 자아실현 추구는 좌절과 실패로 점철되었으며 그는 비애 속에서 한탄의 나날을 보냈다.
이백은 체제 내부와 외부를 왕복하는 무수한 진자 운동 속에서 결국 어느 영역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경계적 존재로서 지내야 했는데 이는 고독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또한 실패와 좌절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자아 추구를 위한 강렬한 욕망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자아 추구를 위해 노력한 결과 그에게 남겨진 것은 평생 동안의 비애와 고독이었다. 이에는 또 다른 원인이 있었는데, 그것은 자아 추구 영역의 轉移와 비애의 일시적 극복이었다. 네 가지 자아 추구 영역은 네 개의 高原(plateau)을 형성하고 있어서 서로 대립되며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전이하며 보완하는 것인데, 이는 네 가지 자아 추구가 각각 남다른 존재의 실현이라는 큰 틀 내에서 통일적으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즉 어느 한 영역이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고른 강도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추구되며, 개별적인 상황에서 달라진 배치 관계에 따라 그에 걸맞은 상이한 욕망이 발현되었다. 관직에 자신을 등용해줄 인물을 만나면 정치적 공명과 관련한 욕망이 발현되었으며, 신선이나 도사를 만나면 영원한 생명과 관련한 욕망이 발현되었다.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은자를 만나면 자연과의 합일과 관련된 욕망이 발현되었으며,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고 막역한 교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수평적 교유의 실현이라는 욕망이 발현되었다. 각각의 욕망은 독립적인 영역을 가지고 있어서 개별적으로 발현되며, 각 욕망 사이의 轉移는 매우 매끄럽고 그 문턱이 낮아서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이성으로 인해 그는 지속적으로 자아를 추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자아 추구 양상에서 드러난 특징들 즉 탈주성, 경계성, 강렬함 등이 어떠한 문학 창작 방식을 통해 그의 문학작품에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탈주성은 체제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독특한 상상으로 발현되었는데, 기발한 소재의 해석과 결합, 중층적 시상 전개, 독특하고 다양한 기탁 등의 문학적 기교로 나타났다. 경계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공간을 분할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양쪽을 바라보는 시선, 공간의 분리와 대비, 시간 축의 분할과 대비 등과 같은 표현 기교로 구체화되었다. 자아 추구의 강렬함은 분명하고 뚜렷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기법으로 나타났는데, 과장된 표현, 거대한 자연 경물의 운용, 공간의 압축과 속도감과 같은 표현수법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시문 속에서 분석한 이백의 인생과 그의 시문에 나타난 문학적 특징들이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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