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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연극텍스트에 나타난 고향상실과 방랑의 모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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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양시내
Advisor
임홍배
Major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Issue Date
2013-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고향고향상실롤랑 바르트방랑자살아 있는 죽은 자소외정체성텍스트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독어독문학과 문학전공, 2013. 8. 임홍배.
Abstract
200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엘프리데 옐리네크 Elfriede Jelinek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성작가이다. 노벨상 수상 후 옐리네크의 주요 소설들이 한국에 번역·출간되었으나 2007년 출판된 「내쫓긴 아이들 Die Ausgesperrten」의 번역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새로운 작품은 더 이상 국내에서 출간되고 있지 않으며, 작가는 독문학계 내에서 발표되는 소논문을 통해서 간간히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
여전히 활발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옐리네크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서 위축된 것은 무엇보다 독자를 불편하게 하는 도발적인 문제제기 방식과 텍스트의 난해함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번역 불가능하다고 평가되기도 하는 옐리네크의 작품을 한국에 소개한다는 것은 이중의 어려움을 극복해야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리네크의 문학은 일관된 정치적 앙가주망과 독특한 글쓰기 방식에서 여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 68세대의 일원으로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받은 옐리네크는 1970-80년대에는 페미니즘에 관한 글들을 주로 발표하였으며, 80-90년대에는 오스트리아 현실정치와 외국인 배척주의, 파시즘에 관한 글들을 많이 썼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옐리네크는 전쟁, 자본주의, 이윤 극대화로 인한 재앙들, 해결되지 않은 과거청산과 파시즘 문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청산의 부재로 인한 역사의식의 약화, 자본주의의 과도한 팽창으로 인한 금융위기와 다양한 가치의 상실, 외국인 배척주의로 집약되는 우경화현상 등은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옐리네크가 제기하는 문제의식들은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글쓰기를 통해 정치적 앙가주망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의 문제에 천착했던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은 옐리네크는 그의 텍스트 이론을 바탕으로 포스트구조주의적이고도 포스트모던적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도덕성과 정치적 강령(내용)을 포스트모던(형식)과 결합하려는 옐리네크의 이러한 시도는 정치적인 텍스트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을 요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정된 입장에 머물지 않고 부단히 경계를 허무는 글쓰기 역시 옐리네크 문학의 중요한 특징이다. 옐리네크는 마르크스주의자이면서도 비관주의자이고, 페미니스트이면서도 정형화된 여성주의에는 비판적이며, 유토피아는 없다고 하면서도 연대가 사라지는 사회를 걱정한다. 이렇게 고정된 입장에 편입되지 않으면서 사이에 머무르려는 이유는 옐리네크가 정체성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이다. 옐리네크에게 고향은 파시즘적 폭력이 난무하는 부정적인 공간인데, 옐리네크는 이 고향을 형성하는 근간을 정체성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타자와의 구분 짓기를 통해 형성되는 정체성은 타자의 배제라는 억압과 폭력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옐리네크의 텍스트에서 나타나는 고향은 타자의 배제와 추방을 통해 형성된 것이며, 따라서 고향은 타자의 고향상실을 배태한 공간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조국을 더럽히는 자 Nestbeschmutzerin라는 별명을 얻은 것처럼 고향-오스트리아에 대한 옐리네크의 호전적이고도 도발적인 입장은 익히 알려져 있다. 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향이 필연적으로 만들어내는 고향상실자, 즉 타자와 이방인들이 옐리네크의 작품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 지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옐리네크가 고향으로부터 쫓겨난 고향상실자들을 어떻게 형상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이 논문에서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는 옐리네크의 연극텍스트들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옐리네크의 연극텍스트에는 작품 형성 과정의 독특함과 형식적 파격 및 실험성이 잘 드러난다. 특히, 미출간 상태에서 공연을 위해 쓰여진 텍스트들이 연출가에 의해 완전히 새롭게 해석될 수 있도록 옐리네크가 자신의 텍스트를 연출가에게 일종의 선행텍스트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텍스트가 공연으로 이행하는 과정은 텍스트의 변신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작가의 연극이론을 반영함과 동시에, 텍스트의 무한한 생산성을 담보하는 기초가 된다.
이 논문의 1장에서는 오스트리아, 여성 작가, 정치적 작가, 탈신화와 반신화의 글쓰기라는 키워드를 통해 옐리네크의 작품세계 전반에 나타나는 핵심적 공통분모를 살펴보고자 한다. 2장에서는 고향상실자에 대해 다루기 전에, 옐리네크의 작품에서 고향이 어떻게 그려지는지를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작가에게 고향이 고향상실자를 배태한 공간임을 밝혀낸다. 3장에서는 옐리네크의 작품에 빈번히 나타나는 살아 있는 죽은 자가 처한 장소상실의 상황이 고향상실이라고 전제한 뒤, 이들이 살아있는 죽은 자로 등장하게 되는 이유를 가부장제 사회에서의 여성, 희생자, 광인으로 분류하여 분석한다. 4장에서는 옐리네크의 최근작 「겨울여행 Winterreise」에 등장하는 방랑자가 살아 있는 죽은 자와 장소를 상실한 같은 처지임을 확인하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옐리네크의 아버지를 통해 소외된 나-방랑자가 처한 근원적인 고향상실이 작품에서 어떻게 묘사되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글쓰기에 관해 다루는 5장에서는 3, 4장을 관통하고 있는 고향상실과 방랑의 모티프로 바르트를 지향하는 옐리네크의 글쓰기와 옐리네크 텍스트의 상호매체성을 설명하고자 한다. 옐리네크의 글쓰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형식적 층위에서 메시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인데, 내용과 형식 모두 고향상실과 방랑의 모티프에 조응하고 있는 「겨울여행」에서 텍스트 스스로가 기표의 미끄러짐과 이동이라는 방랑을 통해서 고향상실의 상황을 형상화하는 동시에 고향 상실의 상태를 지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고향상실과 방랑이라는 키워드는 옐리네크의 현실인식과 정치적 참여의식, 이방인과 타자, 즉 약자에 대한 연대의식, 나아가 옐리네크의 지향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작가의 글쓰기까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용어이다. 나아가 이 단어가 도발적인 페미니스트로 각인된 옐리네크를 다소 편중되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 논문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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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German Language and Literature (독어독문학과)Theses (Ph.D. / Sc.D._독어독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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