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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작가 소설 연구 : 고향의 의미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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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서세림

Advisor
방민호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월남작가고향공동체반공 이데올로기분단 디아스포라노스탤지어경계헤테로토피아망명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국문학전공, 2016. 2. 방민호.
Abstract
전후 한국문학사에서 월남작가들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그들의 성격은 오랜 기간 동안 전후 문학사의 한 부분으로만 인식되었고 월남작가로서의 면모와 월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월남작가들을 반공 이데올로기에 영합하며 전쟁의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월남작가들의 작품은 전후 한국문학사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그들의 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들의 문학적 특성과 성취를 정의하는 연구가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그들의 월남 체험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작품의 내적 계기를 면밀히 분석해 보려는 시도가 수반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월남작가들의 소설을 중심으로 그들의 작업을 체계적으로 고찰하여 문학사적 의미를 연구하였다.
본 논문은 월남작가들의 공통적 체험의 기반이 되는 고향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고향 상실 의식이 주요한 창작동기로 기능하는 월남작가들의 소설을 분석하였다. 이는 월남작가들의 출발 지점인 상실 의식이 어떻게 유형화될 수 있는가를 살펴 궁극적으로 이들 작업의 의의와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한국전쟁 전후 한반도 내에서의 이주의 역사는 분단 디아스포라라는 특수한 정치적 상황을 발생시켰다. 북한에 고향을 두고 온 월남작가들에게, 변질된 장소로서의 고향에 대한 담론은 전후 한국사회의 의식적 기반이 되는 반공 이데올로기와 결합되어 내재화되어 왔다. 반공 이데올로기는 월남작가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나, 이들은 모두 반공이라는 기치 아래 놓여있는 듯 하면서도 각자 다른 감응 방식을 보였다. 상실과 적응이라는 현실적 태도뿐 아니라, 경계를 넘어서는 또 다른 정치 감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본고에서는 고향 상실과 디아스포라, 노스탤지어의 개념 등을 활용하여 보편적 고향 담론과 월남작가들의 고향 의식의 관련성을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본고는 월남작가들의 소설에서 형상화되는 고향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경계인으로서의 독특한 정체성에 대해서 탐구하여 전후 한국문학사에서 이들의 위치를 재정립하고 분단 현실에서 이들의 문학 활동이 지니는 의미를 연구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황순원, 이범선, 선우휘, 이호철, 장용학, 최인훈 등의 작가를 대상으로 그들의 작품에서 고향이라는 핵심어를 관통하며 드러나는 정신사적 탐색의 과정을 살펴보았다. 해당 작가들은 전전세대와 전후세대, 서북지역 출신과 관북지역 출신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당대 월남작가들의 대표성을 가지며, 월남을 전후하여 각각의 방식으로 이데올로기적 방향성을 포착했다는 데에서도 의미가 있다.
Ⅱ장에서는 공동체 윤리가 황순원과 이범선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음을 밝히고, 고향 상실 의식과의 연관성을 고찰하였다. 평안남도 대동 출신의 황순원과 평안북도 안주 출신의 이범선은 둘 다 월남민의 한 전형적 유형이라 할 수 있는 서북 출신 기독교도이자 대지주 집안 출신이었다. 이 두 작가들에게 고향은 단순한 출신지가 아니라 실향민으로서의 삶과 문학의 탄생 기반인 동시에 지향점이기도 하였다. 그들은 이념이 공동체를 파괴하는 문제들을 예민하게 관찰하였고, 고향 상실 의식의 생성과 심화의 지점을 반복적으로 묘사하였다.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평화를 누리는 공간이었던 고향이 월남 이후의 궁핍한 현실과 맞부딪힐 때 그들은 각자의 파열음을 표출하였다. 공동체 윤리의 훼손과 파편화된 개인성에 대한 비판을 통해, 황순원은 강력한 윤리 의식에의 추구와 근원적 인간성의 탐색으로 나아갔다. 본고에서는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와 『나무들 비탈에 서다』등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토지개혁이라는 급진적, 폭력적 제도의 현실 앞에 무방비 상태로 놓인 월남민 인물들의 입장이 월남 행위 자체로 연결되기까지의 과정을 고찰하고 그 내재된 의미를 파악해 보는 작업과 함께, 전쟁을 통해 기존의 모든 억압에서부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젊은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감응해나가는 과정을 고찰하였다. 이는 근본적으로 공동체 윤리의 변모 과정에서 드러난 본질적 인간성의 파괴 양상에 대한 비판적 고찰 및 윤리 감각의 표출과 관련된다. 이범선은 강렬한 고발 정신을 기반으로 사회적 현실 문제를 탐색하였다. 여기서는 체제 선택의 피해자로서의 입장을 누구보다도 여실히 드러낸 바 있는 이범선의 「학마을 사람들」, 「오발탄」, 「환상」등의 단편과『동트는 하늘 밑에서』, 『흰 까마귀의 수기』등의 장편들을 대상으로 그의 창작이 지속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에 놓여 있는 신념과 배반감 사이의 고통스러운 고향의 기억들의 의미에 대해 탐구하였다. 특히 황순원과 이범선의 작업은, 기존의 세계에서 담지하고 있었던 공동체 윤리 의식의 파괴와 소멸을 불러온 전쟁 전후의 상황들에 대하여 이탈자이자 축출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의 의식 세계를 통해 보여준다. 본고에서는 그들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월남 행위 자체의 의미와 남한 사회에서의 국민 되기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까지 고찰하였다.
Ⅲ장에서는 변질된 장소로서의 고향 담론과,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당대의 의식적 기반에 감응하는 월남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선우휘와 이호철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대표적 반공 작가로 꼽혀온 선우휘는 지속적인 굴절 과정을 보이며 자신의 생존 방식을 드러낸다. 이호철도 체제의 선택이라는 의미가 변모되는 남한사회의 현실을 탐색해간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의 선우휘와 함경남도 원산 출신의 이호철은 둘 다 매우 강력한 적응 의식을 기반으로 이남 사회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으며, 선택한 월남이라는 데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도 유사하다. 그들은 남한 사회의 전형적인 월남민 인물들을 창조해냈는데, 그 전형성이 상당히 다른 결과물로 나타나는 것이 흥미롭다. 선우휘는 현실에 대응하며 그것의 의미를 끊임없이 재확인하면서, 남한 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결과물들과 기억 속의 고향과의 관계에 대한 의식을 묘사하였다. 본고에서는 선우휘의 「테로리스트」, 「깃발 없는 기수」, 「오리와 계급장」, 「도박」, 「싸릿골의 신화」, 「망향」, 「아아, 내 고장」 등의 작품들을 통해 선우휘 소설의 변곡점들을 이해해보고자 하였다. 이호철은 관찰자의 자세로서 두 체제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지식을 총동원하였다. 여기서는 이호철의 「탈향」, 「나상」, 「판문점」, 「닳아지는 살들」, 『소시민』, 『서울은 만원이다』 등의 작품들을 고찰하며 월남 이후 피난사회에서 적응해야 하는 새로운 대상으로서의 이남 사회의 본질을 지속적으로 탐색해나가는 작업의 의미를 고찰하였다. 급격한 자본주의화의 흐름 속에서 소시민적 적응의 형태로 흩어지고 흡수되는 월남민 인물들이 형상화되어 있는 이호철 소설의 특징을 분석해 보았다. 이들을 통하여 이데올로기와 적응이라는, 월남작가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두 가지 주제의식에 대한 탐구가 가능해진다.
Ⅳ장에서는 경계의 파괴와 이데올로기 초월을 통해 관념적 고향을 탐색하고 탈경계적 정치 감각을 드러내는 월남작가들로서 장용학과 최인훈을 분석하였다. 함경북도 부령 출신의 장용학과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최인훈은 보다 근원적인 지점에 대한 욕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용학은 폭력적 억압 속에서 본원적 고향을 꿈꾸었다. 본고에서는 장용학의 「요한시집」, 「비인탄생」, 「역성서설」, 『원형의 전설』 등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가장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현실에서 가장 인간적인 것을 쓰고자 했던 장용학의 작품들의 의미에 대해 파악하였다. 최인훈은 세계사적 의미에서의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 고향을 재발견하였다. 여기에서는 최인훈의 『광장』, 『회색인』, 『서유기』, 「하늘의 다리」, 『화두』 등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문명론적, 세계사적 의미에서의 새로운 방법론을 끊임없이 탐색해 간 월남작가의 가능성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경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려고 했던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장용학과 최인훈은 오히려 경계의 무화를 추구했다. 월남민의 입장에서 그것은 매우 과감한 방향성이었다. 장용학의 작품들에서 경계는 다양한 차원으로 제시되고,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결국 자신만의 고향 찾기로 이어진다. 최인훈의 소설에서도 월남이 단순한 상실이 아니라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유토피아 찾기로 기능하고 있는데, 그것은 월남작가들에게 가능한 구원 탐색의 한 방법이었다.
분단 현실에서 월남작가들의 작품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남한의 문학사는 월남작가들의 적극적 활동으로 인해 더욱 풍성해졌고, 다양한 가능성을 찾게 되었다. 본고에서는 창조적 경계인으로서 남한 문학계에 특별한 성과를 내놓은 월남작가들의 새로운 문학사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여섯 명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작품 속에 드러난 고향 및 공간 인식을 통하여 월남작가들의 의미 있는 유형화 및 범주화가 가능할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고 그 의미를 면밀히 탐구하였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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