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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극의 형성과 재현의 문화정치 : Formation of Korean Historical Drama and Cultural Politics of Represe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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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양근애

Advisor
양승국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역사극민족사학역사-이야기문화적 기억재현고전전통민속조선성실패의 윤리비극적 감성기념과 기억정치적 퍼포먼스항쟁사민족환상접합문화정치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국문학전공, 2016. 2. 양승국.
Abstract
본고는 한국 역사극의 발생과 장르 형성 과정을 고찰하고 일제 식민지부터 해방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역사극이 재현되는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한국 역사극의 구조와 성격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근대초기 민족사학의 전개와 역사-이야기의 대중화를 역사극 발생의 조건으로 삼아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문화적 기억을 형성하는 고전, 전통, 민속 등을 포괄하는 한국 역사극의 독특한 형성 과정을 추적하였다. 그리고 각 시대별로 다양하게 창작, 공연된 역사극을 망라하여 역사극이 재현되는 방식과 그 효과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를 통해 서구적 장르 개념으로 환원되지 않는 조선적 역사극의 특성과 한국 역사극의 전체상이 드러나리라 판단한다.
문화적 기억의 작동 방식에 주목해 볼 때, 한국 역사극의 형성은 해방이 아니라 1950년 국립극장 개관 공연까지로 시점이 확대될 수 있다. 피식민과 해방, 분단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경험은 민족과 국가의 지속과 단절에 대한 의식과 무의식을 발생시켰으며 역사극의 생산과 소비에 내재된 민족 정체성과 주체의 윤리성, 그리고 기념과 기억의 문제를 통해 역사극 재현의 문화정치적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다.
본고는 우선, 역사극 창작과 공연의 추이를 살피기에 앞서 역사극 창작을 가능하게 했던 조건들을 살펴보았다. 근대적 사학의 확립과 역사서의 편찬, 역사교육 등은 역사적 사건을 인과관계에 의해 파악하게 하였으며, 연호 중심이 아니라 인물 중심의 역사가 널리 알려지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또한 당대 대중잡지와 신문에 전개된 다양한 역사 글쓰기를 통해 역사-이야기가 대중화 되고, 야담-강연을 통해 연행의 형식으로 역사가 대중화되는 양상을 통해 역사극 생산의 권여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20년대~1930년대 초반까지의 역사극은 민족 공동체에 대한 강한 암시를 통해 식민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 시기 역사극은 갑신정변이나 동학과 같은 근대초기 사건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을 재현하여, 피식민 사태로 인해 중단되었던 역사의 연속성에 대해 인식하고 민중의 힘을 역설하는 방식으로 역사적 전망을 꾀하고 있다. 근대초기의 역사를 다룬 희곡들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그 역사를 함께 경험한 집단의 기억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3.1운동 이후의 조선인들이 하나의 문화적 공동체 집단으로 호출되는 역사적 경험과 결부되기 때문이다. 1910년대에 막연하게나마 조선적인 것의 계승과 전통 연희의 변용으로 전개되었던 연극적 시도들에서 1920년 이후 민족성을 환기하는 역사적 사건과 그에 대한 기억을 문화적으로 재현한 역사극이 창작이 시작된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고대사를 소환한 역사극들에서는 먼 과거의 역사를 재구성함으로써 현재의 비극에 대한 연원을 심리적, 정서적으로 추적하고자 하는 의도를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재현의 방식 역시 역설적으로 민족 정체성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1930년대 초반에 창작된 역사극들 중에서는 역사적 시간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당대 현실을 성찰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어 주목된다.
1930년대는 고전부흥론, 민속학 연구 등과 함께 이른바 조선적인 것으로 표상되는 전통에 대한 재발견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역사극은 고전과 민속, 전통 담론 등 문화적 기억을 포괄하며 보다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1930년대 중반 이후 역사와 전통에 대한 연극계의 논의는 조선적인 것의 발견과 대중성의 확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전개된다고 할 수 있다. 1930년대 중반 이후 역사극의 유행 현상은 서구적인 사실주의극을 전범 삼아 진행되었던 신극 운동의 실패에 대한 반대급부로 등장한 것으로 근대극을 돌파하고자 하는 현대극으로 의미화 되었다. 또한 이 시기 역사극의 재현 방식에는 민속과 통속의 작용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공연의 연행성을 통해 확보되는 조선적인 역사극의 특성으로 파악될 수 있다. 중일전쟁 이후 신체제가 공고화되면서 역사극의 역사 해석과 재현 역시 지배 담론을 반영한 것이면서도 조선적인 특수성이 노출되는 이중적인 양상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역사극이 재현하는 역사는 일제가 완전히 장악하기 어려운 조선의 민족성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이 시기의 다른 연극과 구별될 수 있으며 본고에서는 이 점에 착목하여 실패한 역사 재현의 윤리와 언어적 간극을 통해 역사극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해방 이후, 민족의 자리를 복원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거의 역사를 재현하게 되면서 역사극의 문화정치성이 더욱 짙게 나타난다.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염원으로 민족을 전유하고자 했던 이념적 분화 양상이 역사극에서도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가장 먼저 소환되었던 3.1운동의 기억과 이 사건에 대한 좌우파의 다른 재현 방식이 이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이념으로 환원되지 않는 역사 재현의 특징들에 주목하였으며 이를 기념과 기억의 정치적 퍼포먼스로 의미화 하였다. 태극기와 애국가, 만세 등의 기호는 이 시기 이후 민족을 대표하는 표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3.1운동 기념제에서 공연된 작품들뿐만 아니라 대중극으로 취급되어온 역사극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될 수 있는 현상이다. 또한 해방기의 역사극에는 항쟁사를 소환하여 민족의 정체성을 구성하고자 하는 시도들과 함께 피식민의 경험에 대한 기억과 망각의 정치성이 드러난다. 일제 말기에 공연되었던 역사극을 해방기에 재공연한 사례들을 포함하여, 민족적 정체성을 구성하기 위해 배타적으로 동일화되는 기억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단정 수립 이후 남한 연극계의 주도권을 획득한 유치진은 극예술연구회의 정신을 계승하고 민족극 수립을 표방한 극예술협회를 설립하여 역사극을 창립공연으로 올렸다. 이후 1950년 국립극장 개관 공연으로 올라간 까지의 역사극들을 통해 정치적인 의도에 의해 역사 해석이 전유되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역사극들은 충과 의를 강조하여 피식민의 기억을 망각하는 한편 북한을 타자화 하는 방식으로 민족을 재구성하고 단일 국가를 수립하고자 하는 욕망을 보여준다. 연속성과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현되었던 민족사는 이렇게 국사와 접합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 형성에 일조한다. 이후 은 교과서에 수록되면서 문화적 기억의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식민지 현실의 알레고리로 자주 소환되었던 망국사로서의 신라의 이야기는 1950년에 와서 자주적 국가 건설을 위한 반성적 역사로 자리매김 된 것이다.
한국은 식민지와 전시체제 그리고 해방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일국사로 환원되지 않는 역사 개념을 담지하게 되었으며, 역사극은 그러한 역사 개념의 유동과 함께 민족과 그 외부를 문화적으로 재현하게 된다. 여기에는 당대의 정치사회적인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역사의 현재적 의미와 문화정치성이 반영되어 있다. 본고에서는 이 점에 착목하여 한국 역사극의 형성과 재현의 문화정치적인 국면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고자 하였다. 본고의 작업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 국사를 중심으로 한 역사 서술과 그 반영의 측면을 추적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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