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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 발명품으로서의 도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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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황주영

Advisor
조경진
Major
환경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Issue Date
2014-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도시공원모더니티19세기이상적 자연근대 도시부르주아파리런던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 협동과정 조경학, 2014. 2. 조경진.
Abstract
오늘날 도시공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일상 공간이다. 하지만 이는 비교적 최근인 19세기 후반 유럽의 근대화 과정 중 생겨난 일종의 발명품이다. 19세기의 급속한 도시화와 도시 인구 증가로 인한 삶의 질 악화, 그리고 주택난과 빈부 격차, 전염병 유행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중 도시공원이 도입되었고, 도시 구조의 핵심적 요소로 자리 잡았다. 공원은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악화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 하에 기획되고 제작되었다. 따라서 이것이 생겨난 사회, 정치, 도시적 맥락을 검토해야 함은 당연하고, 이렇게 생겨난 도시공원이 당대 도시민들의 삶 속에서 어떤 식으로 이용되었고, 그것에 내재한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도시공원의 조성과 특징, 이용의 양상 등이 함의하는 다양한 담론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도시공원의 모더니티를 보았다. 19세기 후반은 르네상스 이래 발달한 인간 이성의 기반을 둔 진보를 확신하는 계몽주의의 교의가 정치혁명과 산업혁명, 그리고 대도시의 발달을 통해 증명된 시기였다. 이는 서구 문명의 제 분야에 영향을 미쳤는데, 이러한 시대의 특징을 통칭하여 모더니티라 한다. 이러한 모더니티는 부르주아 모더니티로 대변되는 사회경제적 측면을 통해 가장 극명하게 잘 드러났지만, 미학적 모더니티의 반 부르주아적 태도로 나타나기도 했다.
왕실의 사냥터를 뜻하던 파크는 19세기에 도시의 면적이 확장되고, 시민 사회가 도래하면서 대중에 개방되었고 오늘날의 공원으로 의미가 변화했다. 이러한 어의의 변화는 그 사회의 사상과 문화의 변화를 반영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기도 한다. 공원이 조성되기 이전부터 도시 내의 공공 녹지의 기능을 했던 스퀘어와 산책로, 공동묘지, 위락공원 등도 이러한 맥락에서 변화를 겪는다. 19세기 후반 런던과 파리 등지의 서유럽 대도시에서의 모더니티는 이 시기, 이곳에서 도시공원이라는 근대적 시설이 필요에 의해 발명되게 된 사회적, 문화적인 조건을 반영한다.
급격히 발달한 도시 환경의 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연의 도입, 나아가 이를 통한 진보의 보장이 도시공원의 목표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도시개발과 관련된 경제적 목적, 보이지 않는 감시를 통한 사회 통제, 부르주아 중심의 사회적 이데올로기 주입 등이 숨어 있었다. 합리적 이성에 토대를 둔 인류의 진보를 확신했던 모더니티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발생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도시공원이라는 건전한 인프라스트럭처를 발명했다. 공원은 도시의 허파였고, 이곳에서의 활동을 통해 시민 대중의 건강뿐 아니라 교양과 도덕성도 함양해야 했다.
도시화의 과정 속에서 생겨난 도시공원은 도시 내의 배치에서뿐 아니라 그 내부 구성에서도 도시 조직의 성격을 내포한다. 근대 도시의 특성은 도시공원에서도 나타나고, 공원은 이를 재현하는 곳이자, 이를 인식하는 장이기도 했다. 도시공원이 내포하는 여러 가지 성격은 도시공원이 19세기에 형성된 근대 사회와 시민의 근대적 일상 속에서 구축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를 둘러싼 도시와 시민의 일상 환경, 그리고 그 환경의 안정과 격변, 진보와 개발, 갈등과 긴장, 계급과 젠더의 구분 등은 도시공원이 지닌 다양한 층위를 통해 드러난다. 즉, 도시공원은 근대 사회의 다차원적인 삶의 양상을 내포한다.
도시공원은 문화화된 자연을 재현하는 장이었고, 이는 우리가 자연을 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시공원 속의 자연은 온전한 의미에서의 자연이 아니라, 설계와 의도에 맞춰 가공되고 조정된, 자연스러워 보이는 이상화된 자연이었다. 도시공원은 일종의 문화적 자연이자, 자연이라는 형식을 띤 문화였다.
본 논문의 배경이 된 서유럽 대도시의 19세기 후반은 근대 자본주의와 시민 민주주의가 발전하던 시기로서, 소비하는 대중이 주인공이었다. 이들이 향유한 도시공원은 플라뇌르를 통해 당대의 문화적 가치가 전면에 부각되는 일상의 공간이기도 했고, 박람회 등 국가적인 자부심을 과시하는 장소의 일부이기도 했다. 혹은 급격한 도시화의 부작용과 어두운 과거를 은폐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도시공원이라는 제도와 시설을 통해 근대를 살던 사람들은 바람직한 시민이 되었고, 여기에는 다양한 권력 기제가 작동했다. 산책, 휴식, 문화 활동, 스포츠, 사교 활동 등 도시공원에서 행해진 다양한 활동의 이면에는 올바른 시민을 양성하는 제도가 공중위생과 공중도덕이라는 이름하에 작동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도시공원의 형성과 발전은 결코 양식적, 형태적 분석에 대한 연구에 한정될 단순하고 중립적인 영역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도시공원은 대도시 내의 자연으로서 휴식과 여가의 장이 되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함의를 담고 있는 이데올로기적인 공간이었다. 도시공원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도시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자연을 향유하는 장소를 표방했지만, 그 위치와 형태, 내용에서는 철저하게 부르주아적이었다. 도시공원은 근대의 특징인 계몽, 도시, 진보, 합리, 발전, 이성을 체현한 공간이었고, 이는 근대의 주인공인 부르주아가 추구한 가치였다. 공리주의적 효율성과 자본주의 경제체제, 민주주의 정치체제는 19세기의 근대 사회를 이끌었고,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근대적 변용을 겪었다. 도시공원은 도시의 위생과 질서의 유지라는 기능을 수행했고, 당대의 미적 취미를 반영했다. 도시공원이라는 공간을 조성하고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 19세기 후반의 모더니티의 제 양상을 찾아 볼 수 있다.
도시공원의 조성과 발전의 양상을 추적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이것이 반영하는 모더니티, 그리고 그것이 함의하는 바를 보았다. 도시공원은 엄밀한 계획 하에 조성된 근대적 발명품이고, 합리성과 정치적 목적이 반영된 공간이었다. 본 논문에서 논의한 19세기 후반의 서유럽의 대도시에서는 수많은 근대가 발명되었고, 도시공원도 그 중 하나이다. 모더니티의 근원과 영향력, 지속성에 대한 담론은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이는 시대와 문화적 맥락에 따라 변화하고, 이에 대한 탐색 또한 계속되어야 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4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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