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로의 행정법 방법론에 대한 의의에 관한 연구

Abstract

<국문 초록>

법학에 있어서 비교법 연구의 중요성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데 비하여 우리 행정법학계에서 미국행정법에 관한 연구는 아직까지는 부족하다. 미국행정법에 대한 비교법적 연구의 관점이 어떠해야 할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개개 법제도에 대한 비교 뿐 아니라 법제도 근저에 자리 잡은 사고방식과 추론방식에 대한 연구가 비교법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방법론의 차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의 방법론과 추론방식의 내용을 명확히 알 수 있고, 다른 법전통에 대하여 그 법전통의 입장에 서서 판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커먼로 법전통은 오랫동안 우리와는 무관하고 이질적인 요소로 취급되어 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성문법 위주의 법질서가 근본적으로 사례법, 판례법 위주의 커먼로 질서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문에서 인용할 건축신고에 관한 대법원 판결은 그 결론이 법조문과 행정법 도그마틱에서 바로 도출하기 어려운 데다가, 외견상은 커먼로의 유비적 방법론과 유사해 보인다. 요즘 발견되는 이러한 종류의 판결문들과 사고방식은 커먼로를 더 이상 남의 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추론을 지지하기 위해서든, 반박하기 위해서든 커먼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졌다. 커먼로는 그 개념 확정부터 쉽지 않다. 그래서 먼저 논의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커먼로 일반에 대하여 간단히 검토한다. 다음으로 미국행정법 형성사는 커먼로가 행정법에 대하여 가지는 의의에 대하여 연구해볼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산업화로 커먼로와 행정법이 제대로 첫대면을 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규모의 행정법률이 들어오면서 기존에 선례법 위주로 되어 있던 커먼로 체제가 어떠한 반응을 보이고 양자가 어떻게 관계 맺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에 관한 연구방법으로서 이 논문에서는 미국 행정법의 형성과정을 역사적인 순서로 서술하기 보다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연방대법원의 세 판결을 선택하여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다. 이상의 논의는 우선 우리가 커먼로에 접근하는 방식을 시사한다. 첫째는 역사적 방식, 두 번째는 방법론적인 방식, 세 번째는, 철학적 방식이다. 우리의 경우는 역사적인 분석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절 없이 단일한 법전통으로 발전한 커먼로의 경우 역사적 관점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커먼로의 대표적인 방법론은 유비적 사고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비형식성을 띠기 때문에 연역논증과 결합하거나 이를 포함하는 것이 가능하여, 우리와 같은 대륙법계에서도 법률과 도그마틱에 의한 논증을 전개하면서도 얼마든지 유비적 사고를 응용할 수 있다. 철학적으로는, 커먼로는 ① 유명론적, ② 규범주의적, ③ 자연법적 측면의 방법론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근본적으로 커먼로 방법론에 담겨있는 철학적 뿌리에 대한 지적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수준의 깊이 있는 이해가 있어야 커먼로를 우리 입장에서가 아닌 커먼로 입장에서 서서 파악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미국 행정법 형성기의 판결을 분석이 알려주는 점은 시대와 법정신에 맞는 판결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판결들은 공통점이라면 사법적 우월에 대한 지나친 확신에서 비롯된 자의이다. 판사의 자의란 것이 고의적인 태만이나 불성실의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판사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결국은 역사적으로는 자의적이라는 불명예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늘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할 것이다.

주제어: 커먼로, 비교행정법, 미국행정법의 형성, 로크너 판결, 판사의 자의 학 번: 2004-21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