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과 축적을 통한 삶의 표현 연구

Abstract

본고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제작된 본인의 작품들 중 시간의 흔적과 축적에 관한 주제의 작업을 대상으로, 그 창작의 동기와 목적, 제작과정에서 나타난 이론적 근거, 소재의 선택과 조형적 특성, 표현기법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후속 작업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작품연구 논문이다. 이 연구 논문은 주어진 삶에 대한 개인적 고민을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본인의 회화 작업에 관한 글이다. 이는 지난 5년간의 작업들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바를 풀어낸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여긴다. 또한 이 연구의 목적은 시간과 삶에 관한 개인적 깨달음을 표현한 본인의 작업 주제와도 일치한다. 바로 지나가버린 크로노스의 시간들을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카이로스적으로 인식하고 축적하고자 함이다. 비록 표현의 방식은 다를지라도, 회화에 담고자 한 내용과 고민을 글로 기록하고 답을 찾아가는 또 하나의 작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작품에 담았던 본인의 생각을 논문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는 일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더욱 확실하고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여겼다. 또한 언어라는 매체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본인의 작업에 이론적, 학술적 기반이 되어, 보다 객관적으로 작업을 평가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서로 다른 표현기법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주제로 정리된 것 역시, 하나의 맥락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회화와 언어는 서로 다른 표현매체이기에, 그 어느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본고를 통해 본인의 작업을 더욱 심화, 발전시켜 이후에 진행될 작업의 가능성에 기대를 더해보고자 한다.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Ⅰ장에서는 시간과 삶에 대한 고찰을 담은 작품 제작의 목적과 진행해온 작업의 주제를 간략히 제시하고자 하였다. 제Ⅱ장은 본인의 작업 분석에 앞서, 작품제작의 기반이 되는 시간관과 관련된 인식과 개념에 대해 다루었다. 먼저는 시간의 일반적 인식인 순환적, 직선적 시간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어서는 본인의 작품과 밀접한 개념인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라는 두 가지 표상에 관해 서술하였다. 제Ⅲ장에서는 앞장에서 정리한 시간관 중 크로노스의 시간과 연관된 작업을 다루었다. 1절은 <선(線)담쟁> 작업과 관련된 내용으로, 먼저는 생명력의 상징적 소재인 담쟁이의 생장과 잎맥에 대해 기술하였고 이어서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재료와 그 기법에 대한 내용을 서술하였다. 2절에서는 <흔적 속 나무형상 찾기> 작업의 소재가 되는 나무의 상징과 개인적 의미에 대해서 언급하였으며, 이어서 재료로서의 족흔적과, 이를 활용한 기법에 대해 기술하였다. 제Ⅳ장은 카이로스의 시간을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작업인 <build days>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1절에서는 시간의 축적을 표현하는 소재가 되는 축적 이미지의 조형적 특징과 연관된 내용에 대해 서술하고, 이를 표현한 다양한 재료들과 그 활용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2절에서는 <build days>의 주된 표현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쌓기(Build)' 의 의미와 이를 표현하기 위해 차용한 벽돌의 형상, 채색기법에서의 쌓기인 중첩 등에 관해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Ⅴ장에서는 본론에 서술한 내용을 요약하고, 연구를 통해 얻은 한계와 결과, 그리고 나아갈 방향에 관해 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