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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장(場)을 통해 형성된 내러티브의 표현 연구 - 본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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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민동기

Advisor
차동하
Major
미술대학 동양화과
Issue Date
2016-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기억의 장정서내러티브현재성먹의 입자누적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동양화과 동양화전공, 2016. 8. 차동하.
Abstract
본 논문은 기억의 장(場)을 통해 형성된 내러티브가 주제인 연구자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본문에서 다루는 작품의 제작 동기, 이론적 근거, 조형적 특성을 분석하는 목적은 연구대상의 회화적 구조를 형성 과정부터 분석하여 향후 작업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있다.
기억이라는 장치가 자극하는 감각의 세계는 나에게 늘 실재보다 생생하다. 기억은 나에게 실재와 내적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며 중개자인 셈이다. 그러므로 기억을 형상으로 표현하는 행위는 나를 이루는 것과 그것들의 외적 관계를 집합적으로 표출하는 중추적 행위라 할 수 있겠다.
떠올려진 기억은 현재 나의 욕망과 관심을 기반으로 연상된 다른 기억들을 함께 이끌어 내어 기억이 가진 이미지와 의미로 파편화되며 기억의 장을 형성한다. 나에게 자주 떠올려지는 기억은 강한 정서적 사건의 기억이 대부분이다. 그 기억에 속한 감정의 원인을 사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기억이 연상되며 인식 범위가 기억의 장을 이루어 나가게 된다. 기억의 장을 탐색하는 과정은 과거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기억 속의 나와 그곳을 바라보는 현재의 나로 분리시키고 당시에는 발견할 수 없었던 의미를 가시화한다. 삶의 어떤 보편적인 의미 같은 것 말이다. 연상이 기억의 장 안에서 일련의 기억을 묶어주는 가느다란 고리라면 보편적 의미는 그 고리를 강화해 하나의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기억의 장을 통해 형성된 내러티브는 다시 파편적인 이미지로 화면에 옮겨진다. 나의 기억에는 강렬함을 지닌 찰나의 이미지, 정서적 각성으로 보존된 특별한 이미지,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명확하게 남아있는 이미지들이 존재한다. 기억의 이미지가 분명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은 작업을 진행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된다. 파편적인 이미지는 시공간이 혼재된 비논리적인 장면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논리적 해석과 이성적 동의를 넘어서는 낯선 내러티브를 만들어 단조로운 기억의 재현을 극복하게 한다.
나의 표현방법은 먹, 목탄가루, 흑연가루를 아교와 카세인을 사용하여 누적시키는 방식이다. 초기에 사용했던 적묵법에서 출발한 누적 방식은 먹의 입자적 특성을 확장한 재료의 연구로 이어졌다. 먹 입자와 마찬가지로 불수용성인 목탄과 흑연을 가루 형태로 만들어 혼용함에 따라 적묵과는 다른 독특한 질감의 표피를 얻을 수 있었다. 목탄가루는 먹 입자보다 크기가 굵고 가벼워 가변적이고 우연적인 효과에 유리하며 부드럽고 두터운 느낌을 준다. 작업에 사용되는 목탄과 흑연은 가루의 형태라서 스스로 고착될 수 없고 접착제를 필요로 한다. 아교와 카세인은 서로 다른 접착성분과 건조특성을 지니고 있어 누적된 표피에 각각 다른 질감과 광택의 정도를 보여 준다. 아교는 안료와 지지체의 접촉 부분에만 소량으로 남는 특성상 고유한 안료의 물성과 색상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카세인은 빠른 건조와 무광택 효과로 안료와 결합해 텁텁하고 건조한 느낌이 된다. 기억 이미지는 누적되는 과정 중 재료적 특성으로 인해 선이 밀집된 부분에서 면이 형성된다. 재료가 고르게 누적된 균일한 표피는 선보다 면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지고 재료의 특성이 부각된다. 곱고 균일한 화면은 목탄가루가 더해진 먹색의 깊이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내 이미지의 형상에 시각적 긴장감을 부여한다. 화면에 형성되는 내러티브의 대상은 일정 부분 면으로 묶여 형태가 은폐되거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 된다. 가려진 이미지는 감상자에게 내러티브의 자의적 해석을 발생시킨다. 나의 기억에서 도출된 내러티브는 그 안에 담긴 보편적 의미로 인해 타자의 개입을 유연하게 하고 받아들인다.
이상의 연구 과정을 통해 기억의 장에서 만들어낸 내러티브가 누적이라는 표현기법을 통해 화면에서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방식을 분석할 수 있었다. 내 작업은 개별적이고 파편화된 기억에서 나 자신을 대면하는 과정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재의 나는 과거의 기억에서 매번 다른 의미를 발견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나의 작업은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것이 화면을 통해 질료와 밀접한 관계를 이루어 회화적 구조를 만드는 총체적인 행위이다. 기억의 장을 통해 도출한 내러티브가 어떻게 미술적 언어로 화면에서 표현되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 발생한 타자의 소통에 대한 접근을 타진하게 된 점이 본 연구의 의의라고 생각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9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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