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을 통한 공공갈등 관리방안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공공갈등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하고, 각 갈등상황에 적합한 갈등관리방안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 동안 갈등연구는 각 갈등상황에 효과적인 갈등관리 방안을 도출하지 못하였다. 공공갈등의 주요한 연구방법은 사례연구이다. 사례연구는 심층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하지만, 일반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최근 갈등 DB를 구축하여 갈등해결에 미치는 영향요인들을 실증 분석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자료 축적이 어려워 비교적 단순한 관계를 보는데 그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공공갈등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방법을 사용하였다. 연구 자료나 시간적 자원의 제약으로 인해 분석할 수 없었던 환경조건들과 행위자 특성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수 있으며, 갈등 해결 최종상태 뿐 아니라 갈등이 진행되는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공공갈등 선행연구에서는 구체적인 갈등상황에 따른 적합한 갈등해결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시뮬레이션은 기존 연구 방법론의 한계를 보완하고, 후속연구를 위한 선행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공공갈등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방법으로 쓰레기통 모형을 적용하였다. 쓰레기통 모형은 조직화된 무질서상태의 혼란스러운 의사결정 상황에 적합한 모형이다. 이 모형은 문제성 있는 선호와 불명확한 기술, 유동적인 참여자 등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갈등 상황의 갈등 해결 과정과 유사하다. 공공갈등 상황에서는 고정적이지 않은 행위자들이 갈등 상황에 참여하고, 갈등상황에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갈등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선호와 갈등 해결을 위한 대안 등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공갈등 해결 영향요인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 단계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 연구단계에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공갈등을 분석하기 이전에, 시뮬레이션이 현실상황에 정합한지 살펴보았다. 선행연구에서는 독단적인 조치나 사법적 판결과 같은 전통적 갈등관리방식보다 협상, 조정 등 대체적 갈등관리방식이 갈등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첫 번째 연구단계에서는 시뮬레이션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는지 검토하였다. 두 번째 연구단계는 갈등해결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간과했던 주요 갈등 특성요인에 따라 유용한 갈등관리방식을 도출하기 위해 갈등수준을 고려하였다. 갈등수준이 갈등 해결률과 갈등지속기간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 갈등수준에 따른 적합한 갈등관리방식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마지막 연구단계에서는 시뮬레이션에서 도출된 결과가 실제 사례와 부합하는지 공공갈등 사례를 통해 분석하였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단계 1>을 분석한 결과 당사자간 협상과 제3자가 개입하여 조정하는 것이 갈등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나타났다. 기존 공공갈등 연구의 결론과 시뮬레이션에서 도출된 결과가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연구단계 2>분석결과에 따르면, 갈등수준은 갈등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고, 갈등수준이 낮음, 보통, 높음일 경우 낮음과 보통, 높음 사이에는 각 갈등해결률에 차이가 있었으나, 보통과 높음 사이에는 각 갈등 해결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분석결과를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공공갈등은 갈등당사자가 광범위하고, 갈등이슈도 복잡하기 때문에 일정수준 이상의 갈등수준을 가진다. 그러므로 갈등 수준이 높다고 해서 협상과 조정의 효과성이 수준과 비례하여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갈등수준이 가장 높아 협의가 어려울 경우 제3자가 개입하여 조정하면 효과적이다. 마지막 연구단계에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한 결론이 현실과 부합하는지 영광 원자력 발전소 5, 6호기 사례와 경주 고속철도 노선 사례를 통하여 분석하였다. 영광 원전 사례는 경주보다 갈등이슈, 갈등당사자, 갈등 행태 등이 더 심각하였으나 감사원의 조정으로 인해 갈등이 해결되었고, 경주의 노선갈등은 정부간 대화를 통해 갈등이 해결되었다. 본 연구의 이론적인 차원과 실증적인 차원에서 기여한 바는 다음과 같다. 이론적인 차원에서는 첫째, 공공갈등 연구에 있어 시뮬레이션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방법론의 특성상 최종 갈등 해결 상태와 더불어 갈등과정까지 지속적인 협상, 조정 과정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발전시키면 각 상황마다 적절한 갈등관리방식에 대해 시사할 수 있는 바가 클 것이다. 둘째, 공공갈등 연구를 쓰레기통 모형이라는 비교적 신선한 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실증적인 차원에서의 함의는 첫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간의 적합성이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갈등수준이나 다른 갈등환경, 갈등 특성적 요인에 적합한 갈등관리방안이 적용되어야함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갈등수준이 높을 경우에도 갈등의 종결을 위해 일방적으로 해결하는 것 보다 공중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공공갈등의 특성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시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갈등은 시급히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보다 갈등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가장 먼저 협상을 하고자 노력하고 그래도 해결이 어려울 경우 제3자를 개입시켜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