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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자기의식적 행위의 가능성 : Conceptualizing 'self-conscious action' in Hannah 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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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종주

Advisor
신혜경
Major
인문대학 미학과
Issue Date
2013-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한나 아렌트자기의식적 행위행위정치판단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미학과, 2013. 2. 신혜경.
Abstract
이 글의 목적은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에서 자기의식적 행위라는 개념의 성립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에는 정치 미학 혹은 미학의 정치라는별칭이 붙어 있다. 그는 인간의 미적 자기 현시를 가리키는 행위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정치 철학을 전개하였으며, 칸트의 미학을 토대로 하여 행위의 영역인 정치의 장을 이해하는 방법인 정치 판단 개념을 제시하였다. 미학적 관점에서 행해진 이러한 정치 철학적 접근은 전체주의에 대한 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주의 앞에서 무력했던 기존의 합리주의 철학을 비판하며 그는, 정치를 합리성과 보편성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미학을 통해 이를 이해하는 길을 찾고자 하였다. 보편성이나 합리성과 같이 기존에 상정된 틀에 따라 세계를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긍정하는 방법을 찾고자 한 것이다. 그는 이것을 세계 내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세계와 화해하는 것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한나 아렌트의 철학은 행위 개념을 토대로 인간 개개인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상찬하는 동시에, 판단 개념을 통해 그 개인들에게 공동체적 지반을 제공(칸트에서 미적 판단은 타인의 존재, 나와 타인의 소통을 전제한다.)하려는 기획이다. 그러나 실상 한나 아렌트의 철학 내에서 행위와 판단에 관한 이 두 개의 이론은 적절히 관계 맺지 못하고 있다. 그의 행위 개념은 고대 그리스 영웅들의 개인주의적이고 분투적인 삶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개인의 현시가 아닌 공동체의 합의가 강조되는 판단 이론에서 행위는 공동체에 대한 참여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약화된다. 행위 개념의 이러한 약화는 때로, 그의 철학이 공동선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개인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으로 오독되는 결과까지를 낳기도 했다.
기존의 연구는 행위 이론은 희랍 향수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라는 비판에서 판단 이론을 우위에 놓거나, 반대로 판단 이론을 강조하는 것은 그의 철학 전반을 보수화한다는 비판 하에 초기의 행위 개념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진행되어 오고 있다. 이 글에서는 판단과 행위가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 행위 개념의 분투적 계기를 보존하면서도 엘리트주의적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독해를 시도하였다. 상상 속 타인과의 대화로 정의되는 정치 판단은 기본적으로 공동체 내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성격을 띠지만, 또한 타인과의 차별화라는 행위의 근거점이 될 타인에 대한이해가 될 수도 있다. 이 글에서 주장한 자기의식적 행위라는 개념은, 행위자가 스스로의 판단을 통해 자신의 행위가 낳을 의미를 알고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한나 아렌트 자신은 행위는 행위자의, 판단은 관찰자의 역할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 글에서는 판단과 행위가 연장선상에 있으며 행위자가 판단할 수 있음을, 따라서 자기의식적 행위가 가능함을 주장하였다. 판단을 토대로 행해지는 행위를 단순히 효율적인 행위가 아니라 자기의식적 행위로 칭한 것은, 한나 아렌트가 행위자 스스로는 행위의 의미를 알 수 없다고 적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정의하는 행위란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서, 행위자는 결과를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갖고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로 규정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행위자는 영웅으로 칭송받는데, 이 경우 행위는 특별한 소수만이 할 수 있는 활동이 된다. 한나아렌트는 행위하는 능력이 인간 누구에게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 모델이 영웅이라는 점에서 그의 행위 이론은 엘리트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 글이 자기의식적 행위라는 개념을 주장한 것은 영웅적인 용
기 없이도 행위가 가능한 한 방식을 찾음으로써 예측불가능한 영역에 있는 행위자 또한 영웅적 용기 없이도 세계 내에서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한나 아렌트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는 행위자의 입장에서 행하는 판단을, 후기의 《칸트 정치철학 강의》에서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행하는 판단을 제시했는데, 서술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둘은 별개의 것이 아니며 판단은 행위자에게도 여전히 가능하다. 그는 적절한 판단을 위해서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것은 실제 행위의 중단보다는 사유의 확장을 촉구하는 표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한편 행위자는 단순히 자신의 행위에 대해 판단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행위를 은유적으로 전유함으로써 그 의미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한나 아렌트는 《정신의 삶: 사유》에서 은유 개념을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명명을 통해 비가시적인 것(행위의 의미를 포함하여)을 현상 세계로 불러 오는 역할을 한다. 은유를 통해 행위자는 기존의 사회에서는 허용되지 않던 일까지도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로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공적 영역을 수정하고 확장하는 결과를 낳는다. 자기의식적 행위를 통해 행위자는 단순히 자신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뿐 아니라 새로운 공통 세계를 건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기의식적으로 획득되며 공적 공간을 확장하는 결과를 낳는 이러한 행위자의 정체성을 이 글에서는 수행적 정체성 개념에 비추어 살펴보았다.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이론을 체계화 하는 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판단 이론은 완성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았다. 이러한 탓에 그의 철학은 일관된 체계를 갖추고 세계를 설명하기 보다는 각각의 단편이 새로운 사유의 단초를 제공한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조각들을 새로 맞춤으로써, 그가 촉구한 분투적 행위, 그가 얻고자 한 세계와의 화해 양자가 모두 가능해지는 해석을 시도하였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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