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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이문구 소설에 나타난 고아의 형상화 연구- 민주주의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 : Embodiment of the Orphan in the Novels of Kim Wonil․Lee Mungu- In Relation to Democrac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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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소영

Advisor
손유경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고아메타포민주주의4.19혁명시민소시민김원일이문구비재현적 재현고아의 폭력초월론적 가상육체집단성고아의 죽음남성성4.19적 사고아나키즘적인 민주주의.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6. 2. 손유경.
Abstract
국문초록

이 글은 산업화 시기의 소설에서 고아와 소년의 실체와 기원을 찾으려는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1970년대 이후 한국문학사와 근대성의 관계는 중요한 주제였다. 이때 고아와 소년은 한국문학의 근대성을 설명하는 열쇳말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문학연구에서는 김윤식의 연구를 시작으로 형성된 고아와 소년의 계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본고는 이 점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국문학사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고아와 소년에 대해 메타적으로 접근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본고에서는 고아와 소년을 일종의 메타포(metaphor)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시대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표상되는 고아와 소년의 의미를 근대성이라는 한 단어로 수렴하지 않고, 각 시대의 갈망을 드러내는 복수의 메타포 중 하나로서 재해석하고자 한다.
본고는 산업화 시기의 고아와 소년을 탐구함에 있어서 근대성의 맥락을 한 편에 접어두는 대신 1960-1970년대 한국 사회에서 화두가 되었던 민주주의와의 관련성을 고려하고자 한다. 여기서 고아는 보통의 아이들과 달리 성장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자유를 제한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초적인 자유의 의지를 침해받지 않은 존재이며, 진정한 민주주의적 인간의 표상으로 기능할 수 있다. 박정희 정권기 민주주의와 고아-소년의 상관관계를 보다 실증적으로 재구하기 위해서는 시민 개념을 연결고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때 시민은 4.19에 연원한 개념이었다. 4.19 이후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와 시민의 기의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채워야 할 역사적 과제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박정희 정권에서는 민주시민이라는 용어를 창안하였다. 그러나 민주시민은 반공주의와 가족주의에 근거한 개념이었다는 점에서 소시민의 의미에 가까웠다. 박정희 정권은 이러한 시민 개념에서 고아-소년을 배제하였다. 이 사실은 고아입양특례법의 제정과 가족법과 소년법의 개정을 통해서 증명된다. 고아-소년이 시민 개념에서 제외되고 있던 현상은 당대 문학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19세대에게 고아란 교양을 갖춘 개인이자 정치적 주체로서의 시민을 드러내는 표상일 뿐, 그들은 역사에 실재하는 타자로서 고아를 사유하지 않았다. 이때 1966년에 등단한 김원일과 이문구는 당대 사회에서 고아-소년이 핵가족 담론과 시민 담론에서 배제되고 은폐된 사실을 날카롭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4.19세대의 고아의식과도 비판적 거리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 점에서 이들의 소설은 고아-소년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김원일과 이문구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이들은 공산주의와 관계한 아버지의 이력 때문에 반공주의와 가족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정권의 한국적 민주주의에서 소외되어 있는 존재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소외된 존재를 재현하기 위해 고아를 활용하였으며, 고아를 통해 한국적 민주주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김원일과 이문구의 텍스트를 중심으로 고아와 민주주의에 대해 탐구하려는 본고의 작업은 고아의 의미를 식민지 근대성으로 환원하는 기존 연구 시각과 차별화될 뿐만 아니라, 1960-1970년대의 민주주의를 오염된 민주주의로 단정하는 관점과 거리를 둔다는 점에서 한국문학사에서 고아와 민주주의에 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본고의 2장에서는 김원일과 이문구의 소설에서 나타난 고아의 형상들을 분석하기에 앞서 당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통해 실재하는 타자로서의 고아를 밝힌다. 구체적으로는 1960-1970년대 언론과 대중문화에서 재현된 고아의 모습과 소시민 혹은 시민의 당대적 의미를 논하였다. 고아-소년은 당대 언론에서 주로 범죄와 연관되면서 공포의 대상으로 부각되었으나, 대중문화에서는 소년 가장의 신화를 보여주는 소재로 활용됨으로써 연민을 자아내는 존재였다. 한편 시민 또는 소시민은 시민 아파트로 표상되는 새로운 삶의 방식과 건강하고 명랑한 소시민적 가정을 환기하는 용어들이었다. 따라서 그 당시 대중은 시민 또는 소시민이 되기를 욕망하고 있었다. 이때 김원일과 이문구의 소설에 표상된 고아-소년은 4.19혁명 당시 폭력성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박정희 정권의 (소)시민 되기라는 과업에서 배제된 존재들이었다.
이러한 차원을 염두에 두면서 3장과 4장에서는 각각 김원일과 이문구의 소설에서 고아와 소시민 혹은 시민의 재현 양상을 통해 민주주의의 문제를 고찰한다. 3장에서는 김원일의 소설을 중심으로 고아가 핵가족 담론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비판을 제기하였는지를 살폈다. 이는 가상의 가족을 상상하며 허구의 서사를 만들거나 고아의 폭력이라는 형태를 통해 제시되었다. 아울러 재현될 수 없는 존재인 고아를 형상화하기 위해 김원일이 시도하였던 미학적 실험들에 대한 분석도 진행하였다. 김원일은 고아의 육체를 상세하게 묘사하거나 신체의 일부인 손을 강조함으로써 다른 작품과 확연히 구별되는 이채로운 글쓰기를 선보였다. 이를 종합했을 때, 김원일에게 고아는 어떠한 공동체에도 귀속되지 못하는 단독자이자, 완전한 육체를 구성할 수 없는 존재이다. 따라서 고아가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 기입되기 위해서는 집단성을 획득해야만 했다. 그러나 김원일은 고아를 집단성에 쉽게 포섭하지 않으며, 고아와 집단성 사이에 긴장 관계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따라서 그의 역사소설에서 고아는 보수성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긴장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4장에서는 이문구의 소설을 중심으로 표상될 수 없는 존재인 고아를 재현 체계에 옮기려는 이문구의 미학적인 기도를 탐구한다. 이는 고아의 죽음이라는 형식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고아가 시민 되기에 실패한 자로서 박정희 정권의 상징 질서에서 죽어 있는 존재였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문구 소설에서 고아는 죽음을 벗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 이문구는 고아의 죽음을 형상화하는 데에서 머무르지 않고, 시민 되기의 실패를 통해 민주주의와 시민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이어 나간다. 이문구는 4.19혁명 당시 잠시나마 찾았다고 생각했던 민주주의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무엇이어야만 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였다. 그의 치열한 사색은 개념 자체에 대한 재사유를 촉진하였는데, 이를 4.19적 사고로 개념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문구는 당대 비평장에서 4.19의 정신을 계승할 혁명 주체로 지목된 소시민과 민중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보통사람이라는 용어를 통해 소시민과 민중의 관념성을 폭로하였다. 나아가 그는 고아가 혁명 주체가 될 가능성을 따져 보았다. 이때 고아는 단지 폭력성을 드러내는 존재가 아니라, 타인의 죽음을 매듭짓는 존재이다. 이 점은 죽음 앞에서 개인의 평등을 민주주의의 대전제로 사유했던 이문구의 시선이 반영된 것이다.
본고는 박정희 정권의 민족적 민주주의와 4.19세대의 민중적 민주주의의 대립으로 산업화 시기의 민주주의를 정리하는 단선적인 시각에서 탈피하여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이 격돌하던 시기로 1960-1970년대를 재정의하고자 하였다. 이때 고아와 부성(父性)의 관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를 사유하였을 때, 박정희 정권과 4.19세대는 스스로를 고아로 인식하면서 부성이 되기를 꿈꿨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김원일과 이문구는 부성이 부재한 상태 그 자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였다. 그들은 부성이 없는 민주주의를 꿈꾸는 고아들이었다. 김원일과 이문구는 어떠한 공동체에도 속하지 않는 진정한 개별자들이 모인 아나키즘적 민주주의를 지향했던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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