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민족청년단 소멸의 원인

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조선민족청년단(朝鮮民族靑年團)이 왜 해체되었고, 족청계(族靑系)가 왜 숙청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본 논문은 조선민족청년단의 해체와 족청계의 숙청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근대국가 대한민국의 건국, 한국전쟁 그리고 자유당 창당으로 대표되는 정치 역동적 시대배경이 폭넓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구의 근대국가 성립 논의를 종합하면, 근대국가로서 수립되기 위해서 국가는 폭력독점, 체계적·관료제적 기관 창설 그리고 정치경쟁규칙의 형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출 것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근대국가는 폭력독점을 통해 정당하고 유일한 강권력 주체가 될 수 있고, 체계적·관료제적 기관 창설을 통해 국가기구를 수립하며, 정치경쟁규칙을 형성함으로써 시민사회와 국가·정치영역을 매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갖추어졌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위 요소의 제도화 여부로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정치경쟁규칙의 제도화는 선거제도 및 정당제도의 확립으로 귀결된다. 이와 같은 근대국가 형성의 제요소들은 전쟁을 통해 촉진되고, 완성된다. 서구 국가들의 예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전쟁은 국가의 폭력 독점과 효과적인 관료제적 기구 창설 그리고 정치체제 제도화에 지대하고도 우호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대한민국은 위와 같은 서구 근대국가 형성과정을 대단히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었기에 건국 초기 대한민국은 취약국가 면모를 띠게 되었다. 그러나 1950. 6. 25. 발발한 내전을 거치면서 근대국가 성립의 요소들을 전격적으로 제도화 시킬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전쟁을 통해 국가의 폭력 독점과 체계적 국가기구 수립을 촉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전쟁은 대한민국 정치경쟁의 제도화에 우호적인 여건이 아니었다. 외부의 원조에 의지해 전쟁을 수행하던 대한민국은 시민계급과 전쟁의 계속을 위한 지속적인 자원동원을 두고 타협할 필요가 없었고, 가장 큰 원조를 담당했던 미국 역시 대한민국 정치의 안정을 중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선거제도와 정당제도는 정당정치 및 정치경쟁규칙의 제도화로 귀결되었다. 부산정치파동으로 일컬어지는 소요를 거치면서, 집권여당과 야당이 대권을 두고 경쟁하는 정치경쟁의 구도가 완성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족청계는 주도적이고도 지대한 공헌을 하였고, 이러한 공로를 바탕으로 초기 자유당의 지배세력으로 자리 잡는 듯 보였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서 족청계는 숙청된다. 이승만은 족청계의 위력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대중정당인 자유당을 통해 정치적 자원 및 지지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의회 내에서 여야 상호간 정당정치가 본격 가동되면서, 경쟁의 법칙과 승부의 방식도 그 이전과 달라지게 됐다. 지방선거, 대선을 치르면서 전국단위의 지지를 결집시키는데 관권과 대중정당이 갖는 기능을 더 이상 특정 계파의 영향력이 따라잡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조선민족청년단의 해산과 족청계의 숙청은 대한민국이 근대국가로 형성되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된 근대국가 성립 요소 중 정치제도의 제도화 과정에서 그 존재의의를 상실하고 정치무대에서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역으로, 조선민족청년단의 해체와 족청계의 숙청은 대한민국이 제도화를 통해 근대국가로 탈바꿈하게 되었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그 의의를 재조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ain the reason for the dismissal of the National Youth Corps (NYC) and the elimination of the Racial Youth Corps (RYC) faction, which was NYC's de-facto successor. Many youth groups were organized after the liberation of Korea in 1945. Among them, NYC, which was the most systemic and cohesive, was organized in October 1946 by Lee Bum-Suk who had ambitions for political hegemony. This corp participated in the election on May 10, 1948, and those who were associated with NYC occupied more than twenty seats in the National Assembly. In particular, Lee Bum-Suk assumed additional posts to become the prime minister and the minister of national defence. At that time, NYC played a very crucial role for Syngman Rhee, the first president of South Korea. Specifically, as President Rhee did not participate in or create any political parties, the political party role was performed by NYC instead. However, President Rhee ordered the dismissal of NYC. Even after the RYC faction contributed to the birth of a new political party ―the Liberal Party― and carried out the political upheaval in Busan that enabled the extension of President Rhee's dictatorship, Rhee eliminated the RYC faction entirely. Existing literature explains that Rhee had the NYC and RYC faction eliminated to maintain absolute political advantage. However, the dissolution of NYC and the extermination of RYC faction should be seen as the loss and removal of the institutionalization process of the political system, which was one of the elements of modern state establishment that the Republic of Korea underwent in the process of becoming a modern state. The significance of NYCs dissolution and RYCs elimination can be reexamined as a case illustrating the transform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into a modern state through institutional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