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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연애하기 - 2008년 이후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재현하는 연애에 대한 연구 : Romantic Relationship in the Neoliberal Korean Society : Representation of Romantic Relationship in Korean Romantic Comedy Movies sinc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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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소정

Advisor
홍석경
Major
사회과학대학 언론정보학과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로맨틱 코미디연애신자유주의재현담론분석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언론정보학과, 2016. 2. 홍석경.
Abstract
본 연구는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연애하기의 양상과 그 의미를 고찰한다. 현대사회의 사랑에 대한 서구 담론들은 후기자본주의 및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적 구조의 변동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도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통해 신자유주의의 모순점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세대론적 관점에서의 친밀성 문제 또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사랑과 친밀성의 영역은 개인의 사적인 영역만이 아니라 사회변동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논의될 필요가 있는 영역이다.
더욱이 연애란 사랑과는 다른, 보다 실천적 개념으로 한국 사회의 특수적 맥락을 고려해서 관찰되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 청년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 빈곤은 88만원 세대, N포 세대라는 명칭으로 요약된다. 이로 인해 연애주체로서의 그들의 정체성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한국 사회의 연애 담론은 그들을 연애불가능 세대라고 호명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디어에서 활발하게 연애와 성(性)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연애하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 만드는 일종의 연애정상화 현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문제의식은 이와 같은 연애불가능 담론과 연애정상화 담론 사이의 모순된 구조로부터 시작한다.
연애는 개인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근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자유로운 개인이 생겨나고, 개인이 주체적으로 타인과의 인격적 관계를 통해 자아를 발전시키는 서사로서의 낭만적 사랑 관념이 이상화되었다. 그러나 후기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개인은 자본주의 구조 하에 자유로운 노동력으로 호명되고, 이로 인해 개인의 일대기는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 되면서 친밀성 영역의 구조적 변동이 일어난다. 그리하여 낭만적 사랑의 영원성과 고귀성을 탈각한 합류적 사랑이 신자유주의 사회의 이상적 연애관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낭만적 사랑의 신화가 해체되고 합류적 사랑이 이상화되는 가운데, 오늘날 한국의 연애하기는 어떤 특성을 지니는가? 이를 관찰하기 위해 본 연구는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재현에 주목한다. 로맨틱 코미디란 멜로드라마와는 달리 연애를 개인 주체의 즐거운 실천으로 서사화하는 장르이며, 코미디라는 장르적 장치는 현실의 모순을 환기시키거나 개인의 욕망을 드러나게 해준다.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는 희극 영화에 뿌리를 두면서 하이틴영화, 청춘영화 등을 거치며 특수한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각 시대의 영화는 서로 다른 재현 관습을 통해 그 시대의 연애에 대한 의미를 농축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각 시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플롯, 캐릭터, 관습을 분석해봄으로써 한국에서 연애가 어떠한 변화를 거치며 실천되어 왔는지를 살펴본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2008년 이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재현 방식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결합을 통한 해피엔딩이 결여된 채 갈등과 이별을 반복하는 플롯이 발견되는가 하면, 오랜 기간 로맨스 영역에서 제외되었던 가족의 존재가 플롯상에 재소환되기도 한다. 캐릭터는 경제적 개인과 인격적 개인으로서 다채로운 특성을 띠고 있는 가운데, 남성 캐릭터의 재현 방식의 변화는 많은 논의를 가능케 한다. 또한 운명적 사랑과 첫사랑의 모티브, 연애의 자기서사화 작업, 판타지 요소의 증가, 회상 구조 등의 재현 관습은 오늘날 연애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이미지가 어떠한 것인가를 짐작케 한다.
2008년 이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이러한 특징과 변화를 통해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연애하기란 어떤 것인가를 분석해보았다. 첫 번째는 경제적 연애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의 발견이다. 연애가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스펙화되는 가운데, 연애주체들은 인격적 관계 안에서도 시장주의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보여준다. 특히 감정의 자본화를 통해 개인은 자기감정으로 침잠하거나 감정의 줄다리기에 골몰하게 된다. 두 번째는 먹고사니즘 하의 연애하기의 양상이다. 연애는 먹고살기의 문제에 의해 밀려나게 되고, 연애주체는 노동자로서의 역할 수행과 연인으로서의 역할 수행 사이에서 갈등한다. 또한 근대적 젠더 분업 체계가 붕괴되면서 남성이 친밀성 영역 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새로운 로맨스 서사의 경향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친밀성 영역에서의 새로운 양상과 고충은 보다 평등한 친밀성 영역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세 번째는 현사랑의 실패와 옛사랑의 그리움 사이에 놓인 개인의 모습이다. 오늘날 결혼을 탈각한 연애는 종종 실패로 이어지며, 이에 대한 퇴행적 위로로써 첫사랑의 노스탤지어가 만연한다. 네 번째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모호한 경계선에 위치한 연애에 대한 것이다. 개인의 연애에서 가족의 존재는 최근 친밀성 영역에 공적 영역이 개입되는 움직임과 맞물려 점점 커지고 있다. 더불어 신자유주의적 논리의 내면화를 통해 연애의 스펙화가 나타나면서, 전시하고 보여주는 것으로서의 연애하기의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연애하기가 지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연애가 지속되거나 오히려 연애 욕구가 커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논의한다. 오늘날의 연애주체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 나름의 새로운 이상향을 정립해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큰 동력으로 작동한다. 연인들은 현실을 감내하기 위한 방식으로 연애를 하며 자신이 기울인 노력과 의지에 대한 보답으로써 사랑을 성취한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한국의 사회경제적 맥락 속에서 연애주체는 상충하는 가치 속에 놓이게 되고, 이 가치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조율과 타협을 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연애가 포기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현실을 감내하고 유대하며 노력하는 방식으로서의 연애를 관찰할 수 있다. 연애불가능성의 시대에도 현재진행형인 많은 연애관계와 그 안에서의 개인이 발휘하는 선택과 능동의 주체성은 N포로 표현되는 비관적 담론에 대한 반증이다. 따라서 친밀성 영역에서의 안정의 확보는 곧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차원의 문제에 대한 해결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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