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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1953년 한국 소설의 젠더적 현실 인식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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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임미진
Advisor
방민호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해방기해방 후내셔널리즘생활한국전쟁젠더젠더행위젠더 위계질서탈여성성남성성월경越境공창제폐지남성 히스테리우울증애도사적 경험공적 대의.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2017. 8. 방민호.
Abstract
이 논문은 1945-1953년 소설을 대상으로 ‘해방’의 테제를 수행하려는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이 젠더적 현실 인식에 의해 출현하고 있음을 밝히고,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해방 후 문학의 지형을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민족국가의 이념과 가치를 재사유하게 한 동시에 젠더에 관한 인식 체계에도 극명한 변화를 가져온다. 해방 후 부녀자 인신매매 금지, 부녀국 설치, 여성 참정권 획득, 공창제폐지령 등의 법률적 시행은 여성해방의 혁명적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도적 시행이 곧 실질적인 여성해방을 가져온 것은 아니지만, 젠더 인식의 변화를 초래한 것은 분명하다. 이 논문은 해방 후 문학에서의 현실 인식을 당대 젠더를 둘러싼 사회 구조와 권력 관계 속에서 파악한다면 과연 어떤 가능성과 의미를 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하였다.
Ⅱ장에서는 1945년 8월 15일부터 1948년까지의 작품을 대상으로 내셔널리즘의 재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젠더행위의 의미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해방 후 남녀평등, 여성 참정권 등의 법제화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호명되면서 여성은 새로운 미학적, 정치적 의미를 획득한다.
1945년 8월 15일, 해방된 직후 여성을 새로운 정치적 주체로 호명한 것은 남성작가다. 김남천, 염상섭, 정인택, 정비석 등의 남성작가의 소설에서 여성 주인공은 공적 대의를 실천하는 민족주체로 등장한다. 남성작가는 타자로서의 젠더 정체성을 통해 조국건설의 욕망을 재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여성’이라는 재현 대상은 그것이 묘사하거나 재현하려는 바에 완전히 동의하는 안정된 기표가 아니라 경합의 장소이자 불안의 원인이 되는 문제적 대상이다. 공적 대의에 참여함으로써 행위하는 주체로 변모한 여성인물은 해방 후 이념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보여준다. 이는 혁명에 위기를 가져옴으로써 남성주체의 공적 대의를 훼손한다. 그 결과 남성작가는 여성인물을 남성의 공적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역사바깥의 인물, 가정부인, 또는 남성주체의 재건을 욕망하는 인물 등으로 재현한다. 이로 인하여 여성인물은 남성주체의 정치적 욕망의 대리인으로서 그 행위가 제약된다. 한편, 해방 후 여성작가가 문단에 소설을 발표한 시기는 1946년 중후반이다. 가장 먼저 문단에 작품을 발표한 것은 이선희와 지하련이다. 그들의 작품에서 해방 후 정치적 열망을 재현하는 인물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이선희와 지하련은 남성주체의 불안과 회의를 통해 해방의 열정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국가재건에 대한 윤리적 태도를 요청한다. 그러나 국가건설의 전망에 대한 여성작가의 정치적 사유는 오래가지 못한다. 1948년 8월 15일 남한의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여성작가는 ‘생활’의 문제를 마주한다.
Ⅲ장에서는 1947년 중후반부터 1950년 전쟁이전까지의 작품을 대상으로 사적 경험의 공론화를 통해 생활이 구축되는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1947년 중후반은 이념대립이 극에 달한 동시에 3.8선의 분할이 지속되면서 조선 경제구조의 파탄이 극심해진 시기다. 경제구조의 파탄이 생활의 위기로 이어진 상황에서,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시작한 임옥인, 장덕조, 최정희, 김말봉 등은 정치적 이념과 그 실현의 가능성이 아니라 생활의 문제에 천착한다.
임옥인의 소설은 해방을 기점으로 가정 내의 문제에서 벗어나 외부세계와 조우한다. 이러한 전환에는 작가의 월남경험이 가로놓인다. 임옥인의 월남경험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장면은 불구가 된 오빠의 모습이다. 오빠의 불구성은 오빠의 부재로 이어지는데, 이는 해방 후 여성이 자기 존재로서 존립할 근거가 된다. 그의 작품에서 여성주인공은 집과 가족이라는 사적 경험 내에서의 생활을 벗어나 주체로서의 새로운 자기를 정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장덕조와 최정희의 소설은 외부세계로 나간 여성지식인이 민족주체로 포섭되지 않는 여성 하위주체의 삶을 마주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빈곤이라는 사태는 재화의 결여가 아니라 기본적인 잠재능력의 박탈이다. 공적 대의가 최우선시 되었던 해방 후의 상황에서 가족과 가정이라는 사적 경험 내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여성 하위주체는 국가재건에서 완전히 배제된 이들이다. 장덕조와 최정희는 하위주체에 대한 공감과 관찰을 통해 그들의 가난한 삶과 기구한 운명에 관한 침묵된 ‘목소리-의식’을 드러냄으로써 여성 하위주체의 사적 경험을 공론화한다. 한편, 배제된 여성 하위주체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방 후에는 여성 하위주체의 생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역시 긴요한 문제다. 이에 대한 단서는 공창제폐지 관련 사건을 다룬 김말봉의 소설에서 찾을 수 있다. 김말봉은 공창제폐지의 정당성과 주변화된 여성의 안정적인 생활의 정착을 상상적으로 재현한다. 공창제폐지의 성공은 기독교의 순결주의를 통해 여성‘들’의 범주를 구성하고 오염되고 타락한 남성성을 거부함으로써 이뤄진다. 나아가 공창제폐지운동과 희망원의 설립은 사적 경험 내에서 논의되던 섹슈얼리티를 공적인 문제로 가지고 오는 한편으로, 여성연대의 가능성을 꿈꾼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그러나 여성연대의 가능성은 전쟁을 겪으면서 전화한다.
Ⅳ장에서는 1950년부터 1953년까지의 전쟁기 작품을 대상으로 국가이념의 권력화 과정 속에서 나타난 젠더 위계질서의 공고화와 그 불안정성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쟁서사는 가부장제 사회질서의 성역할을 강화한다. 이로 인하여 국가적 법적질서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보이지 않던 여성의 목소리를 드러내던 여성의 행위는 전쟁기를 거치면서 사회참여의 제한을 받거나 또는 내면으로 후퇴한다.
장덕조의 전쟁소설 속 인물은 후방의 여성을 넘어서 전장의 여성을 재현한다. 이러한 전장의 여성 재현에는 남성과의 평등을 요구함으로써 민족국가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차지하려는 작가의 욕망이 내재되어 있다. 장덕조의 소설에서 전쟁 참여의식은 죽음에 대한 애도와 연결된다. 그는 전쟁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방어하기 위해 전쟁의 고통과 죽음을 민족과 국가를 위한 대의로 승화한다. 한무숙의 전생소설에서 주인공은 여성이 아닌 남성이며, 이때 남성은 여성적인 이미지로 재현된다. 전장의 남성이 지닌 여성이미지는 남성히스테리의 증상이다. 호전적이고 용맹스러운 남성동지애를 상징하는 전장의 남성이 여성이미지로 전유됨으로써 전쟁에 대한 반감과 공포를 드러낸다. 또한 그의 소설에서 여성의 응시는 민족과 국가를 위한 대의에 복무하고 있다는 남성의 환상에 균열을 낸다. 손소희의 전쟁소설은 반공이념을 내세우는 국가주의로부터 거리를 두고 그 허구성의 메커니즘을 고발하거나 여성의 우울한 내적심리를 통해 전쟁기 일상성의 불안을 드러낸다. 이러한 여성인물의 내적심리는 전쟁의 대의를 수행해야 할 남성인물에게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우울증을 내면화하는 남성은 폭력적인 남성적 질서로부터 이탈한다. 손소희는 여성의 우울한 내적심리와 이를 내면화하는 남성을 통해 전쟁 이데올로기에 함몰되지 않고, 오히려 그 이념의 환상과 허상을 고발함으로써 전쟁의 대의에 균열을 일으킨다.
1945-1953년의 문학은 민족국가건설의 대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남성/여성작가가 재현한 젠더는 고정된 성적정체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젠더 정체성을 구성하며 국가적 법적질서에 참여한다. 해방 후 소설에서 젠더는 그의 이야기history뿐만 아니라, 그녀의 이야기her story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욕망하게 하는 기제로 기입된다. 해방 후 소설의 젠더적 현실인식의 주목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37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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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Ph.D. / Sc.D.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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