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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월튼의 믿는체하기 이론 -허구 감상 경험의 분석-
K. Walton's theory of make-believe : analysis on the experience of appreciating work of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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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주영
Advisor
오종환
Major
인문대학 미학과
Issue Date
2018-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허구 감상의 역설믿는체하기비극의 역설서스펜스재경험참여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미학과, 2018. 2. 오종환.
Abstract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허구 작품을 감상하며 그러한 허구의 등장인물이나 상황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누군가에게, 또는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해 감정적인 반응을 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기에 일견 허구적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감정 반응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간단한 사고실험만으로도 우리가 허구에 대해 보이는 감정 반응이 역설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주변의 누군가가 당신에게 자신의 아들이 불치의 병에 걸려 앞으로 두 달밖에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상상해보자. 그의 불운한 상황을 전해 들으며 슬퍼하고 있는 당신에게 그가 사실 전부 꾸며낸 이야기이며 그에게는 아들이 없다고 말한다면 당신이 느꼈던 슬픔은 사라져 버리고 아마도 속았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와 같은 다른 감정으로 대체될 것이다. 위의 사고실험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일으키는 감정 반응에는 그 감정이 향하는 대상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는 안나 카레니나 혹은 윌리 로먼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음에도 그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감상하며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왜 우리는 안나 카레니나와 윌리 로먼의 이야기를 그저 거짓이라고 일축해버리지 않는 것인가? 너무도 분명하게 허구임을 알고 있는 이야기들에 의해 감동받고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처럼 사람들이 그저 꾸며낸 이야기임을 알면서도 허구에 반응하며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매우 놀라운 일이자 설명을 요구하는 일이다. 먼저 우리들이 어떻게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 허구의 인물 혹은 상황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상술한 것처럼 실생활의 맥락에서는 그것이 향하는 대상에 대한 존재 믿음이 있을 때에만 감정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사실과 허구의 인물이나 상황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구에 대한 감정 반응이 발생시키는 이러한 역설을 해결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안은 역설을 이루고 있는 주장들을 분석하여 그것들 중 어느 하나가 거짓임을 논증하는 것으로, 역설을 구성하는 주장들은 다음처럼 형식화할 수 있다.

1) 우리는 허구적 사건이나 등장인물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2) 우리는 존재한다고 믿는 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3) 우리는 허구적 사건이나 등장인물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첫 번째 주장을 부정하여 역설을 해결하려는 입장은 환영론이라 불리며, 두 번째 주장을 거짓이라 주장하는 입장에는 사고이론과 C. 래드포드의 입장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주장은 K.월튼의 믿는체하기(make-believe) 이론에 의해 부정되었는데, 이처럼 형식화된 주장들 중의 어느 것을 부정하여 역설을 해결하느냐의 여부는 결국 각각의 이론이 감정 일반에 대해 취하는 입장과 허구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본고에서는 감정의 발생 및 그처럼 발생된 감정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반드시 믿음과 같은 인지적 요소가 필요하다는 인지주의의 입장이 가장 타당함을 설명하며, 이러한 인지주의의 입장에서 허구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유사-감정(quasi-emotion)이라고 설명하는 월튼의 이론이 역설의 해결에 가장 탁월한 것임을 일차적으로 밝힘으로써 어떻게의 문제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이를 위해 본고는 먼저 서론을 통해 감정 일반에 대한 이론들을 간략하게 검토하여 인지주의의 입장이 지니는 장점을 설명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환영론, 사고이론, 래드포드의 주장들을 검토하며 각 이론이 지닌 설명력과 약점을 분석할 것이다.
이어지는 본론에서는 상상하기의 일종인 믿는체하기의 개념이 그 핵심을 이루는 월튼의 이론을 살펴볼 것이다. 믿는체하기란 아이들의 소꿉장난에서 그 전형적 사례를 찾을 수 있는 일종의 상상하기로서, 허구의 감상자가 마치 트럭이나 인형을 가지고 노는 어린아이들처럼 허구 작품을 소도구로 하는 믿는체하기 게임에 참여하여 그 맥락 내에서 작품과 관련된 상상하기의 활동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말하자면 월튼은 우리가 허구를 감상하고 그에 반응을 보이는 맥락을 허구 작품을 소도구로 갖는 믿는체하기 게임이라는 상상하기의 맥락으로 옮김으로써, 우리가 허구에 대해 보이는 반응을 실제의 대상에 대해 보이는 반응과 구별되는 허구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우리는 존재를 믿지 않는 것에 대해 진정한 감정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므로 역설을 구성하는 세 번째 주장을 거부함으로써 허구 감상의 역설은 해소된다.

허구 감상의 경험을 믿는체하기 게임의 맥락에서 설명하는 월튼의 이론에 대해서는 이미 의미 있는 선행연구들이 진행되었다. 다만 대부분의 선행 연구는 상술한 허구 감상의 역설을 분석하고 월튼이 그에 대해 제시하는 해법을 검토하거나 허구적 개체의 존재론의 문제를 월튼이 다루는 방식을 검토했다. 말하자면 이들 연구가 어떻게 우리들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 허구의 인물이나 상황들에 대해 감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가의 문제를 해명하는 일에 주목했다면, 본고는 우리가 허구에 반응하며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에 대해 제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질문인 왜의 문제에 주목하여 기획하였다. 허구의 감상이라는 경험에 참여하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당연한 삶의 일부지만 우리는 왜 일종의 거짓에 불과한 허구에 관심을 갖고 감상하며 그것을 가치 있고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것인가? 왜 우리는 때로 동일한 허구 작품을 반복해서 감상하기까지 하는 것일까? 물론 허구의 감상에 참여하는 행위에 결과로서 수반되는 이익(benefit)들을 나열함으로써, 즉 교훈이나 통찰력과 같은 익숙한 효과들을 언급함으로써 이러한 왜의 문제에 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익들만이 우리가 허구를 감상하고 이를 당연하면서도 중요한 행위로 간주하는 이유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설명인 것 같다. 대개의 경우 우리가 허구 감상 행위에 참여하는 동기는 그것이 일단 재미있고, 흥미롭고, 그래서 그 자체로 즐거운 행위이기 때문인데 앞선 설명으로는 이러한 동기를 해명할 수 없고, 허구의 감상자가 매번 교훈을 얻는다고 말하기도 어려우니 말이다.
월튼은 허구가 우리의 삶에서 담당하는 역할과 허구가 기여하는 목적들 및 허구에 대한 감상자의 반응이 지니는 성격 등에 대한 질문을 하나로 묶어 허구의 이론화에 미적으로 연관되는 것이라고 부르며 이들 질문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제공한다. 이처럼 허구의 이론화에 미적으로 연관된 질문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월튼은 우리가 왜 허구 작품을 감상하며 그러한 감상의 경험을 가치 있다고 여기는가에 대해 그 나름의 답을 제시하는데, 월튼이 제시하는 답은 허구 감상 행위에의 참여를 명작이나 고전으로 간주되는 작품들이 주는 교훈이나 이익을 강조하는 대개의 이론에 비해 우리 허구 감상의 실제에 훨씬 부합한다. 따라서 본고는 본론의 두 번째 논의를 통해 허구의 감상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미적 경험을 분석하며 왜의 문제를 해명하려 시도하는 월튼의 작업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검토할 것이다. 특히 비극의 역설(Paradox of Tragedy), 서스펜스, 재(再)경험 등에 대한 월튼의 설명을 살펴보고 그것이 허구 감상의 이유와 가치를 설명하려는 다른 이론에 비해 우월한 설명력을 지님을 보일 것이며, 이에 월튼의 이론이 허구에 의해 환기되는 감정의 역설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허구에 대한 우리의 감상 경험 일반에 대한 설명력을 지님을 보일 것이다.

주요어 : 허구 감상의 역설, 믿는체하기, 비극의 역설, 서스펜스, 재경험, 참여
학번 : 2011 – 23109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2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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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Aesthetics (미학과)Theses (Master's Degree_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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