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공원 관리체계에 나타나는 공원 거버넌스 형성 과정

Abstract

도시 공원의 관리는 근대 국가의 성립 이래 공공 정부가 담당해 왔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공원을 비롯한 공공 공간에서 민간·시민사회의 참여와 주체적인 역할 수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공공 공간의 책임이 분화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거버먼트에서 거버넌스로 전환기를 맞이한 공공 부문의 관리체계 개편은 장소 관리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도시 재생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공공 공간의 관리체계 전환은 우리 사회에서도 몇몇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나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과 제도적인 정립은 미진한 상황이다. <br/> 본 연구는 도시 공원의 관리체계 전환 과정과 변화를 고찰하고 공원 거버넌스에 의한 도시 공원 관리 성과와 의미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국내 대표적인 민관 파트너십 공원 관리체계를 모색하고 있는 서울숲공원의 변화를 조성 시점부터 현재까지 통시적으로 살펴보았다. 서울숲공원은 2003년 조성 과정에서부터 민간·시민 사회가 함께 참여하였으며, 2005년 6월 개원 이래 민관 공동 관리체계를 유지해 왔다. 2016년 11월부터는 민간 위탁으로 전환하여 서울숲 컨서번시가 대표로 공원 전체를 관리 및 운영하고 있다. 도시 공원의 전면 민간 위탁 시행은 국내에서는 서울숲공원이 최초의 사례이며 현재의 국가 및 지방 정부 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그 수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숲공원 사례 연구는 국내 공공 공간 관리체계 전환과 관련하여 민간이 주도적으로 역할 주체가 되며 확장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공원 거버넌스 개념을 정의하는 토대가 되며, 향후 거버넌스 중심의 공공 공간 관리를 위하여 사회적인 공론화와 제도 환경 개선을 견인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br/> 서울숲공원의 관리체계 변화는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 2003년~2008년까지는 공공과 민간 부문의 파트너십 토대가 형성되고 도시 공원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이 정립된 시기이다. 공공과 민간 부문 간의 협력 모델 구축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았고, 서울숲사랑모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공원에서 참여와 능동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사회적 학습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서울숲사랑모임은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잃고 공공에 종속적인 위탁 계약 주체로 전락하였다. 경쟁 위탁 계약으로 이루어진 민간 부문의 공원 관리 참여는 내·외부적으로 위기와 한계를 깨닫게 하였다.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 정립을 위한 토대로 제도 환경 개선의 중요성을 인식하였고, 인적·물적 자원 관리를 위한 역량 강화와 관리 전문성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 및 기술·정보의 투자와 재생산 노력이 이루어졌다. 2013년부터 시작된 민간 주도적 공원 관리체계 전환을 위한 노력은 서울숲 컨서번시로 재구성된 민간 공원 관리의 주체 조직을 만들고, 공원 운영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공원 경영의 결과로 이어졌다. 궁극적으로는 공공과 민간 부문의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관계의 회복과 질서 구축의 시기인 거버넌스 관리체계 전환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br/> 공원의 관리체계 변화는 사회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공원에 대한 대중적·공공적인 열망(기대와 인식)에 대응하는 복잡하고 다원적인 요소의 중첩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서울숲공원은 초기 지역 개발의 촉매이자 공공 정책의 실현의 수단으로 인식되었다. 다른 공원과 차별화되지 않는 보편적인 여가의 장소였다. 그러나 최근의 서울숲은 능동적인 행위와 문화적 다양성이 나타나며, 공원과 지역의 연계가 강하게 두드러지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참여와 봉사의 장으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공원이 되었다. 이러한 공원에 대한 변화하는 인식과 이용은 공원의 관리 비전과 목표에 반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와 집단의 이해관계자와 주체들을 불러 모으고 결합시키는 바탕이 된다. <br/> 이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서울숲공원의 관리체계 변화는 민간·시민사회 부문의 주체 확장과 공원과 지역 사회의 관계를 확장한다는 점, 직접적인 이용자 주체가 관리 주체의 책임을 위임하며 동시에 권한도 수행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커뮤니티 중심 모델의 특징을 나타내지만, 한편 자원 관리의 효율성과 공원 관리의 기술 전문성 향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시장 중심 모델의 특징을 함께 공유한다. 그러나 국내 제도적인 현실 여건상 여전히 정부 중심 모델이다. 변화된 서울숲공원의 관리체계를 두고 커뮤니티 중심 모델이나 시장 중심 모델로 규정할 수는 없다. 다만 두 가지 각각의 모델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특징에 비추어 서울숲공원의 발전과 진화의 사례가 만들어낸 고유의 도시 공원 관리체계 작동 구조와 변화된 역할은 공원 거버넌스를 정의하고 해석 하도록 한다. <br/> 관리 체계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은 민간·시민사회의 의지와 헌신 이외에 포괄적 의미에서의 제도 환경의 변화이다. 서울숲공원의 관리 체계 변화에서 직접적인 변화의 계기는 2003년 서울시와 (사)생명의숲 간의 민관 파트너십 협약과 2013년~2015년 사이에 서울시 내부에서 형성된 도시 공원이 민간 주체 운영관리의 정치적인 약속과 의지였다. 공공 부문의 책임을 나누는 공공 관리 체계의 질서 재구조화 작업은 결국 공공 부문과의 적절한 이해와 협력 과정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러나 실질적인 민간 주체의 장기적인 역할 수행과 재정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법제 기반은 다각도의 모색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마련되어 있지 않다. 향후 공공 공간 관리체계 정립을 위한 제도 환경의 정비와 구축은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과제이다. <br/> 공공 공간 관리에서 민간 부문 역할의 장점은 다각도의 자원 관리와 소프트웨어적 프로그램 운용에 있다. 서울숲공원에서는 공공 재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매칭펀드와 인카인드 제도를 도입하였고, 공원 분야의 후원 및 기부제도 활성화를 시도하였다. 인카인드 제도는 물적, 인적 관리를 정량화 하는 시도였으며, 후원과 기부는 민간 자본을 공공적으로 활용, 사회적 자본화 한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크다. 도시 공원의 복잡성은 점차 경제적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 요구하고 있으며 서울숲공원의 경우에도 적절한 공공 수익 관리 모델 및 자체적인 지속가능한 전담 자금 관리 모델의 개발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민간 부문의 전문 지식과 기술의 적용은 서울숲공원만의 강화된 공원의 특성을 개발하고, 세밀한 장소 관리의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설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바탕이다. <br/> 공원의 거버넌스로의 관리체계 전환은 무엇보다도 민간 부문, 특히 자율성과 시민성을 바탕으로 하는 민간 주체의 성장과 확대를 가져왔다. 이들은 수평적 네트워크 조직을 구성하고 확장함으로서 공공 공간 관리 부문의 새로운 역할 모델을 구성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공 조직으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민간 부문의 중심에는 서울숲 컨서번시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보다 확대된 공원의 책임과 권한을 위임하게 되면서 전문성을 갖춘 도시 공원 경영 조직으로 체계화 하고 있다. 유지 관리 중심의 공원 관리에서 벗어나 운영의 필요성과 비전을 탐색하고 실천하였던 이들은, 오늘날 대형 도시 공원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시 공원 경영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며 도시 공원 관리의 관점 전환을 이끌고 있다. 새롭게 정의되는 도시 공원의 경영은 기존 시장 모델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 실현을 중심으로 한다. 현대 도시 공원은 과거의 자기완결적인 구조를 벗고 지역 사회와 현대 도시의 문제와 접목하는 확대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서울숲공원은 지역의 개발 촉매제로서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의 공동체 장과 일상적인 삶의 공간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역시 아래로부터 전개되는, 지역 기반의 민간 주체가 수립하고 실천하는 공원 관리 정책 및 전략의 결과이다. 전환된 공원 거버넌스 관리 모델은 궁극적으로 현대 대형 도시 공원의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회복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