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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의 통치론에 관한 헌법학적 연구 : A Study on Adam Smiths Theory of Gover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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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황희

Advisor
전종익
Major
법과대학 법학과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법과대학 법학과, 2018. 8. 전종익.
Abstract
일반적으로 애덤 스미스는 근대 경제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도덕철학자로서 윤리학과 법학, 정치학 등 광범위한 사회과학의 주제들을 다루었던 사상가였다. 법과 통치의 문제는 스미스가 일생동안 천착했고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주제였다.

본 논문은 경제학을 중심으로 했던 전통적 경향에서 벗어나 국가의 통치라는 관점에서 스미스를 독해하고 그의 주장을 재평가해 보았다. 그가 평생의 과제로 삼았으나 끝내 세상에 내놓지 못했던 통치론을 중심으로 그의 주장을 재조명하고자 했다. 그간 스미스의 정치경제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들이 통치의 문제를 부차적인 것으로 다루어왔다면, 본 논문에서는 이 구도를 전복해 오히려 정치경제학이 통치론의 소산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의 도덕철학은 근대 자연법론을 기초로 했다. 그는 그로티우스 이래 자연법론의 주요한 흐름과 같이 자기보존성(self preservation)과 사회성(sociability)을 중심으로 인간의 본성을 파악했다. 그는 원래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들이 공감을 통해 정치적 권위 없이도 도덕과 질서를 형성하고 권리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질서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정의의 위반과 권리의 침해가 야기할 무질서의 위험을 억제할 강제적 권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통치의 필요성을 도출했다.

스미스는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려는 인간의 노력에 기초해 국가의 성립을 설명했다. 이는 국가를 본성의 직접적인 산물로 보는 아리스토텔레스나, 계약 혹은 동의의 산물로 여기는 계약론자들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스미스에 따르면, 국가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고안된 제도적 장치이며, 국가의 가장 큰 필요성은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었다.

따라서 통치제도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보호에 적합하도록 형성되어야 바람직하다. 스미스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권력분립원리를 중시하고, 왕권 혹은 행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사법권의 독립을 강조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특히 그는 당시 영국의 대의제가 특정한 기득권 세력의 이익보장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면서 중상주의(mercantilism)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았다. 대표들은 사회 전체의 일반이익을 추구해야 하는바, 그들의 중상주의는 상공업자를 위해 나머지 사람들의 이익과 자유를 희생한다는 점에서 부당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상공업자와 노동자 간의 정치적 불균형 현상에서 찾았다. 상공업자에 비해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고 교육도 충분히 받지 못한 노동자는 공적 논의에 참여하기도 힘들고 설혹 참여한다 해도 그의 주장은 존중되지 않기 때문에, 상공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치적 주장들이 쉽게 관철될 수 있었다. 스미스는 이러한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여론과 공적 논의에 대한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흔히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의 신봉자로 알려져 있으나, 보이지 않는 손은 그의 전체 저술에서 단 세 번 밖에 등장하지 않으며 그는 이 개념을 특별히 강조하거나 중시한 적이 없었다. 그가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시장의 자율을 옹호한 것은 사실이나, 그는 동시에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사회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국가가 권리를 실정화하고, 보호하고, 그에 필요한 제도를 형성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공공시설과 공공사업을 담당하고, 사회의 안전을 지키고, 공익을 위한 여러 개입들을 수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리고 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과세 역시 국가의 몫이다. 특히 그는 시장경제가 발달할수록 분업의 폐해로 인해 인간이 정신적 무능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생각했고, 국가가 이 문제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공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스미스는 국가의 적극적 역할에 반대하지 않았다. 단지 중상주의 같은 부당한 국가 개입에 반대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국가의 정당한 역할과 부당한 개입을 식별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한데, 스미스의 정치경제학은 이러한 기준을 제공해 줄 수 있었다.

자유에 대한 스미스의 통찰은 오늘날 우리의 자유 관념에 몇 가지 유의미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첫째, 자유는 국가의 부작위만이 아니라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 측면을 설명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자유의 인프라 개념을 제안하였다. 특히 경제적 자유에 기초한 시장경제와 관련하여 이 같은 인프라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하다. 국가가 비개입과 부작위로 일관한다면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는 존재할 수 없다. 시장경제는 그것의 확립과 작동을 위한 제반 조건들을, 다시 말해 경제적 자유를 위한 인프라를 형성, 유지, 개선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필요로 한다.

둘째, 정치적 자유는 경제적 자유를 보호하는 좋은 수단이고, 정치적 자유가 충분히 행사될 수 있으려면 정치적 자유의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의지와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두 자유가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정치적 자유의 행사 문제가 평등한 경제적 조건과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제적 조건을 정치적 자유의 행사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로 이해할 수 있는바 이는 국가의 역할을 요구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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