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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정보구조의 보편성과 화제 구문의 특수성 - 일본어, 미얀마어와 대조 연구를 바탕으로 - : Universality of Information Structure in Korean and Specificity of Topic Constructions - Based on Contrastive Research with Japanese and Burme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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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정승철

Advisor
권재일
Major
인문대학 언어학과
Issue Date
2018-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인문대학 언어학과, 2018. 8. 권재일.
Abstract
화제는 언어에 따라 필수적으로 또는 수의적으로 실현된다. 한국어처럼 화제를 필수적으로 실현하는 언어는 일반 화제와 장면화제 중 하나를 반드시 명세한다. 반면, 서술은 모든 언어에 필수적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언어 연구는 표면에 드러나는 술어 구조에 더 집중해 왔다. 이를 술어 중심 관점이라 한다면, 본 연구는 화제 중심 관점을 택한다. 한국어, 일본어, 미얀마어는 화제 구조를 직접 드러내는 구문이 발달해 있다. 그러므로 세 언어를 기준으로 유형론적 대조 연구를 수행하면, 언어별 화제 구문의 특수성과 화제 중심 정보구조의 보편성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본 연구는 화제의 본질이 정보를 조직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을 재조명함으로써, 정보구조가 언어 구조의 보편적 체계임을 확인하고, 그 체계의 뼈대를 이루는 화제 구조의 기본적 구성과 세부적 작동 기제를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한 연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적 화제 중심 언어관, 인지언어학, 의미-텍스트 이론, 배경-초점 이론 등을 근거로 하여, 화제 중심의 정보구조 모델을 수립한다. 둘째, 한국어, 일본어, 미얀마어 화제 구문의 대조 연구를 통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여, 화제 구조의 보편성을 가늠한다. 셋째, 세 언어의 연구에서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에 설득력 있는 분석을 새로 제시함으로써, 화제 중심 관점과 새 정보구조 모델의 효용성을 입증한다.

본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세 언어를 새로 분석한 경험적 근거, 언어학과 심리학의 전통을 이은 기능주의 언어학의 화제-평언 구조, 인지언어학의 주의 체계에 대한 인지적 설명, 의미-텍스트 이론의 정보구조 형식화, 형식의미론의 배경-초점 이론 등을 하나의 줄기로 엮어냈고, 장면화제, 심리 접근 경로, 윤곽화를 핵심 개념으로 하여, 화제→{기반 [서술]}의 화제 구조를 정의하였다. 즉 화제는 정보의 출발점으로서 주의 체계의 심리 접근 경로를 따라 기반 정보를 활성화하고, 이 기반 정보에서 윤곽화를 통해 서술이 선택되는 동적 구조를 형성한다. 이 화제 구조는 인지언어학에서 구문 구조가 보편적 주의 체계를 반영하여 형성된다고 보는 참조점 설명에도 반영되어 있다. 참조점 설명은 참조점→{연계영역 [목표]} 구조에 대응되므로 본 연구의 화제 구조와 잘 부합한다. 이러한 화제 구조는 화제 구문으로 실현될 때, 이중 윤곽화를 통해 [화제]-[술어] 또는 [장면화제]-[술어]의 문장 구조로 나타난다.

둘째, 한국어는 화제 구조의 보편적 특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언어로 판단된다. 한국어에 새로 정의한 화제 구조를 실험적으로 적용하여, 한국어의 주어, 주격 중출, 보조사 등의 문제를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음을 보였다. 한국어의 주격 중출은 화제의 진행에 따른 [화제]→{[하위화제]}→ … →{[서술]}의 화제 연쇄 구조를 직접 반영한 것으로, 화제 구조의 세부적 기제를 잘 드러내 준다. 보조사 -는, -가, -도, -만은 화제→{[전경], 배경} 구조에서 전경-배경 정보간 대비를 표현하는 문법 현상으로, 각각 상이성, 부각성, 동일성, 유일성을 표현한다.

셋째, 기존 한/일 대조 연구에서는 일본어 화제 표지 -wa를 기준으로 여기에 대응되는 한국어 주격 표지 -가의 특수성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컸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들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한국어 화제 구문이 오히려 화제 구조를 직접 반영하고, 일본어는 화제 구문의 실현에 일부 제약이 있음을 밝혔다. 일본어는 지각 장면의 의문문과 일부 이중 주어 구문에서 -ga 주격 사용에 제약이 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지각적 화제 구조를 별도 범주로 설정할 것을 제안하였고, 이중 주어문의 화제→{하위화제}→{서술} 구조의 특정 의미 유형에서 상위 화제 윤곽화에 제약이 있어 화제→[하위화제]→{[서술]}에 해당하는 구문으로 실현된다는 가설을 제시하였다.

넷째, 미얀마어에서 두 주격 표지 -ha/-ka의 차이는 설명하기 쉽지 않아 분석이 보류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본 연구의 결과, 미얀마어는 화제 표지는 없지만, 배경 정보와 전경 정보가 각각 -ha와 -ka로 실현되는 대립 체계임을 보였다. 이를 통해, 화제 구조의 부분적 작동 방식의 하나로서 배경 윤곽화 구조인 화제→{전경, [배경], …}를 확인하였다.

다섯째, 이론적 일반화와 대조 연구 결과를 근거로, 화제 구조와 관련한 새로운 유형론적 분류를 제안하였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화제 표지의 유무에 따라 일반 화제와 장면화제의 대립을 필수적으로 표시하는 필수적 화제 명세 언어이다. 반면, 영어는 일부 유표적 구문을 제외하고 화제를 미명세하므로 수의적 화제 명세 언어이다. 미얀마어는 영어처럼 화제를 수의적으로 표시하지만, 화제 구조 내의 전경-배경 대립을 필수적으로 표시하므로 필수적 배경 명세 언어이다. 이 세 언어는 화제 구조의 일부를 필수적으로 표시하므로 화제 중심 언어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가 기여하는 바는, 한국어, 일본어, 미얀마어 화제 구문의 특수성 연구가 언어 보편성에 관한 근원적 질문들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보인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화제 중심 관점의 접근을 통해 언어 현상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 가능함을 보임으로써, 술어 중심 관점으로 다소 기울어진 언어 연구의 중심을 균형 있게 조정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연구의 결과 수립한 보편적 화제 구조는 인지언어학의 보편적 인지 체계 및 주의 체계의 기본 틀을 정보구조로 재해석하여 설명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엄밀한 형식화를 추구하는 의미-텍스트 이론과도 잘 부합하므로, 구체적인 형식화의 가능성도 크게 열려 있다. 비록, 술어 중심의 논항 구조 연구 성과들은 반영하지 못했으나, 화제→{기반 [서술]}의 보편적 구조 속에서 윤곽화 내부의 부분 윤곽화 개념으로 접근하면, 기존 술어 중심 연구들과 결합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기대된다.



주요어 : 필수적 화제 명세, 화제-평언, 정언문-제언문, 장면화제, 필수적 배경 명세, 배경-전경, 초점, 대조성, 인지언어학, 의미-텍스트 이론, 주격 중출, 이중 주어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43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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