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활동에서의 메타포와 생산성: 유전체편집기술 사례 연구

Abstract

본 논문의 목표는 과학 메타포의 특성과 역할을 모두 설명하는 가치를 찾고 이를 기준 삼아 유전체편집기술의 메타포를 평가하는 것이다.

메타포에 관한 비구성주의에서는 메타포를 비이성적인 언어로 여기며 과학에서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성주의는 메타포 없이는 과학을 설명조차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그들은 메타포의 사용이 그 자체로 창조적이기 때문에 과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대표적인 구성주의자로서 블랙은 상호작용 이론으로 메타포의 개념을 정의하고, 메타포의 창조적인 힘을 설명하고자 했다. 그는 원관념과 매개 대상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으로 인해 메타포 고유의 인지적 의의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메타포가 아닌 다른 언어로 대체하면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과학에서 메타포가 수행한 다양한 역할을 예로 들어 이 의미의 정체를 밝히려던 구성주의의 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한편 머캐머, 헤시 등은 메타포의 특별함이 유비적 사고로부터 비롯한다고 보았다. 이들은 유비가 언어 기술로 나타난 것이 메타포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유비라고 했다. 그 결과 메타포의 독특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유비와 차별되는 메타포의 가치를 보여야 했다.

켈러는 생산성 개념을 제안하여 메타포의 가치를 표현하였다. 그는 분자생물학과 발생학의 역사를 검토하여, 메타포의 기여를 전보다 폭넓게 인정했다. 그에 따르면 메타포는 설명이나 예측적 속성을 지닐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모형으로서 과학 활동의 수단이 되었다. 연구자는 아직 지식 체계가 불완전함에도 메타포 덕에 과학 활동을 이어 나갈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이처럼 메타포가 과학에서 지식의 확장을 위해 사용될 때, 켈러는 이 메타포를 생산적이라고 했다. 이때 과학적 생산성은 유비가 대체할 수 없는 독특한 기능을 표현한다. 또한, 구조-사상 이론의 도움으로 본 논문에서는 메타포, 유비, 생산성 및 반-생산성을 설명하였다. 애매성의 원천으로부터 목표 영역으로 이루어지는 투사는 이 개념들을 가시화했다.

본 논문에서 생산성 개념을 통한 분석의 사례로 삼은 유전체편집기술은 과학과 사회의 두 맥락에 걸쳐 중요한 기술이다. 따라서 이 기술의 적절한 명칭을 정하기 위해서는 두 영역의 가치가 모두 반영된 균형 잡힌 기준이 필요하다. 지금껏 생명 윤리적 시각에서 유전체편집은 사실을 정확히 묘사하지 않는 부적절한 메타포로 여겨졌다. 하지만 생산성 관점에서 볼 때 유전체편집 메타포는 반-생산적인 점도 있으나, 다른 메타포에 없는 생산적 면모를 갖는다. 이는 이 메타포의 애매성이 발현한 결과이며 유전체편집 메타포가 만연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나는 메타포가 생산성으로 설명되는 독특한 가치를 지니며, 여기서 생산성이 과학 맥락에서 메타포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 적절한 기준이 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