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조의 계절이미지 교육 연구 – 당시(唐詩)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는 계절이미지를 문학사적으로 종합한 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과 한‧중 양국 고전시가의 계절이미지를 비교하여 조망한 연구도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중국인 한국어 고급학습자를 대상으로 한국의 시조와 중국의 당시(唐詩)에 나타난 계절이미지 비교를 통해 학습자로 하여금 한국 고전시가를 더 입체적이고 원활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근래 한국어 교육에서는 한국 문학교육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의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문학작품을 학습 자료로 활용하여 교육 방안을 제시하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 하지만 여러 문학 장르 중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고전시가를 활용한 한국문학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하지만 학습자에게 익숙한 계절과 연관된 정서를 제재로 다룬 고전시가를 한국어 교육에 도입함으로써 그들이 가졌던 고전시가에 대한 낯섦과 거부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계절과 그에 대한 일반적인 정서의 유사성은 한국과 중국 고전시가에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시인들은 예리하고 풍부한 계절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무형의 계절의 언어를 아름다운 시의 문장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고전시가에 나타난 계절을 살펴보는 일은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각 계절에 대한 공통의 정서를 통해 고전시가 작품은 자신의 실제 생활과 동떨어져 지루하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과거의 작품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동질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현대와 고대의 간격을 좁히는 과정이자 각자의 삶을 둘러싼 계절을 되돌아보고 그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학습자는 시인의 시점을 통해서 순수한 사계를 체험할 수 있으며 인위적 흔적이 없는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재구성할 수 있는 효과를 얻는 동시에, 문학 감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이 가능한 계절이미지를 활용한 한국 고전시가 교육의 방법을 제안하고자 하며, 한국어 교육에서 고전시가도 충분히 교육적 의미를 가지는 좋은 교육 제재라는 것을 입증하려고 한다.

한국의 시조와 중국의 당시(唐詩)는 양국의 고전시가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계절을 가장 풍부하게 다루고 있는 장르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은 자연풍토가 흡사하다는 점에서 계절이미지 또한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했고, 당시(當時) 선조들의 정서와 사상, 그리고 사회문화적 환경을 보다 보편적 시각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상과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한·중의 대표적인 시가 장르인 시조와 당시(唐詩)의 계절이미지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우선 문학에서 계절이미지의 개념 및 유형을 정리하고, 이것과 문학교육의 내용을 연결시키며, 비교문학의 접근 원리를 기반으로 계절이미지를 활용한 한국 문학교육의 의의를 검토하였다. 이어서 시조와 당시(唐詩)에 나타난 계절이미지의 비교를 통해 한국 고전시가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 내용을 마련하였다.

본고에서는 시조와 당시(唐詩)에 투영된 계절이미지의 양상을 각각 실제적 계절감이 환기한 감각적 이미지, 정서적 계절감이 환기한 비유적 이미지, 그리고 관념적 계절감이 환기한 상징적 이미지등 세 가지로 체계화하였다. 이어서 시조와 당시(唐詩) 속 계절이미지의 특징에서 시간성, 서정성, 사상성 등 세 측면을 유출해 분석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들을 교육 내용의 기초로 삼아서 실제 수업 현장에 적용하여 학습자의 반응 양상을 분석한 결과는 주로 시조에 대한 관심 제고와 흥미 발견, 계절이미지를 인식하는 방법 습득, 상호텍스트의 발산적 환기 등 세 측면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가 실험 과정에서 발견한 한계를 검토하였고 학습자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본고는 학습자가 적극적으로 학습활동을 참여할 수 있도록 집단탐구 모형을 도입하고 검증실험을 통해 수업의 효과를 검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