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의 개념에 기초한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의 미학적 해석

Abstract

이 연구는 숭고의 개념에 기초하여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을 미학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먼저 조경사적 맥락에서 숭고의 미학의 역할을 밝히고, 이를 통해 도출한 쟁점들을 바탕으로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의 미학적 특질에 심층적으로 접근한다. 연구의 대상은 숭고의 미학과 조경계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은 시기로, 18세기 픽춰레스크 시기와 버크의 숭고론, 19세기 초월적 숭고와 옴스테드, 1970년대 미국에서 태동한 대지예술, 동시대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이다. 조경사에서 숭고의 미학은 관례에 대한 도전과 대안의 미학으로 작동하여 미적 향유 대상을 확장해왔으며, 동시에 황야나 오염 부지의 공포심을 순치시켜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조경 본연의 역할과 연관되어 면면히 존재해 왔다. 픽춰레스크 시기의 숭고는 원생의 자연과 폐허의 거친 특질을 풍경화식 정원에 끌어들이고자 하는 시도의 미학적 전거였다. 19세기에 숭고는 미국으로 수용되어 기독교 윤리와 결합되면서 초월적 경향이 강화된다. 초월적 숭고는 위협적인 황야를 종교적 회심이 촉발되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미국의 자연관이 되어 옴스테드식 공원의 사상적 연원이 되기도 하였다. 대지예술가들의 작품은 자연의 기념비적 규모와 역동적 힘을 보여주거나 후기 산업 경관이 지니는 매혹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숭고의 미학으로 해석될 수 있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 역시 미적 향유 대상의 범주를 넓히고 동시에 조경 고유의 임무와 관련되어 있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은 노화되어가는 산업 구조물의 외양을 그대로 드러내어 이를 야생의 식물들과 병치시켜 독특한 감각적 체험을 가능하게 하고, 산업 구조의 변동으로 유기된 오염 부지를 생태적으로 소생시키는 조경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의 숭고의 계기는 노화되어가는 산업 구조물과 생명을 담지하고 있는 야생의 식물상의 관계로부터 발견된다. 유기된 산업 구조물을 뚫고 피어나는 녹색 식물은 독특한 감각적, 시간적, 감동적 체험을 누리게 한다. 산업 구조물의 감각과 식물의 감각은 변증법적 충돌을 일으켜 독특한 감각적 체험의 장을 조직한다. 산업 구조물과 식물이 맺는 관계는 시간에 대한 인식을 가능하게 하여 불확실한 시간성을 체험하게 한다. 불확실한 시간성의 현시는 공간에서 시간의 제시에 대한 비평으로 기능한다. 시간성에 대한 논의는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의 감상의 정조와 연관된다. 픽춰레스크적 폐허가 노스탤지어와 멜랑콜리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면,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은 유기된 공간이 생태적으로 치유되리라는 희망적 정서를 전한다. 감각과 시간성에 대한 고찰은 자연의 치유력의 현시로 이어진다. 전통적 자연관에서 황야는 도시의 타자로 인식되었고 황야의 체험은 도시 외부에서만 가능하였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은 오염으로 얼룩진 부지가 끊임없이 본래의 상태로 회복하려는 자연의 치유력을 드러내고 있고, 이러한 경관의 미적 경험은 방문객들에게 숭고한 감동을 준다. 숭고의 미학은 기존 문화가 타성에 젖었을 때 변혁의 맹아로서, 동시에 예술과 미학의 본질을 사고하게 하는 개념으로서 미학사에서 늘 존재해 왔다. 조경에서도 숭고의 미학은 지적 편승을 위한 잠시의 유행이 아니다. 황야나 오염 부지를 길들여 향유의 공간으로 창조해내는 행위를 조경 실천이라 한다면, 숭고의 미학은 조경에서 면면히 작동해 온 미적 범주이자 계속해서 조경의 본질과 연관되어 논의될 필수적 유행이다.

This study aims to interpret aesthetic properties of post-industrial parks with a perspective of the sublime. For the sake of this purpose, it examines the roles of the sublime related to landscape architectural history and traces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post-industrial parks based on the deduced issues. The objects of this study are the Picturesque aesthetics of the 18th century and Edmund Burke's concept of the sublime, 19th century's transcendental sublime and Frederic Law Olmsted, Land Art of the 1970s, and contemporary post-industrial parks. In landscape architectural history, the sublime has expanded the scope of aesthetic enjoyment. It has operated as an alternative aesthetic category against conventional landscape design. At the same time, it has been associated with original role of landscape architecture, which creates artwork by taming wild and terrible qualities of wilderness or brownfield. During the Picturesque era, Burke's definition of the sublime was used as theoretical authority, introducing wild and rough qualities of wilderness or ruins into English Landscape Garden. In the 19th century America, the concept of sublime was affected by Christian ethics and changed from awesome and overwhelming divinity into peace and tranquility. The transcendental sublime had a great influence on the American view of nature, which found a religious spirit in American wilderness. It was used as an ideology of the built of Olmestedian parks. Land Art of the 1970s can be interpreted as sublime aesthetics, because it reveals not only the immense scale and dynamic energy of the nature but also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post-industrial sites. Post-industrial parks also expand objects of aesthetic enjoyment while retaining the original role of landscape architecture. Post-industrial parks produce unique aesthetic experiences by presenting aged appearances of industrial structures, juxtaposing it with wild plants. They also provide original role of landscape architecture by expressing ecological redemption of derelict brownfield. This study discovers sublime characteristics of post-industrial parks, inquiring into relationship between aged industrial infrastructures and wild plants. First, the sense of industrial structure and the sense of plants conflict dialectically, constructing an aesthetic field of unique sensory experiences. Second, the dialectical relationship produces uncertainty of time so that people experience complexity of time. This experience of the time functions as a commentary on presenting of time in real space. Post-industrial parks convey wishful emotion about redemption of derelict brownfield, whereas picturesque ruins cause sentiments of nostalgia and melancholy. Third, post-industrial parks propose an alternative view of nature. In traditional view of nature, wilderness is understood as the otherness of city, therefore, wilderness is only experienced outside of a city. Unlike the traditional perspective, post-industrial parks present healing power to restore contaminated land through ecological design strategy so that people can find quality of wilderness in brownfield of urban landscape. As a result, an aesthetic experience of post-industrial parks produces sublime impression. Throughout aesthetic history, category of the sublime has been the motive of change against convention, while reflecting the nature of art and aesthetics. In theory and practice of landscape architecture, the concept of the sublime is not a passing trend. Landscape architecture is to create artistic landscape by taming wilderness or contaminated sites. Therefore, an aesthetics of the sublime associated with the nature of landscape architecture will be a long lived 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