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기록화 연구

Abstract

한 사회의 역사는 남겨진 기록을 통해 재현된다. 국내 기록관리 10년의 역사를 보면, 기록물관리법의 제정과 기록관의 설치 등 공공부문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루었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는 여전히 기록관리의 사각지대가 곳곳에 존재한다. 지배층의 기록만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에 관한 기록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욱 풍부하게 재현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우리도 사회 중심부에서 소외된 계층의 기록화에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는 2006년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가 다문화 · 다민족 사회로 진입했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을 통한 이주 여성을 비롯한 이주민 공동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차별적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다문화 관련법을 제정하고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록학 영역에서도 사회적 배제를 겪고 있는 다문화 공동체에 대한 기록화를 통하여 사회통합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주민 관련 기록은 현재 대부분이 현용 및 준현용 단계의 기록들이다. 이는 이주민 증가율이 급증하고 사회 각처에서 다문화 사회를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문화 공동체의 기록을 결락 없이 생산해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본 논문에서는 사회통합의 시각에서 전국적인 현상인 다문화 공동체를 기록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주도의 장기 계획이 필요하지만, 기록화의 실행은 아래에서부터의 기록화, 즉 지역 기록관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지역에서의 다문화 기록화의 사례로는 국내 최대의 외국인 밀집 지역인 안산시를 선정하였다. 본 논문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다문화 기록화에 접근하였다. 먼저 다문화 기록화의 특징에 따라 안산시 소속 기록연구사가 주체가 된 기록화 실행조직과 자문조직을 구성하고, 지역 내의 공공기관 및 민간단체에서 다문화 기록을 수집하기 위한 방안 및 협력체계 구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으로 이렇게 수집된 다문화 기록을 보존하기 위한 기록관 운영 형태와, 기록관리기준표를 활용하여 다문화 기록의 생산유지를 위한 방안에 집중한 기록관리 체계에 대해 고찰하였다. 또한 다문화 기록을 통합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지역의 다문화 기록 데이터베이스들을 연계한 다문화 아카이브 포털을 구현하는 것을 다문화 기록화 사업의 최종 목표로 제시하였다. 이와 함께 국가기록원에서는 지역에서 다문화 기록관을 설립하거나 지자체 내의 기록관에서 다문화 기록을 관리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기록화 팀을 운영하는데 예산 지원과 인력 지원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 등의 역할에 대해 제언하였다. 이처럼 본 논문은 사회적 배제에 직면한 집단의 기록화를 통해 이들 소수집단에게는 정체성 확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적으로는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기록학 측면에서 모색하였다. 다문화 기록화를 비롯하여 기록을 매개로 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천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