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G 지불제도가 외래전이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위한 의료서비스의 효율성 제고가 전 세계적 화두가 되어 우리나라 또한 비용통제를 통한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1997년부터 10년 이상의 기간을 거쳐 DRG 기반 포괄수가제를 도입하여 2013년 7월부터 7개 질병군에 대해 전 종별 의료기관에서 DRG 기반 포괄수가제를 시행하고 있다(포괄수가제 당연적용). 포괄수가제는 의료공급자에게 제공량을 줄여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게 되는데 그 중 재원일수가 서비스 제공량 감소의 중요 대상이다. 재원일수 감소로 인해 입원에서 감소한 의료서비스가 외래로 전이되기도 하는데 이를 외래전이라고 한다. 외래전이가 발생할 경우 재원일수의 감소로 나타나는 포괄수가제의 성과를 상쇄하게 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외래전이라는 변수를 함께 고려했을 때 포괄수가제의 가장 가시적인 성과라고 알려져 있는 재원일수의 감소 효과가 달라지는지를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포괄수가제 시행이 입원진료의 효율화를 유도하는 대신 부적절하게 입원진료를 외래로 분산시키거나 전이시키는지 여부를 관찰하여 향후 지불제도 개편에 필요한 자료와 시사점을 도출하고,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이후 5년간의 외래전이와 재원일수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의료기관의 행태변화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구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맞춤형 DB를 사용하여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에서 포괄수가제 해당 7개 질병군으로청구된 모든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후 전체 외래진료내역에서 입원 30일 전, 퇴원 30일 후 사이에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상병코드로 청구된 건을 외래전이 해당건으로 정의하고 그 방문횟수의 합과 진료비의 합을 분석하였다.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효과평가를 위해 2013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기존에 포괄수가제에 참여하고 있던 종합병원을 DRG참여군, 기존에 행위별수가제로 청구하고 있던 종합병원을 DRG비참여군으로 정의하고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여 포괄수가제 시행여부, 포괄수가제 도입 전후 이외의 변수의 영향을 보정하고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으로 인해 종합병원에서 재원일수가 9.74% 감소하고 외래방문횟수는 0.67% 증가, 외래진료비는 2.38% 증가하였다.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이후 중장기적 행태변화와 영향요인 분석에서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의 재원일수와 외래전이 변화를 알아보고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그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알아보았고 그 결과 재원일수는 2013년에 비해 2018년에 7.6% 감소, 외래방문횟수는 0.9% 증가, 외래진료비는 34.5% 증가하였다.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는 질병군과 진료년도였다. 재원일수의 경우에는 환자요인이, 외래전이의 경우에는 의료기관특성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본 연구는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으로 인해 외래전이가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외래전이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재원일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여 포괄수가제 도입으로 기대되는 입원진료의 효율화라는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 재원일수 감소, 외래전이 증가, 의료의 질 변화까지 포함하여 포괄수가제의 성과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