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도 변화와 WTO 분쟁 대응 연구

Abstract

통상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체적으로는 외교부와 산업부 중 누가 통상 정책을 관할할 것인지의 여부는 모두 국가가 마주하고 있는 통상 현안을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외교부와 산업부는 국가 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WTO 분쟁 대응을 두고 서로 자신들이 업무에 더 적합함을 주장한다. 한국 정부는 새로운 정권이 등장할 때마다 잦은 조직 개편을 겪었고, 통상 조직의 소속도 외교부와 산업부 사이를 오가며 빈번히 바뀌었다. 그 중 2013년에 일어난 정부 조직 개편은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일어난 제도적 변화로서 국내 제도적 변화가 WTO 분쟁 대응 과정과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바로 그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본 논문은 한국 정부 내 통상 정책 관할권의 이동이 WTO 분쟁 대응 과정과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라는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WTO 분쟁 대응 과정에 개입하는 정책대상집단, 정부, 변호인단 각각의 선호와 행동을 설명하기 위하여 다층적 주인-대리인 이론을 분석틀로 삼는다. 통상 정책 관할권 이동에 따른 WTO 분쟁 대응 과정의 변화는 정부의 변호인단(대리인) 선택 관점에서 분석하고, 분쟁 대응 결과의 변화는 WTO 판결이 가지는 선례적 가치의 증감으로 분석한다. 분석 대상이 되는 판례는 한미 철강 분쟁(DS179), 한미 제로잉 분쟁(DS402), 한미 세탁기 분쟁(DS464)으로 최대유사체계 디자인에 따라 통상 정책 관할권을 제외한 요소들을 통제한 후 선정하였다. 본 논문은 한국의 통상 정책 관할권의 이동이 정책대상집단-정부-변호인단 사이의 다층적 주인-대리인 관계에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한다. 2013년 제도적 변화 이후 정책대상집단과 정부 사이의 관계가 가까워지며, 정책대상집단이 정부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커졌다. 또한,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응하는 의사결정체계를 사법적 성격에 가깝게 바꾸었다. 이러한 변화에 WTO 분쟁해결절차의 특성을 더해 한국 정부의 국내 법률회사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였다. 정책대상집단-정부-변호인단 사이의 상호작용이 강화되자, 한국 정부와 변호인단은 불공정 무역 행위의 확실한 철회를 원하는 정책대상집단의 선호를 반영하여 구속성 있는 선례를 확립하고자 노력하였다. 결과적으로 통상 정책 관할권의 이전 후 WTO 판결의 선례적 가치가 높아졌다. 본 논문의 연구 결과는 국내 통상 조직의 특징과 제도적 변화에 따라 동 국가가 WTO 분쟁해결절차를 활용하는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함의한다. 그리고 동 국가가 이를 통하여 자국에게 유리한 WTO 분쟁 선례를 형성하는 것까지 의도한다면 WTO 협정의 이행과 자유무역체제의 정착이 특정 국가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연구 대상을 WTO 회원국 전체로 확대하여 국내 통상 제도에 따른 WTO 분쟁 대응 과정과 결과가 어떻게 차이 나는지, 향후 WTO 체제의 지속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How does a domestic institutional change affect political and non-political actors behaviors in the WTO dispute settlement process. This study explores how trade bureaucracies who are in charge of WTO disputes react to domestic changes in their institutions. In my current case study on South Korea,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MOFA) used to hold jurisdiction over trade policies, however, this authority was transferred to the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Energy(MOTIE) in 2013. Specifically, I investigate how the selection of law firms which delegate South Korean government in the WTO dispute settlement process has changed based on their bureaucratic incentive before and after the institution reform in 2013. Moreover, I trace how the jurisprudence of dispute cases have changed in the perspective of leading case in the WTO dispute settlement. Using the most similar systems design, I analyze three dispute cases, US-Stainless Steel(DS179), US-Zeroing(DS402), US-Washing Machines(DS464), which are different only in trade policy jurisdiction. Bureaucrats have a target population as a principal to respond to and employ a law firm as a agent to delegate the government. In addition, they have their own organizational interest. A domestic institutional change has affected this multiple principal-agent relationship between three actors. I find that the transfer of trade policy jurisdiction from MOFA to MOTIE has increased preference of South Korean government on local law firms. Also, I find that the jurisprudence of those three dispute cases as a leading case has increased after the institutional change. This study implies that the pattern of the WTO members in using the WTO dispute settlement process can varies depending on each of their domestic institutional design. It also suggests that the WTO members can intentionally influence the WTO jurisprudence by forming a leading case in their favor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