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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의 금기와 경계 : Taboo and Boundary of Tombs
부산 비석문화마을의 형성과정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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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수경

Advisor
강정원
Issue Date
2020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비석문화마을아미동공포무덤금기위험죽은 자상징적 거리죽음의 공간귀신
Description
학위논문(석사) -- 서울대학교대학원 :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2020. 2. 강정원.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relationship between tombs, which mediate 'fear', and humans. Fear felt by living beings can be a way which the dead exist. Taboo regarding tombs is a sociocultural promise in which attitude toward the dead has been agreed upon historically. In this context, materiality of the dead is realized through tombs. Then, tombs become something more than functional spaces burying dead bodies but symbolic spaces where meaning of the dead has been projected. The Korean society has traditionally imposed 'tal' as a right to the dead and living beings respected the dead based on fear toward tal-religion. Tombs have been perceived as spaces which should not be interrupted carelessly since they have been regarded as the house of the dead. In particular, tombs without owner have been regarded as even more dangerous targets since they already have 'resentment' of the dead combined. In this context, fear toward tombs is an emotion completely affirming existence of the dead.
However, not all tombs have meaning and taboo. Symbol of tombs is not unconditional and it can be relative in the sense that it is compromised according to situation, especially, bond with the dead. In order to look into sophisticated layers of tombs, this study conducted anthropological research targeting the Tombstone Village in Busan where tombs of Koreans and tombs of Japanese coexisted. In the village -a refugee shelter formed on cemetery exclusively for Japanese established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large scale tombs for Koreans were established in the rear mountain of the village during the Korean War. This study aimed to understand respective attitudes of village people toward tombs of Koreans and tombs of the Japanese by focusing on nationality. In particular, this study tried to look into attitude of village people regarding damage to tombs through awareness of space based on risk factor by focusing on the 1950s and 70s during which the village began to be established.
Tombs of the Japanese and tombs of Koreans differ totally from burial method to style. Also, the tombs differed in all aspects including age background and economic level and the bond between the buried and village people was totally different. As examined previously, boundary of taboo was distinguished based on impression toward different tombs resulting from different cultures and bond with the dead. As a result, tombs of the Japanese, which were unfamiliar tombs belonging to the unknown, were perceived as targets not posing danger even after inflicting damage; thus, they were treated as mere objects or items based on their economic value. On the other hand, tombs of Koreans, which had unbreakable protection walls, were separated from living spaces and perceived as tombs that should not be damaged. Therefore, this study aimed to have balance between space of living and space of death based on double character of distance - practical distance between tomb and house and symbolic distance.
This study aimed to ultimately promote three levels of understanding. First, this study attempted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the Tombstone Village by focusing on tombs of Koreans, which had not been targeted in existing studies on villages. Second, this study proposed one study case with regard to tombs by describing attitude of village people based on tomb experiences. Especially, when taking into account several characteristics of tombs such as nationality, unknown tombs, and family gravesite, the Tombstone Village is a significant study target in terms of tomb. Lastly, this study aimed to pay attention to blank of emotions which cannot be filled by rationality of reason by taking a look at meaning of tombs which cannot be estimated based on economic value. Residents of the Tombstone Village had no other choice but to damage tombs of the Japanese in a situation of war and poverty and build houses on them. However, tombs of Koreans, which could not be damaged, were places where their cultural pain of not being captured in the domains of rationality and sacredness and not being visualized was witnessed.
본 논문은 공포라는 감정을 매개로 하는 무덤과 인간의 관계를 고찰한다. 산 자가 느끼는 공포라는 감정은 죽은 자가 존재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무덤에 대한 금기는 죽은 자에 대한 태도가 역사적으로 합의된 사회문화적 약속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죽은 자의 물질성은 무덤을 통해 가시화된다. 이때 무덤은 단순히 시신을 매장한 기능적 공간을 넘어 죽은 자의 의미가 투사된 상징적 공간이 된다. 한국사회는 전통적으로 죽은 자에게 탈이라는 권한을 부여해 왔으며, 산 자는 탈신앙에 대한 두려움을 기반으로 죽은 자를 존중해왔다. 죽은 자가 묻혀 있는 무덤은 망자의 집이라 간주되어,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공간으로 인식되었는데 특히 주인 없는 무덤은 죽은 자의 한이 더해져 더욱 위험한 대상으로 인지되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무덤에 대한 공포는 죽은 자의 존재를 전면으로 긍정하는 감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무덤이 의미와 금기를 부여받는 것은 아니다. 무덤의 상징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그것이 놓여 있는 상황 특히 죽은 자와의 결속력에 따라 협상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일 수 있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은 무덤의 복잡한 층위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인무덤과 일본인무덤이 공존했던 부산의 비석문화마을을 대상으로 인류학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비석문화마을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전용공동묘지가 있던 자리에 해방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피란민들이 몰려들며 생긴 마을이다. 이후 전쟁과 전염병으로 대규모의 죽음이 발생하면서 마을의 뒷산에 한국인 공동묘지가 형성되었다. 연구자는 이와 같이 혼재하는 무덤의 두 가지 국적성에 주목하여, 한국인무덤과 일본인무덤에 대한 주민들의 대별적인 태도를 각각 경제적 관점과 감정의 측면에서 이해하고자 하였다. 특히 마을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1950년대~1970년대를 중심으로 무덤의 훼손에 대한 주민들의 태도를 위험인지에 기반한 공간인식을 통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일본과 한국의 무덤은 장법부터 그 형식까지 전혀 다르다. 특히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과 상황 속에서 조성된 비석문화마을의 일본인무덤과 한국인무덤은 무덤의 차이만큼 그 속에 묻힌 두 국적의 망자들과 주민들의 관계에 있어서도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기인하는 상이한 무덤의 인상과 죽은 자와의 결속력에 기반하여 금기의 경계는 구분되었다. 결과적으로 사연을 알 수 없는 자의 낯선 무덤에 지나지 않았던 일본인무덤은 훼손을 해도 위험하지 않은 대상으로 인식되었으며, 이에 따라 경제적 가치로 환원되어 단순한 사물 혹은 상품으로 취급되었다. 반면 금기의 방어벽이 무너지지 않은 한국인무덤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으로 남아 삶의 공간으로부터 구분되며 훼손해서는 안 되는 무덤으로 인식되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무덤과 집의 실재적 거리에 더해 상징적 거리라는 거리의 이중성을 통해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였다.
궁극적으로 본 논문은 세 가지 수준의 이해를 도모하고자 하였다. 먼저 기존의 마을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한 한국인무덤에 주목함으로써 비석문화마을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시도하였다. 두 번째로 무덤에 대한 경험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태도를 기술함으로써 무덤에 관한 하나의 연구사례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특히 일본인무덤 뿐만아니라 무연고묘와 선산 등 여러 가지 교차하는 무덤의 특성들은 그 자체만으로 중요한 연구대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는 경제적 관점으로 환원되지 않는 무덤의 의미를 조망함으로써 이성의 합리성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감정의 여백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비석마을주민들은 전란과 빈곤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일본인무덤을 훼손하고 그 위에 집을 짓고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차마 훼손할 수 없었던 한국인무덤은 이성과 신성의 영역에서 포착되지 못했던 감정의 균열이 목격되는 자리였다. 즉 한국인무덤에 표한 주민들의 공포는 인간은 결코 어떤 상황에서도 이성만으로 살 수 없으며 상징과 의미에 기반한 감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무엇보다 인간적인 감정이었던 것이다.
Language
kor
URI
https://hdl.handle.net/10371/209020

https://dcollection.snu.ac.kr/common/orgView/000000159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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