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성종 14년의 군현제 개편에 대한 연구

Abstract

성종 14년에는 여러 부문에서 唐의 제도를 모델로 한 제도 개편이 이루어졌다. 郡縣制의 개편도 그 중 하나로서 기초 행정단위를 으로 일원화하고 몇 개의 縣으로 구성되는 상위 영역으로서 州를 설정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州가 縣의 상위 영역으로 구성되는 운영체제를 주-縣體系로 지정할 수 있다. 『高麗史』地理志에서 州에 대한 외관 설치가 개별 군현의 연혁으로 정리된 것은 이 구조를 인식하지 못하여 되어 있다. 그리고 浿西道의 州와 縣은 별개의 군현 이었는데, 이는 고려초기 부터 이미 외관이 설치되었고 이것을 그대로 인정한 결과이다. 성종 14년 개편의 또 하나의 내용은 중간 운영단위를 구성하는 군현의 영속관계 재현한 것이었다. 이전에는 신라의 군현제를 계승하여 을 중심으로 3-4개의 군현이 하나의 중간 운영단위흘 구성하였다. 그런데 '주-현체계'의 구성을 반영하는 몇몇 사례를 검토해 보면, 의 편성 내역이 종래 중간 운영단위의 편성과 큰 차이가 있음이 확인된다. 이 개편은 종래의 운영체제를 매개로 나타나는 영역간의 지배관계를 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성종 14년의 개편은 지방사회에 대한 통제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 전면적으로 이루어진 조치라는 한계로 인하여 정착되지 못하고 단명으로 끝났다. 현종 9년의 개편은 주요 중심 군현에 와관을 설치하고 여기에 다수의 군현을 소속시켜 중간 운영단위를 구성하는 방식, 곧 '주현속현체계'를 채용하는 것이었다. 이 개편은 중간 운영단위의 규모를 확대하여 내부적으로 발생할 수 있은 군현 사이와 수탈을 줄이려는 것이었으며, 지역적 조건에 따라 그 규모를 다양하게 적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