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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炳宗 個人展-바보예수와 無의 破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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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金容沃

Issue Date
1989
Publisher
서울대학교 조형연구소
Citation
造形 FORM, Vol.12, pp. 33-38
Abstract
무고 김병종을 나는 잘 모른다. 이런 말을 하면 또 내가 무슨 궤변을 펴려는가 하고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것은 정말 일차원적인 박소한 언급이다. 우선 김병종 선생과 앉아서 대화를 나눠 본 시간이 내 기억으로는 서너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 정말 모르는 사람이다. 난 그의 성장배경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또 과거에 그린 그림도 잘 모른다. 사실 난 그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 그가 서울대학교의 선생님이라는 것, 동양화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 왕성한 독서력에 이론이 강한 특이한 체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대단히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것, 이런 것들이 내가 김병종 선생에 대해서 기억해 낼 수 있는 모든 것이다. 그에 대해서 내가 이런 글을 쓰게될 줄 알았던 들 좀 더 그와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좋았을 것을, 좀 더 인적자료를 조사해 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와나는 사실 알고보면 나이도얼마 차이나지 않는 동시대 의식권에 들어있는 친구이건만, 그는 나를 매우 어렵게 생각해 주고, 그러다 보니 어영부영 서로앉아서 이야기를 해 볼 시간이 없었다. 요즈음 한국화라는 말이 도깨비처럼 나들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난 불행하게도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난 아직 한국 이라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궤변이 아니다. 내가 자랄때 소박하게 기억하는 말로는 '동양화'라는 말이 있었다.그리고 지금도 정상적인 조선 말의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동양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머리 속엔 퍼뜩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줄을 선다. 먹 색깔의 농담에 의한 흑백의 점과선, 그리고 뿌연 안개와 구름의 신비감, 그리고 폭포, 그리고 강 이에 노니는 배,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오늘의 한국화'라는 말은 이렇나 전통적이고전형적인 '어제의 동양화'에 대해서 생겨 난 말이고, 여기에 '대해서'라는 말에는 들어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동양화라고 할 때는 쉽게 서양화라는 동.서의 양가적 분별의 식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한국화라는 개념은 그 주변을 형성시키는 맥락적 대비체들이 불분명하다. 한국화는 동양화.서양화라는 장르의식을 떠나야 할 것이고, 한국사람이 그린 그림이면 먹으로 그리든 에노구 뺑끼로 그리든, 하늘하늘한 여우털 붓을 쓰든 뻣뻣한 돼지털 붓을 쓰든, 다 한국화가 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한국화란 특수의미, 즉 동양화라는 전통개념에 대한 안티체제로서의 양식성의 역사적 의미는 모조리 상실되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화는 민족개념으로서 국제관계속에서 규정된 상대적 개념인가? 다시 말해서 동양화는 개념속에서 세분화된 민족개념으로서 타민족의미술 장르와 대비되는 개념인가? 다시 말해서 중국화, 일본화, 월남화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한국화인가? 그래 그렇다고 치면 동양화 속에서 한국화의 특성, 즉 타민족의 그림으로 분해되지 않는 독특한 고유성은 도대체 무엇이냐? 이러한 질문들은 매우 그럴 싸하게 들린다. 매우 문제의 핵심을 찌르고 있는 철학자 도올의 명언처럼 들린다. 그러나 사실 알고보면 이모든 개념의 장난들은 도대체 논의를 거듭할 수록 호미할 뿐인, 그러니까 애초에 거론 될 가치조차 없는 빤할 빤자의 명제에 불과한 것이다. 왜냐? 도대체 '한국화'의 개념에 대한 연역을 정당화 시킬 수 있는 '한국'이라는 것이 정의되어 있질 않기 때문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67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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