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조의 정치 행정사상

Abstract

려말의 무장 이성계가 신흥유신들과 제휴하여 조선조를 건국(임신년 1392)한지 27년 뒤인 1419년(기해년)에 제4대 국왕에 오른 세종대왕은 그의 32년간의 재위기간에 정치 • 문화 • 경제 • 사회 등 각 영역에 빛나는 치적을 남기었다. 태조조(1392~1398)로부터 2년간의 정종조를 거쳐 제 3대 태종조(1401~1418)에 이르는 건국초의 기간이 한국정치사에 있어서 근세국가의 정치권력의 형성기라 한다면, 세종조(1419~1450) 32년간은 세종의 주도하에서 근세 정치문화를 형성하고 유교적 관인국가체제를 확립하기 위하여 정치 • 의례 • 제도 • 문화 • 사상적으로 유교주의적 기초를 구축함과 아울러 대명사대관계를 정립해 간 시기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침 이시기는 려선이 교체되어 유교와 불교가 교체되는 등 종교적 • 사상적으로 격동하는 시기이었던 만큼 여기서 새로운 유교주의 정치문화의 상부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장기간의 시일이 소요되는 신생왕조의 과제이었으며 또 왕조교체 후의 대명사대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과제이었다. 이와 같은 과제수행을 위하여 세종은 우선 학자와 인재를 양성하는데 전력을 경주하고, 세종 2년 3월에 집현전을 설치하여 주자학과 고제연구 그리고 저술편찬에 주력하였으며, 세종 10년에서 동 18년 기간에는 집현전학사도 대폭 증원(세종10년에 16명에서 세종 17년에는 32명)하였다. 이들이 점차 학문적으로 성숙되고 장년기에 접어들면서 정치참여의 기운이 고조되었으며 언관으로서 혹은 정치인으로서 고제의 실시 및 토착화를 담당하기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