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조선·대만에서의 '家制度'의 정착 과정 - '戶主·家族'과 '戶主相續' 개념을 중심으로 -

Abstract

근대 일본 특유의 가족제도인 家 제도는 1898년 민법 친족·상속편의 제정과 호적법의 개정으로 수립되었다. 일제는 대만과 조선을 식민지로 영유한 후, 친족·상속법에는 일본의 법령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그 지역의 '관습'에 따르도록 했다. 하지만 일본의 家 제도는 명시적인 법령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통치

과정에서 점차 식민지 사회에 정착되어 갔다.

조선에서의 家 제도의 정착을 다룬 선행연구들은 주로 한국 친족제도의 원형을 상정하고, 식민지기 일본식 家 제도의 '이식'으로 인해 그 원형이 '왜곡'되었다고 보았다. 근래에는 家 제도의 정착 과정을 조선 관습의 일방적인 '왜곡·변형'으로 보는 데 반대하는 견해들도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즉, 원형과 전통을 상정하는 인식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고, 식민지 관습법이 형성되는 여러 경로를 제시하거나, 조선의 기존 관행이 조선총독부 관료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용되면서 관습으로 창출되었다고 보는 등이 그것이다. 한편 시야를 조선시대까지 확장하여 16세기 이후 조선에 宗法的 家系繼承이 뿌리내리면서, 식민지화 이전에 이미 사실상 호주제가 존재했거나 쉽게 수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본식 家 제도가 별다른 반발 없이 이식될 수 있었다는 견해를 제시한 연구도 있다.

This study investigated how Imperial Japan transplanted the Japanese family system, or "ie", in colonial Korea and Taiwan. The process was that of removing the conflict between the Chinese legal system and the Japanese Meiji civil law. In Taiwan, the first process was the introduction of the conception of "Ie" unit composed of a family-head and his family and the concept of family-head succession. Second, Japan expanded the application of Japanese Meiji civil law to Taiwanese domestic relations law and making a family register system. That is, as there were few customs related to this, Japanese "Ie" was directly transplanted in Taiwan. In contrast, in Korea, Imperial Japan first regulated the family system with patriarchal clan rules and made family units as a branch of the patriarchal clan. The second process was reducing the range of kindred, fixing up the range of family unit, and separating the concept of family-head succession from ancestral rites succession. Then, finally the principal of Japanese "Ie" was introduced, contrary to the patriarchal clan rules. In sum, after the family system with patriarchal clan rules was formed, the family unit was reformed to Japanese "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