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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방의 선험적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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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진병운
Issue Date
2002
Publisher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Citation
철학사상, Vol.15, n1, pp.225-266
Keywords
햇볕정책민주주의시장경제국부천부인권사회주의역사심판
Abstract
목하 진행 중인 신의주 행정 특구, 개성공단, 금강산 개발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북한의 개방정책이 과연 시장경제로의 첫 발걸음으로서 환영받아 마땅한가의 문제는 한편 햇볕정책의 최종 성과에 대한 평가 문제로 이어지며, 또 다른 한편 시장경제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촉구하고 있다. 시장경제에 대한 경험과학적 이론이 최초로 아담 스미스를 필두로 한 고전 정치경제학파에 의하여 체계화되어 마르크스가 지적한 바대로 자본주의 경제학이 되었다는 것은 식자들 간에는 꽤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 고전정치경제학 자체가 로크를 시조로 하는 영국 경험론 전통을 직접 계승하고 있고, 공리주의 운동자체를 경험과학적으로 직접 대변하고 있다는 철학사적 사실은 그다지 널리 알려 있지 않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마르크스적 부정이 프롤레타리아 독재, 곧 직접민주주의로서 인민민주주의로 역사적 발전을 한 반면, 시장경제의 고전경제학파에 의한 체계적 파악은 애초부터 대의민주주의를 전제하고 있었고, 오늘날에 와서도 시장경제와 대의민주주의는 켤레로서 자유민주주의를 구성 하는 두 요소이다.
역사적 대의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동일한 철학적 전통과 원칙을 공유하고 있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로크가 설파한 생명 • 자유 • 재산이라는 불가양도의 천부인권과 대의정치제이다. 실제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모든 국가의 헌법은 로크가 주창한 천부인권을 머리말로 삼고 있거나, 그 정신을 답습하고 있음을 명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이 자유민주주의 전통과 마르크스 이래로 대치하여, 20세기에 세계 질서를 양분할 사회주의체제는 서양계몽시대의 산물인 자연권으로서의 인권 사장(예를 들면 자유와 평등으로서의 인권)은 계승하면서도 이중에서 사유재산권, 동시에 부르주아 국가에선 이와 켤레를 이루는 대의민주주의를 폐지하는 것을 체제의 골자로 하여왔다. 이 두 체제의 세기적 대결을 냉전이라고 하는데, 냉전은 세계질서를 양분함과 동시에 인류 전체를 그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냉전의 승패를 헤겔 역사철학 관점에서 세계사의 심판이라고 부를 수 있다.
세계냉전은 10년전에 끝났는데, 냉전의 지역적 산물인 한반도 분단 체제는 오늘날까지 해체될 줄을 모르고 있고, 반세기에 걸친 우리 민족 분단체제의 극복을 위해 5년 전부터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야심적인 정책이 햇볕정책이다. 따라서 이 정책의 최종 성과에 대한 평가 시도는 그 자체가 역사철학적 반성의 기회가 아닐 수 없으며, 평가는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북한의 탈냉전에로의 변화 정도를 대상으로 한다. 철학적 반성에 따라 나타나는 시장경제, 인권, 민주주의, 독일의 흡수통일이 평가기준이 될 것이고, 수백만 명의 우리 동포를 인간 이하의 굶주림에 몰아넣으면서 농축 우라늄에 기초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고 있는 북한 수령 체제가 따라서 평가의 직접적 대상이다. 북한 정권은 이제 미국 공화당 행정부에 의해 역사의 심판대 앞에 세워지려고 하고 있다. 북한 체제의 붕괴만이 북한 우리 동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 몸음 움직여 먹고사는 천부인권음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날이 오면, 그러나 우리가 여전히 한반도의 주인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ISSN
1226-7007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1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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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Philosophy (철학과)철학사상철학사상 15호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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