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계약론에 기초한 정치공동체 모델 연구

Abstract

연구자는 현대 자유민주주의의 이론적 토대인 사회계약론에 대한 역사적 검토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 확보 이면에 숨겨진 도덕적 함의를 드러내고 그에 부합하는 이론적 모델을 구상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고전적 사회계약론으로 개인의 본성을 제어하는 통치계약으로서 홉스의 『리바이어던』, 자연법에 기초한 대의제와 제한정부로서 로크의 『통치론』, 일반의지에 의거한 자율적 통치구조로서 루소의 『사회계약론』, 형이상학적 윤리관의 정치적 실현으로서 칸트의 『윤리형이상학』을 계약의 절차적 단계와 맥락주의 정치사상사 연구방법에 기초하여 분석하였다. 그리고 각 이론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고전적 사회계약론에 내재된 논점과 함의를 도출하고 현대적 사회계약론으로서 롤즈의 『정의론』과 『정치적 자유주의』에 내재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시도하였다. 롤즈는 『정의론』에 대한 다양한 비판에 대응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공정으로서의 정의관을 상충하는 다양한 합당한 포괄적 교설(reasonable comprehensive doctrines)로부터 도출된 중첩적 합의에 입각한 정치적 정의관으로 재정식화 하였다. 『정치적 자유주의』에서 드러난 롤즈의 입장 변화는 보완적 입장이 아니라 정의론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여러 비판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포괄적 교설에 기초한 합리적 선택이론으로부터 정치적 정의관에 대한 현실적 타당성 확보에로 신념과 태도상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사회계약론의 역사적 흐름에 기초해 볼 때 연구자는 실천이성의 도덕적 능력을 강조하며 정치공동체의 성립을 선험적인 도덕 이념과 결부시켜 정당화하는 칸트의 입장에 동의하며 정치는 기본적으로 삶의 일반을 관장하는 도덕과 상호연관관계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다양한 포괄적 교설을 판단, 포용할 수 있는 메타적인 포괄적 교설(a meta-comprehensive doctrine)로서 개인의 자율에 기초하면서도 책임과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 존엄성을 보전하는 도덕적 자유주의를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는 사회계약 방법에 대해 논의하였다. 다만, 관념적이던 칸트 입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동의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해야 하며, 사회계약의 내용을 마련함에 있어 도덕적 관점뿐만 아니라 시대사적 요청도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관점 하에서 구상된 이상적 정치공동체는 도덕적 자유주의의 이념과 21세기에 부과되는 사회적·정치적 사명이 반영되고 숙의민주주의에 기초하되 저항권, 반론권과 같은 교정 장치를 포함하는 약관을 설정하고 이에 동의하는 연역적 방식의 구성적 계약을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가치를 설정, 수정, 실천해 나가는 국가를 의미한다. 한편 이상적 시민상은 도덕의 제한을 받되 공동체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주체적으로 삶을 실현해 나가는 시민의 모습으로 열린 개념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보다 고차원적인 도덕·윤리 교육을 위한 시민교육은 시민적 덕성을 실현하는 숙의와 소통에 기초한 협력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함을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