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박정희 정부의 농업정책 분석

Abstract

한국은 1960년대부터 수출지향형 공업화 정책을 선택하여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박정희 정부는 1962년을 기점으로 하여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진행하며 경제구조를 많이 변화시켰다. 그 과정에 제2차, 3차 산업은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으나 제1차 산업인 농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졌다. 그렇지만 박정희 정부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인식하며 농업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실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의 농업정책은 높이 평가 받지 못하였고 대부분 연구들은 이 시기 경제정책이 농업을 포기하는 정책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1960년대 박정희 정부가 주도한 농업정책을 재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962년과 1967년에 시행되었던 제1차, 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기간 농업정책의 전개과정을 살폈다. 이어서 두 차례 계획의 결과를 토대로 이 시기 농업정책에 대해 재평가하고자 한다. 한국은 일본식민지에서 해방된 후 토지개혁을 통한 민생문제의 해결이 시급한 문제였는데 미군정 3년 동안 소극적인 개혁을 추진한 탓에 한국농업 부문은 더욱 낙후되었다. 또한 1950년에 발발했던 6.25동란으로 인해 아직 회복하지 못한 한국농업이 다시 파괴되었다. 전쟁 후 한국은 외국원조에 의하여 파괴된 경제를 복구시키고자 했는데 그 원조가 주로 도시의 공업부문에 도입된 반면에 농업과 농민의 생활조건 개선을 위한 뚜렷한 정책은 없었다. 또한 잉여농산물의 도입으로 인해 국내 농산물가격이 하락했고 농가경제가 악화되었다. 정부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농업이 점차 격심한 정체상태에 빠지고 농민은 심각하게 수탈당했다. 농업문제의 해결은 1961년에 등장했던 군사정부의 큰 과제가 되었다. 제1차 5개년계획에서 농업부문의 주요 목표는 농업증산과 농업의 근대화였으며 구체적으로는 식량자급을 위한 양곡증산과 공업용 및 수출용 농산물의 증산이었다. 이를 위한 주요 시책으로서 농지확대를 위한 개간·간척사업과 생산기반 정비를 위한 경지정리·관배수 사업, 농업생산성 증대를 위한 연구·지도·보급 사업 등이 실시되었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서 농업부문의 주요 목표는 원활한 식량공급과 농민들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에 두었으며 농업 성장률은 연평균 5%로 계획하였다. 정부는 여전히 생산기반조성을 위한 투자를 많이 하여 수리사업, 경지정리사업, 개간, 간척사업도 계속 지원하게 되었다. 또한 농민의 증산의욕을 고취시키고자 하며 고미가정책, 2중 곡가제, 그리고 보리 수매가격 예시제를 실시하여 인상된 가격으로 무제한 수매함으로써 농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제1차, 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통해 한국경제는 빠른 성장을 달성했지만 경제구조의 불균형, 산업간, 도·농간, 지역간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었고 이농인구 증가, 식량자급률의 저하 등의 문제들이 남았다. 박정희 정부는 제1차 산업, 즉 농업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공업화과정에 실시된 농업정책이 분명히 다른 산업보다 불충분한 배려를 받았고 소극적으로 실시된 정책들로 인해 농민의 증산의욕이 나타나지 않거나 정부에 의존도가 몹시 강해서 자립자족 정신이 아직 형성되지 못하였다. 이들은 앞으로 실시될 계획들의 과제가 되었고 70년대에 실시된 새마을운동은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기여하였다.